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s Don’t Lie
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주택 하자 역사상 최악의 사건, 리키콘도사태 Leaky condo crisis"
주택 하자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1990년대 후반에 캐나다에서 발생한 리키 콘도 사태(Leaky condo crisis)를 들 수 있다. 아마도 이 사건이 자연재해를 제외하고 사람들이 시공을 잘못해서 만들어낸 역사상 최악의 주택관련 하자사례가 아닐까 싶다. 리키 콘도 사태란 1982년에서 1999년 사이에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 주에 지어진 목조 및 콘크리트 공동주택 13만 채 중 7.2만 채가 누수와 습기
문제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일이다. 캐나다의 콘도라는 주택 형식은 우리의 빌라나 저층 아파트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7만 채가 넘는 이 집들을 수리하는데 든 비용이 대략 4조 원 가량 들었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의 주택관련 대재난이다. 더 큰 문제는 비슷한 사례들이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이런 대형 재난의 발생은 여럿 문제가 있는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 가장 큰 부분으로 해당지역 기후에 맞지 않는 디자인과 빗물처리에 부적합한 건축 재료의 조합이 지목된다. 처마 없는 건물의 외벽 틈새들로 스며든 빗물들이나 습기가제대로 빠져나가거나 건조되지 않고 벽체 내부에 수년간 축적이 되면서 구조재, 내외장재를 상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을 했던 것이다.
이 사태의 주범 격으로 지목된 마감방식이 바로 스타코이다. 스타코 시공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국내에 시공된 주택들 중엔 당시 캐나다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목된 방식으로 시공된 주택들이 많고, 아직도 그런 문제가 있는 방식으로 시공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택검사로 확인된 사실이다.
스타코의 역사와 주요한 시공방식들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스타코의 역사는 그리스 로마시대로 올라간다. 그 당시부터 외벽마감에 사용해 오던 회반죽 재료가 스타코의 원형이다. 19세기 이후엔 당시 개발된 시멘트를 섞어서 쓰는 시공법으로 발전을 해왔다. 그 역사만큼이나 방식들이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 한옥의 외벽에 바르던 하얀색 회반죽이 스타코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국내에선 회반죽 미장 방식에서 바로 시멘트 미장에 흰색 페인트를 칠하는 식으로 변화가 되었다.
보통 스타코 시공법은 전통 방식과 2차 대전이후 크게 발전한 합성(synthetic) 방식으로 분류가 된다. 전통방식에는 쓰리코트(3 coats) 방식과 원 코트 (1 coat) 방식이 있고, 합성 방식에는 우리가 보통 드라이비트라고 부르는 외단열마감시스템(EIFS, Exterior Insulation and Finish Systems)이 대표적이다.
전통 방식의 쓰리코트 스타코는 펠트지 2장위에 철사로 만든 망을 설치하고 그 위에 이름처럼 3겹의 층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전체 두께가 2~3센티에 달할 정도로 두껍고 단단하다. 이 방식으로 시공할 때는 반드시 펠트지를 2장을 겹쳐서 사용을 해야만 한다. 타이벡과 같은 하우스랩을 사용할 때도 2장을 겹쳐서 사용한다. 그래야만 하자가 생기질 않는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시공방식이다.
전통적인 쓰리코트 방식을 개선한 원 코트(one coat) 방식이다. 잘못 이해하면 한 번만 미장하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두 겹으로 이뤄진다. 전체의 두께를 줄이고 마감층에 발수 기능들을 추가한 방식이다. 두꺼운 마감층을 없애고 발수 기능이 있어 얇게 발라도 되는 스터코플렉스와 같은 재료로 마무리를 한다. 뒤 쪽에 단열재를 넣을 수도 있고, 다양한 변형방식들이 있다. 시공이 많이 편리하긴 하지만 이것도 역시 국내에선 보기 드물다. 국내에선 시공이 불편한 철사망 보다는 간편한 유리섬유 메쉬를 사용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합성방식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단열마감시스템이라고 불리는 EIFS이다. 스웨덴에서 처음 개발되어서 2차 대전 후 독일 재건에 사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미군들에 의해 미국으로 전해졌다. 드라이
비트사가 대표적인 회사이름이고, 그 회사에서 만든 제품들이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었기 때문에 드라이비트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우리나라에도 이 방식이 주로 보급이 되었다. 단열재과 얇은 유리섬유
메쉬가 사용되고 스터코가 칠해지는 두께가 아주 얇아졌다. 두드려보면 통통 소리가 난다. 국내에서 스타코라고 하면 대부분은 이 드라이비트 방식을 의미한다.
바탕면으로 보드형 단열재를 시공하지를 않고 시멘트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시멘트보드 위에 스터코를 시공하는 방식은 DEFS(Direct Applied Exterior Finish System)라고 불린다. 이 방식은 비가 적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비가 많은 지역에서 사용이 되려면 시멘트보드 뒤편으로 타이벡, 하이드로갭 같은 투습방수지와 배수와 환기를 원활하게 도울 수 있는 드레인벤트나 슬리커와 같은 간격재가 들어가야만 문제가 생기지 않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이 방식으로 시공된 집들은 보통 5~6년 정도 지나면 하자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형태가 달라 스타코로 생각을 하지 못하지만 사실 같은 부류인 종류도 있다. 우리가 파벽돌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스타코와 파벽돌을 다른 것으로 보지만, 북미지역에선 같은 종류로 본다.
바탕면 작업이 같고 마감층만 재료를 달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벽돌을 얇게 쪼갠 것도 쓰지만 그보다는 돌 모양으로 만든 것을 더 선호한다. 스톤베니어라고 부른다. 파벽돌이나 스톤 베니어는
습기함유 능력이 높기 때문에 시공이 잘못된 경우 일반적인 스타코보다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스타코 하자는 어떻게 왜 발생을 하는 것일까?
캐나다의 리키콘도 사태에서 피해를 본 많은 주택들이 EIFS 방식의 스타코 외벽마감을 한 집들이었다. EIFS 방식은 유럽의 전후복구에 사용되었을 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방식이다. 그래서 북미지역으로 전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유럽에선 좋고 문제가 없었는데 북미지역에선 사고뭉치가 되었을까?
그건 시공 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다. EIFS를 북미지역에 처음 도입한 사람들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북미와 유럽의 건축 재료의 차이였다. 유럽은 벽돌, 콘크리트 주택 위주라 그 바깥쪽으로 단열재로 덮어 버려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북미는 온통 목조주택인지라 유럽 같은 방식으로 단열재로 덮어버리면 벽체에 습기로 인한 문제가 생겨났던 것이다. 스타코에 생겨난 크랙 등으로 물이 벽체 속으로 스며들면 그 안쪽에 있던 OSB와 구조재가 젖어 버리고 마르지를 않아 상하는 일들이 생겨난 것이다. 벽체의 습기문제가 주택하자의 전면으로 급부상을 한 것이다. 그전엔 모르던 사실들이었다. 하자 사례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런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관련하여 빌딩사이언스도 급격하게 발전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타코 하자는 어떻게 방지를 할 수가 있을까?
스타코 하자가 발생을 하는 원인은 단순 명확하다. 벽체의 덧판인 OSB가 젖고, 오랫동안 마르질 않으면 생겨난다. 원인을 알면 예방법도 선명해 진다. OSB가 젖지 않도록 해주면 된다. 젖어도 금방 마르도록 해주면 아무 문제도 없다. 그래서 목조주택에 스타코를 시공할 때는 꼭 해야만 할 것이 있다. 시공방식이야 어떤 것을 사용하던지 간에 벽체의 OSB나 합판과 그 위에 설치되는 재료의 사이에는 배수, 환기를 시킬 수 있는 간격이 있어야만 한다. 좁아도 되지만 최적의 폭은 3/8인치, 약 1센티 수준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로 사용된 재료가 쭈글쭈글한 타이벡, 스타코용 드레인랩 같은 제품이다. 쭈글쭈글한 틈으로 결로수 등이 배수가 되고 환기가 이루어져 하자를 방지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설치할 때 단열재를 화스너로 꽉꽉 눌러서 그 공간을 없애는 경우도 있고, 또 그 정도의 좁은 간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과 실제로 시공된 주택들에서 하자 사례들이 나타나다보니 만들어진 것이 드레인벤트나 슬리커, 워터웨이와 같은 배수와 환기를 도와주는 드레인매트, 레인스크린매트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그래서 목조주택에 스타코로 인한 하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터코랩이나 하이드로갭과 같은 틈새를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는 하우스랩을 사용하고, 그 위쪽에 어떤 종류이건간에 배수와 환기를 도와주는 드레인 매트를 추가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드레인매트가 없을 경우에는 얇은 단열재 등으로 쫄대를 만들어서 공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BSI 건축과학연구소 김정희 소장
전직 빌더 출신으로 빌딩 사이언스 탐구에 뜻을 두고 2016년 BSI건축과학연구소를 설립한 후,
주택하자 문제 연구와 주택 검사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홈인스펙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