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연리지(連理地) 주택’

ASK

 

건축주에게 묻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인생의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려고 살아갈 시간들을 공간으로 만드는 것

 

 

“건축주는 어떤 마음으로 집을 지을까?” 기자는 최근 자기 집을 지은 건축주를 만나 물었습니다.

[건축주에게 묻다], 이 코너는 건축주의 입장에서 느낀 건축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아래 서술된 모든 내용은 건축주께서 동의한 내용입니다.) l 취재 김창규 기자


 

집을 짓는다는 것은?

집을 짓는 것은 ‘사랑’을 나누고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집을 지으면서 사랑이 더 커졌습니다.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처 주지 못한 사랑을 발견하였습니다.

 

여기 타일 선 좀 보세요.
바닥부터 벽 천정까지 아주 정확하게 이어져요.
그리고 여기 칸막이벽과 면이 만나는 모퉁이 부분에
다치지 말라고 라운드 처리까지,
정말 장인의 솜씨이고 정성된 마음입니다.


작업하는 분들의 손길이 느껴지고 기억되어집니다.
현장에서 징크를 접으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디테일 마감을 해 가던 모습을 상상하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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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아들과 딸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사는 50대 부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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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택 이름을 설명해 주세요?

A 저희 집 이름은 우리가족에게 이곳 당산리 마을과 인연을 이어준 연리지와

터를 의미하는 뜻에서 연리지(連理地)로 지었습니다.
집을 지을 터와 함께 우리에게 선물같이 주어진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와

서로 한 나무처럼 자라는 귀한 나무로 남녀 사이 또는 부부의 사랑을 비유하기도 하고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녀를 비유하기도 합니다.


연리지는 이곳에 수십 년 살아 온 우리가족이 함께 살 수 있게 옆자리를 내어주었고,

앞으로 나란히 살면서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건강하고 행복한 추억을 쌓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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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택을 짓기 전에 어디에서 거주하셨나요?

A 아파트에 거주하였습니다.

대형 반려견을 키우기 어려웠고 코로나로 자녀들이 귀국을 하면서

격리 문제 등으로 인해 주택을 짓기로 결정하였습니다.

 

 

Q 주택 토지 매입은 어떤 계기로 하셨나요?

A 토지 구입은 10년 전이었습니다.

병원을 찾은 환자분의 권유로 여주 소재의 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집을 지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순수하게 아내의 작업실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전원생활을 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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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가 외지에 있다 보니 처음 2~3년 동안은 외지인 분들이 경작을 하고

나무를 뽑기도 하는 등 여러 행위로 훼손이 되었습니다.

관리의 필요를 느껴 내용증명을 보내고 친정 부모님이 근처로 이사를 하여

7~8년 동안 관리를 해 주셨습니다.

처음 1년은 그동안 땅 속까지 투기된 쓰레기를 처리하였고,

그 후에 농사와 나무 가꾸기를 하면서 관리를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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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택 시공 전까지 어떤 준비과정이 있었나요?

A 처음에는 집을 지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 공을 들였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 기간이 헛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텃밭을 가꾸고 시골생활을 하면서 이 땅의 장단점들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집을 짓기로 결심을 하고 건축이 가능한지 다시 알아보았습니다.

그동안 계속 안 된다고 해서 다시 팔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신기하게도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못 짓는다고 해도 누구에게 줄 수도 없을 만큼 돌 하나까지 10년 동안 정이 들었습니다.

직장까지 40분에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여서 욕심도 났습니다.


(아들)10년간 이유 없이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방문을 했습니다.

가족 행사도 이곳에서 가졌습니다.

주변을 자연물들을 활용해 데코레이션하고 파티도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텃밭을 가꾸고 돌담을 만들며 나무와 꽃을 심으셨습니다.

그러는 사이 할머니의 건강도 많이 회복이 되셨습니다.

자갈을 실은 차가 왔을 때에는 직접 삽으로 다 내렸습니다.

기계나 장비의 도움 없이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가고 싶었었습니다.

 

 

 

짓자! 그렇게 건축을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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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공사 선정을 어떤 기준으로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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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집을 짓기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 보았고,

회사의 평판을 확인하고 큰 회사가 지었다는 주택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에서 상담을 했던 회사 중 한 업체는

몇 가지 프로모션을 제시하면서 계약을 종용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을 하기 전에 계약 내용을 보여 달라고 하니 계약을 하면 보여주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습니다.

큰돈을 들여 집을 짓는 계약을 하는데 내역을 보여줄 수 없다니요?

만약 그 때 계약을 했으면… 큰 일이 날 뻔 했습니다.

 

유튜브 방송도 많이 보았습니다. 소위 자기가 잘났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잘난 것을 ‘나 잘났다’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고,

잘난 것을 ‘원래 그런 거다’라고 하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무색무취하게 나열하기도 했습니다. 유튜버 분들에게 전화를 하면,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해요!’ ‘땅은 다 되어있나요?’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답변의 어감이 ‘우리는 일이 너무 많아서 바쁘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타 지방에 계셔서 거리상으로도 멀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금 저희 집을 지어준 (HEK DESIGN 전제원 실장) 분의

유튜브를 보게 되었습니다.

소소한 가족이야기부터 시공에 대한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을 지어 줄 업체 리스트 목록에 올려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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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은 전국구로 하는데 전 실장은 양평 지역에만 전문 시공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여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여 이메일을 보내 여주지역도 가능한지 문의를 했는데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두 달이 지나서야 연락이 왔습니다.

2021년 4월 17일 첫 미팅을 가졌습니다.

 

전 실장은 당장 달려와 주었고, 다른 분들은 어려워했던 요청 내용들도 전 실장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답변을 주었습니다.

땅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에는 관심을 가져주었고 재미있어 하셨습니다.

다른 분들은 집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데,

저희는 집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정원까지 상담을 원했습니다.

전 실장님은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드론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어 전체적인 분석과 감(感)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그 느낌이 그대로 저희에게 전해져 왔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라는 대답이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소통을 할 때 단 한 번도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저희 집을 짓기 전에 부모님의 작은 집을 지어드리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절실히 경험했었습니다.

계약을 하니까? 소통을 안 하려고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마음고생이 컸습니다.

그래서 내 집만은 성공적인 집짓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 실장을 신뢰하게 된 것은 먼저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말과 행동이 믿음이 가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계약을 했고, ‘실장님 마음대로 해 주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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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특별히 부탁하신 내용이 있으셨나요?

A 주변에 조경을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 내용입니다.

저희 땅에는 연리지(連理枝)가 있었습니다.

‘이 나무 하나가 이 땅보다 귀하다’라고 조안해 주었고,

벚꽃나무는 여주에서 제일 크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살려서 집의 위치를 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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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공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A 토목을 준비할 때였습니다.

지역 토목업체의 도움을 받아 관할부서에 허가를 요청했지만 안 된다는 회신이 돌아왔습니다.

‘되는 것도 안된다고 하고보나?’ ‘공무원 텃새인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국토부에 질의를 해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후

다시 신청하니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허가과정만 8개월이 걸렸습니다.


전 실장님은 한결같았습니다.

아침이면 사진과 함께 오늘의 일정을 안내해 주었고, 오후에는 오늘 한 일과 남은 일,

내일 할 일을 안내해주었습니다.

이 일을 단 하루도 안 빠지고 지금 오늘까지도 해 주고 있습니다.

잘 안 된 부분이 있어도 감추지 않고 공유해 주면서 수정 계획까지 알려 주었습니다.

새로운 자재와 새로운 공법까지 적용하려고 노력했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공부를 해서 공유해 주었습니다. ‘할 수 있어요!’ ‘알아볼게요!’ 이런 말이 좋았습니다.

공사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신뢰할 수 있고 실력 있는 팀과 일을 했습니다.


전 실장님은 새 해 첫날을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그 때 마침 방통을 쳤는데 기온이 낮아 현장 상황을 직접 살피기 위해서였습니다.

‘저 분은 자기 집을 만들고 있다.’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습니다. 정말 스트레스 없는 집짓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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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택의 내부 공간 디자인이 남다른데요?

A 우리가 살 집인데 우리가 디자인해보자! 가족 공동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각 공간마다 가족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다 모아져 만들어진 집이 되었습니다.


아들과 딸의 추억이 녹아 있는 공간이고 싶었습니다.
집짓기는 토지구입을 한 때 부터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집짓기를 준비하는 10년 동안의 추억이, 집을 짓는 과정 동안

1년의 추억과 함께 앞으로 쌓여 갈 추억이 이 공간에서 만들어지기를 원했습니다.

손자 손녀를 데리고 오고,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가게 되면 아이들만의 삶에 맞춰서

다시 다자인을 바꿀 수 있도록 모던하고 심플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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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파트에 살면서 자신들의 방이 다른 방의 문 앞에 있는 것이 싫었다고 합니다.

아파트의 구조가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었다는 것을 주택 디자인을 협의할 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딸은 제 방이 문 앞에 있으면 안 되고,

통창을 통해 자연이 한 눈에 들어오는 뷰에 가장 중점을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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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그동안 동생방보다 작았다며 나에게 맞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드디어 딸보다 더 크고 다양한 용도의 공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빠는 복도를 없앤 넓은 공간을 원하셨습니다. 한 눈에 트이는 넓은 공간이 갖고 싶었습니다.

제 공간은 거실입니다.

쉼이 있고 음악과 책 영화를 듣고 볼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디자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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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주방에 서면 3면이 파노라마가 되게 하였습니다.

창은 액자가 되며 파노라마처럼 외부 자연이 집 안으로 들어오기를 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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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자 자기의 공간을 스스로 결정했습니다.

이 모든 의견 조율을 전 실장님이 해 주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내부 동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목조인데 철콘 디자인이 되나요?’ 라고

질문을 했는데, 전 실장님은 ‘됩니다!’ 라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설계 논의에만 3개월이 걸렸습니다.

궁금한 부분이나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을 말씀드리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고

모르는 부분은 공부를 해서 수정 보완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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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집을 짓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A 집을 짓는다는 것은?
     ‘사랑’을 나누고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집을 지으면서 가족 간의 사랑이 더 커졌습니다.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처 주지 못한 사랑을 발견하였습니다.


     저희 가족이 친구처럼 편안한 관계여서 성향이나 성격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집을 함께 디자인하면서 서로에 대해 많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벌써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이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져갈지?
     아이들은 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작업실 공간에서 출발한 주택은 각자에게 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딸은 나무를 하고 아내는 유리를 하고 저는 쇠 용접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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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시 집을 지으신다면?

A 그 평가는 살아본 이후에 경험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조주택으로 지은 집은 시원하고 따뜻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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