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Buildings Don’t Lie

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빌더들이 결로 현상에 대해서 부쩍 더 신경을 써야만 하는 이유는...

 

 

미국 ASTM의 보고서에 의하면 주택하자 문제의 90%는 습기와 관련이 되어 있다고 한다. 습기 문제 중에선 특히 누수로 인해 생기는 일 들이 가장 큰 문제이다. 하지만, 건축기술이 점점 더 발달을 해 감에 따라 과거와 같은 식의 비로 인한 누수 문제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누수 문제가 생겨나고 있으니 그게 바로 결로 문제이다.

 

결로는 표면 결로와 내부 결로로 구분이 된다. 표면 결로는 유리창이나 벽체의 표면에 생기는 문제이므로 쉽게 발견이 되고 청소 등의 조 치가 쉽다. 그러나 내부 결로는 벽체나 지붕의 안쪽, 숨겨진 뒤편 공간 속에서 생기는 문제이므로 눈에 잘 띄질 않는다. 우리의 눈에 보일 때 쯤이면 이미 증상이 심각해진 뒤인 경우들이 많다.

 

그래서 결로 문제는 벽체 내부에 물을 부어 넣는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므로 누수 문제처럼 중요하게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다뤄 야만 한다. 앞으로 짓는 집들은 결로 문제의 방지가 하자예방의 핵심이다. 핵심을 모르면 빌더 생활은 성장이 힘들고 고달플 수 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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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로 문제 예방을 위해선 먼저 결로가 생기는 기본적인 원리부터 알아야...

 

결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결로가 생기는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만 한다. 결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주변에 있는 공기 속엔 수증기의 형태로 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수증기가 없다면 결로도 생기질 않는다. 하지만, 수증기가 없는 공 기는 없다. 우주 공간과 같은 공기가 없는 공간이 아니라면 수증기는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를 한다. 사람이 숨을 쉬어도 그 속엔 언제나 수증기가 포함이 되어 있다.

 

그러나 언제나 공기 속엔 같은 양의 수증기가 존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공기는 기본적으로 온도에 따라서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 이 다르다. 그래서 우리가 얘길 하는 공기 중의 수증기량, 습도란 보통 상대습도(relative Humidity)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습도란 어떤 온도에서 공기가 포함할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에 비해 실제로 수증기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지를 비율로 나타내 는 지표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같은 양의 수증기라고 하더라도 22도 일 때 와 35도 일 때의 상대습도(RH)는 다르다. 그 온도의 공기가 포함할 수 있 는 수증기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증기량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선 상대습도와 함께 공기의 온도도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통상 공기가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은 온도가 10도 정도 올라 갈 때마다 두 배 가량 증가를 한다고 생각하면 기억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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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온도의 공기가 자신이 포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증기를 포함하면 습도 100%상태라고 한다. 습도 100% 상태의 온도를 듀포인트 (dewpoint), 이슬점이라고 부른다. 공기는 수증기를 100% 이상 포함할 수는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수증기가 추가되면 추가되는 것들은 수 증기가 아닌 다른 형태, 즉 물로 변화가 된다. 이 현상이 바로 결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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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결로는 어떤 온도의 공기가 가진 최대한의 수증기 수용량을 넘어설 때 생기는 현상이다. 수용량을 넘어서는 일은 꼭 수증기를 더 추가할 때만 생기는 일이 아니다. 그릇 자체가 줄어드는 일도 생겨날 수가 있다. 공기의 온도가 떨어지면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용 량이 떨어진다. 그릇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럼 온도가 높은 상태일 때 수용되었던 수증기중의 일부는 다시 물로 변환이 되어야 한다. 용량 초과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결로 현상이 바로 겨울철에 생기는 결로의 주된 원인이다. 따뜻한 실내에 있던 공기가 차 가운 벽체 표면에 닿으면서 공기의 온도가 낮아질 때 결로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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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로는 꼭 이슬과 같은 액체 상태, 물의 형태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겨울철엔 영하의 온도를 보이는 곳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결로가 생길 때는 물이 아니라 다른 형태를 띈다. 서리와 성에의 형태로 생겨나고 얼음으로 축적이 된다. 일반적인 결로보다 성에 형태의 결로가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따뜻한 봄철이 되면 겨울내내 축적되었던 얼음들이 한꺼번에 녹아 내리기 때문이다. 2~3월 비도 안 내렸는 데 생기는 지붕 누수들은 대부분 겨울철 결로 문제가 봄철이 되어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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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로는 겨울철에만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여름철에도 생겨난다. 여름철 결로의 원인은 겨울철과는 달리 높은 습도가 주된 이유이다. 습 도가 높을 경우 약간의 온도차이만 있어도 결로현상들이 생겨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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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의 집은 뜨거운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지붕 속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결로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이유는 지붕 속 습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지붕벤트가 없는 구조로 지붕 속으로 들어간 습기들이 빠져나갈 곳이 전혀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잠시 지붕 속에 넣어 두었던 습도측정기의 수치가 최대치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도 습기 때문에 뿌옇다. 전선관에 물방울들이 그렁그렁 맺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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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로 방지의 핵심은 공기의 이동 최소화, 기밀시공의 중요성

 

앞의 사례들에서 봤듯이 결로 문제를 결코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요즘 주택에 생기는 결로는 그냥 누수라고 생각하는 것이 제대로 된 생각이다. 누수 문제와 똑같은, 아니 어찌 보면 누수보다도 더 광범위한 문제들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벽체 내부에 결로가 생기는 주된 이유는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가 벽체나 지붕 속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로의 예방은 곧 공기 이동을 차단하는 일이다. 미세하게 조금 들어가는 것은 어떨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많은 양이 들어가는 것은 막아야만 한 다. 그래서 작은 틈새라도 막고 보는 기밀시공이 그래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덕분에 집은 점점 더 기밀화가 되어 갈 수 밖엔 없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다. 보완대책들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만일 습기 찬 공기가 벽체나 지붕 속으로 들어가서 결로가 생겨나는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그런 상황들은 실내의 습도를 낮게 유지하고, 벽체와 지붕의 건조 성을 높여서 해결을 하도록 하고 있다. 젖음과 건조의 밸런스를 맞춰 주어야만 한다. 별 다른 얘기가 아니다. 기밀성이 높은 주택엔 전열 교환기와 제습기를 사용하고, 벽체에 레인스크린 시스템을 설치하고, 지붕에 벤트를 만드는 방식들이 모두 유사시 그런 습기 문제가 생 겼을 때에 사용하기 위한 예방조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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