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술자를 위한 체험적 시공 기록
PART 7. 현장에서 통하는 기밀공사 1
어려운 시공 디테일을 풀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
현장에 맞게 풀어낸 아이디어들.
현장에서 습관처럼 지나쳐버리는 고질적인 문제들.
그러한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던 방법들.
이러한 것들을 나름대로 해결하며 기록하였던 현장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다만 개인의 체험적인 시공기록이므로 다소 주관적이면서도 미흡한 점 또한 있을 것이다.
때로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딱딱한 이론이 아닌 생생하고 역동적이며 진솔한 기술자들의 시공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현장의 시공 이야기들이 모여 논의가 되고 검증이 되면
하나의 기술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작은 발걸음이 되어
우리의 건축 시공 문화가 한층 진일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서 지난 호에서는 기밀공사의 원칙과 전체과정의 이해, 목조주택 기밀공사의 기밀선시공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는 본격적인 기 밀공사에 앞서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이자 기밀공사를 전체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특히,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유형화한 기밀선시공에 대한 자료는 목조주택 기밀공사의 현장 실무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용할 것이며 대부분의 기밀선시공은 이 범주 안에 포함될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기밀공사에 대해 살펴볼 차례이다. 이번 호에서는 목조주택 내‧외부 기밀공사와 철근콘크리트 기밀공사에 대해 알아보자.
내부 기밀공사
기밀방습지 설치
일반적으로 목조주택 외부의 O.S.B.합판에 투습방수지를 설치하는 것처럼, 기밀방습지를 1010과 같은 타카핀으로 고정하고 기밀테이프 로 이음을 하여 기밀을 연속적으로 형성하는 과정이다. 기능적인 일의 반복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작업일지라도 경험 적인 테크닉이 필요하기도 하다.
일정한 기준이나 시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기밀방습지 설치 시 도움이 될만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다.
▶ 1층 최하단에 설치하는 기밀방습지의 경우 콘크리트면과의 접착을 위해 50mm 정도 밑으로 내려서 설치한다. (사진1)
▶ 층간이나 지붕에 기밀방습지를 설치할 때는 선시공된 기밀방습지에 일정 길이(약100mm)를 겹쳐 테이핑하여 연결한다. (사진2,3,4)
▲ 모서리의 경우 기밀방습지를 타이트하게 설치하지 말고 약간의 여유를 두어 설치하자. 타이트하게 설치하면 코너에서 라운드가 져 서 석고보드나 각재 설치 시 기밀방습지의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 문이다.
▲ 지붕의 경우 단열재가 밑으로 약간 쳐지므로 기밀방습지가 서까 래에 위치에서 굴곡이 약간 생기기 마련이다. 굴곡진 부위를 테이핑 할 때 너무 타이트하게 당겨서 기밀테이프를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지붕 기밀층을 살펴보면, 타이트하게 설치된 기밀 테이프는 접착에서 떨어져 테이프가 뜰 수 있기 때문이다.
▲ 기밀방습지의 설치와 테이핑 작업이 완료되면 바닥과 기밀방습지를 연결할 차례이다. 바닥면을 청소하고 전용접착제를 사용하여 기 밀방습지를 콘크리트면에 접착한다.
▲ 기밀공사가 완료된 후에는 기밀방습지가 훼손되지 않게 주의하 여야 한다. 간혹, 실내 목공 작업을 할 때 기밀방습지가 칼로 훼손되 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필자는 목공사를 시 작하기에 앞서 현장회의를 할 때 기밀방습지를 다루는 것에 주의를 요청하는 편이다.
창호기밀
기 연속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기밀방습지와 창호의 연결 또한 필요할 것이다. 창호 기밀은 간단하다. 창호에 창호용 기밀테이프를 미리 붙인 후 창호를 설치하며, 그리고 나서 내부의 기밀방습지에 창호 기밀테이프를 연결시키면 되는 것이다. 마치 외부 투습방수지를 개구부 처리할 때와 유사하다 볼 수 있다. 목조주택에서는 기본이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설비배관 기밀
건물에는 다양한 설비배관이 관통하는데 이 부분 역시 기밀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환기장치배관, 후드배관, 통기관, 에어컨동관/응축수배수관, 가스배관, 급수관, 보안설비배관 등이 있다. 이러한 설비배관은 배관전용 기밀자재를 사용하여 기밀처리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배관전용기밀자재를 사용할 수 없는 곳도 있으며 배관작업자들의 기밀에 대한 이해도 부족과 시공관리의 어려운 측면 때문에 배관전용 기밀자재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경우 기밀테이프로 후속조치를 하는 편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설비배관에서 기밀처리가 가장 복잡했던 곳은 주차장이나 베란다와 같이 외부로 관통되는 파이프 덕트가 있는 곳이었다. 배관전용자재를 사용할 수도 없었으며 일일이 테이핑을 해야 하는, ‘복잡다단하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싶은, 심란한 마음이 가득한’ 기밀작업이 필요한 곳이었다. 아마도 이런 부위가 힘든 이유는 기밀방습지를 고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재단하고 기밀테이프를 덧대어 고정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은 작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복잡한 기밀을 몇 차례 경험하고 나서야 설비배관 기밀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으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배관과 기밀층에 대해 반드시 검토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전기배관 기밀
전기배관 전용 기밀자재를 사용하여 배관 기밀을 한다. 대표적으로 외부로 관통하는 CD관(외부전등, 에어컨 전기배관), 외부콘센트, 분 전반이나 통신함에서 외부로 이어진 배관 등이 있다.
다음은 전기 배관 기밀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다.
▲ 실내에 설비층을 만들 경우 전기 배관은 설비층 사이로 설치해야 하므로 이를 반영하여 전기공사계획을 세워야 한다. 보통 설비층이 있을 경우에는 배관작업은 단열공사 전에 완료하고 콘센트나 스위치 복스는 기밀공사와 설비층이 완료된 후 고정한다.
▲ 마감이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설비층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즉, 기밀방습지 위에 각재를 설치하지 않고 바로 석고보드 가 설치되는 경우에는 스위치나 콘센트 박스자체도 기밀처리를 하여야 하며(복스 설치 전 박스내부 구멍을 기밀테이프로 밀봉함) 복스 와 기밀방습지도 기밀테이프로 연결하여야 한다.
▲ 많은 전기배관이 기밀면을 관통하는 경우 기밀공사를 염두해 두 고 배관작업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필자는 이 러한 부분은 테이핑하여 기밀 처리하는 편이다.
▲ 분전함에서 외부배관으로 통하는 곳은 기밀캡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현장 기밀테스트
인증을 요하는 주택에서는 반드시 기밀테스트가 있기 마련이다. 보통 기밀공사 완료 후 실내마감 전에 1회, 마감완료 후에 1회 시행한다. 그렇다면 인증이 없는 주택현장에서는 어떻게 기밀을 확인할 수 있을까?
필자는 현장용 기밀테스트 장비로 확인하는 편이다. 이 현장용 기밀테스트기는 보통의 기밀테스트기보다 가격은 저렴하나 기밀값을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휀을 돌려 건물에 압력을 걸은 상태에서 연기로 기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기밀이 뚫린 부분에서는 기류의 속도가 빨라지는 원리이다.
하지만 기밀 상태를 확인하려는 처음의 의도처럼, 필자는 사실 이 현장용 기밀테스트기를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 편이다. 왜냐면 몇 번의 기밀공사와 기밀테스트를 경험한 후에는 기밀공사의 요령을 체득하여 굳이 현장용 기밀테스트기로 기밀을 확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장 관리적인 측면과 교육적인 측면에서 이따금 사용할 뿐이다.
외부기밀공사
일반적으로 기밀은 내부 기밀층을 기본으로 하지만 부가적으로 외부 기밀층을 형성하기도 한다. 외부에서도 기밀이 이루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리는 동일하다. 연속적이면 된다. 즉, 기초 콘크리트와 벽체의 투습방수지, 지붕의 투습방수지가 이어져 있으면 되고 배관주위의 기밀처리를 하면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벽체의 투습방수지는 기초 콘크리트에 전용접착제를 사용하여 붙이고 지붕의 투습방수지는 벽체의 투습방수지와 기밀테이프로 이음을 한다. 당연히 지붕의 투습방수지가 있어야 하므로 외부통기지붕(웜루프)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지붕과 벽체의 투습방수지를 연결할 때 필자는 상황에 따라 방법을 달리 적용하는 편이다. 처마가 짧거나 없을 경우에는 지붕의 투 습방수지를 소핏을 감싸 벽체면에서 100mm정도 내려 벽체 상부에서 기밀테이프로 이어주는 편이고, 처마가 길 경우에는 벽체면에서 지 붕용 투습방수지를 재단하여 서까래마다 테이핑을 하는 편이다.
또한 히든 거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거터가 걸치는 부위에는 방 수시트를 깔고 방수시트와 벽체의 투습방수지, 지붕의 투습방수지 를 기밀테이프로 이어주는 편이다. 기밀보다 방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외부 배관 기밀은 내부 배관 기밀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되 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철근콘크리트 공사
언급했듯이, 철근콘크리트에서 기밀공사는 비교적 간단하다. 콘크리트면 자체가 기밀한 면이므로 배관, 창호부분에서 기밀처리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목구조에서 창호와 배관 기밀공사와 거의 유사하다 볼 수 있다. 다만, 바탕 면에서의 처리방법이 다를 뿐이다.
콘크리트 바탕면에는 프라이머를 바른 후 콘크리트 전용 접착제를 사용하여 기밀테이프를 붙여야 하며 가급적이면 밀실하지 않거나 거친 면은 면정리를 한 후 기밀을 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배관이나 창호주위는 그라인딩으로 면정리를 한 후 기밀공사를 진행하는 편이다.
맺음말
보통 기밀공사를 떠올리면 ‘거창하고 특별한 시공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익숙하지 않은 시공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 경험해보는 일은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과감히 시도해 보자. 정성과 노력이 필요할 뿐,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본지에 2회에 걸친 기밀공사에 대한 리포트가 도움이 되어 어느 누구나 기밀공사를 쉽게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그래서 기밀공사가 특별한 것이 아닌 동네 건축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되었음 하는 바람과 함께 기밀공사에 대한 글을 마친다.
※ 자료 제공 및 자문 : 앤썸캐머링 영일창호 정유석 과장 / 권희범 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