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상 카메라가 간다
열화상 카메라에 잡힌 결/정/적/인 순간들
지붕 벤트시스템은 목조주택 지붕의 생명이라는 얘기가 있다. 목조주택에선 지붕 벤트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말은 흔히 쓰면서도 실제로 지붕 벤트를 설치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지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 잘은 몰라도 중요하다 고 하니 무조건 시공 먼저하고 보기 때문에 지붕 벤트없이 시공되는 주택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무식해서 용감한 것인지 용감해서 무식한 것인지 지붕벤트 없이 떡하니 집을 지어 놓은 사람들이 있다. 주택검사를 하는 나 로서는 남들보다 하자주택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지붕 벤트가 없어서 생기는 하자들도 간혹 접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의외로 초보적인 실수들을 하는 현장들이 있다. 주로 현장소장과 지붕 시공하는 사람들 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된 현장들에서 생겨난 다. 그리고 목조주택은 처음 시공해보는 업체들도 종종 이런 실수들을 한다. 집짓기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경우들도 있다.
요즘 집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큰 문제가 생기는 일들이 있다. 지붕 벤트도 그런 문제 중에 하나이다. 눈으로는 안보이나 열화상 카메라 엔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래의 집은 지붕 벤트가 없어 지붕 위쪽에서 생긴 결로수가 흘러내리다가 아래쪽에 모여 천정과 벽체를 적시고 있다. 겉에선 안 보인다.
지붕 속에 생겨난 결로수는 중력에 의해 서까래와 천정 면을 따라 아래쪽으로 흘러내린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처마와 벽체가 만나는 부 분에서 누런 색 물들이 흘러나오는 눈으로 보이는 이상 증상들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 집의 경우에는 그런 증상들이 없어 지붕 속에 결로가 생긴 줄도 몰랐다. 하지만, 열화상 검사에서 용마루 쪽에 심하게 결로가 생기고 젖어 있는 모습이 관찰이 되었다. 특이하게도 용마루 부근에서 흘러내린 결로수가 처마 쪽으로 흐르질 않고 가까운 이층 벽체 속 으로 전부 흘러 들어가는 식의 구조가 형성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은 지 얼마 안 된 집의 실크벽지 때문에 지붕 속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적어도 2~3년이 지나기 전엔 알아채기 어려운 경우였다. 하 지만, 열화상 검사로 발견이 될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열화상 검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