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술자를 위한 체험적 시공 기록
PART 7. 현장에서 통하는 기밀공사 1
어려운 시공 디테일을 풀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
현장에 맞게 풀어낸 아이디어들.
현장에서 습관처럼 지나쳐버리는 고질적인 문제들.
그러한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던 방법들.
이러한 것들을 나름대로 해결하며 기록하였던 현장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다만 개인의 체험적인 시공기록이므로 다소 주관적이면서도 미흡한 점 또한 있을 것이다.
때로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딱딱한 이론이 아닌 생생하고 역동적이며 진솔한 기술자들의 시공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현장의 시공 이야기들이 모여 논의가 되고 검증이 되면
하나의 기술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작은 발걸음이 되어
우리의 건축 시공 문화가 한층 진일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이 살아 있는 벽돌쌓기’
‘선이 살아 있는’이란 말에서 짐작했을 테지만, 이번 호에서는 벽돌을 쌓는 기술적인 내용보다도 마감을 돋보이게 하는 벽돌 쌓은 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물론 기술적인 시공방법도 중요하고 충분히 의미가 있겠지만, 필자가 이번 호 주제를 벽돌쌓기 마감에 대한 내 용으로 선정한 배경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이론적인 기술은 학습으로 얻을 수 있을 테지만, 마감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는 학습으로 얻 기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런 방법을 알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언젠가 한번쯤 벽돌쌓기에 대한 또 다 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1층과 2층을 경계로 노출되는 콘크리트보와 이를 중심 으로 위아래 치장벽돌을 마감하는 건물이었다. 벽돌쌓기의 패턴은 기본 쌓기, 이단쌓기, 세워쌓기, 천정벽돌쌓기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창호 상부는 세워쌓기가 아닌 기본쌓기 패턴의 이형벽돌로 설계되었으며 창호 의 상, 하부에는 후레싱이 있고 측면에는 벽돌이 감아 돌아가는 디자인이 었다. 특히나 어려웠던 점은 디테일상 창호와 모든 외부 금속마감은 벽돌 선과 정확히 일치하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일견 간단히 보일지라도 그 시공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지도 모르겠다. 건축에서 ‘화려해 보이는 덧댐’보다 정확한 계산 하에 ‘라인을 맞추거나 마이너스나 히든 처리되는 마감’은 더욱 어려운 일이 기 때문일 것이다.
사례조사 및 견학
해당 프로젝트를 착수함과 동시에 필자가 한 일은 사례조사와 현장견학이었다. 비슷한 디자인의 건물을 견학하여 실제 마감수준을 확인 하고 해당 디자인의 건물이 주는 감흥을 느껴 보기 위해서였다.
노출콘크리트 보
노출콘크리트의 마감과 수평도, 노출콘크리트 보위의 최하단부 줄눈 마감을 중점적으로 확인하였다.
천정벽돌쌓기
본 프로젝트에는 천정에 벽돌을 쌓는 구간이 있었다. 그래서 철물을 이용한 건식 벽돌쌓기에 대한 시공법에 대해 조사를 하였고 실제 현 장을 견학하여 벽돌쌓기와 적용된 조명 디자인을 확인하였다.
시공 과정
해당 프로젝트의 벽돌마감 디테일과 관련이 있는 공종을 중심으로 그 시공과정을 살펴볼 것이다.
골조공사
필자는 노출콘크리트 보를 중심으로 위아래 벽돌을 쌓기가 무척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왜냐하면, 노출콘크리트 마감의 역보의 수평을 정확히 수평이 되게 시공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별한 마감이 아니라면 건축에서 10mm~20mm 오차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오차를 안고 마감에서 맞추는 것일 뿐.
형틀 작업의 정밀성이 떨어지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대책이 세워야만 하였다. 또한 노출콘크리트보의 수평도 뿐만 아니라 평면에서 직각상태도 정확히 해야 문제도 있었다. 벽돌마감은 수직과 직각 수평 상태로 쌓아지기 때문에 노출콘크리트보의 마감과 면이 맞지 않아 들어가거나 나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점을 염두 해 두고 관련된 사항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며 진행하였다. 평면에서 직각상태는 하부층의 오야먹을 따와 직각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였으며 특히, 보의 수평은 필자가 직접 레이저 레벨기로 확인하여 동바리를 조절하여 수평도를 맞추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으며 못(덴바)이 아닌 얇게 킨 합판을 설치하여 콘크리트의 수평을 용이하게 하였다.
경험하지 못한 정밀한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작업자들 사이에서 많은 잡음이 발생할 것은 미리 예상했던 바, 필자는 공사 초기 골조공사 시공 계획서를 작성하여 이러한 시공법들을 이미 계획서에 반영하여 협의를 해 두었기에 무리 없이 현장을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개구부 오프닝도 실내측 창호 상단부에 커튼박스(100*100)가 설치되는 점과 벽돌+ 줄눈단위로 (57+13=70mm) 창호크기와 위치가 정해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기존보다 큰 오프닝을 두었다.
기준선 작업
외부마감기준선
모두 알다시피,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건물의 수평, 수직도는 정확하지 않다. 마감을 한 건물도 그러 할진데, 골조는 더 더욱 그러 할 것이다. 그래서 마감에서 수평과 수직을 맞추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공사 시 바닥 매김을 하고 수직에 맞 게 벽체의 하지틀을 설치한다면, 바닥먹이나 벽체의 하지틀은 창호를 설치하는 기준선이 될 것이다. 실제로 창호는 대부분의 경우 바닥 먹을 기준으로 마감을 고려한 일정간격을 이격하여 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내부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외장마감에서 창호까지 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본프로젝트에서는 외장 마감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작업을 별도로 하였다. 창호에서 벽돌마감까지 190mm 벽돌 온장이 정확히 떨어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노출보 기준선
골조공사 후 노출보의 수평도를 확인한 결과, 최대15mm 오차였으며 대부분 5~10mm이내의 오차였다. 이정도 오차면 선방한 셈이다. 아마도 콘크리트 수평레벨 자체(덴바)에서 5~10mm는 있었을 것이고 타설시 밀림이나 처짐으로 5~10mm오차가 추가되었을 것이다.
오차를 안고 갈 경우, 노출콘크리트 보위에 벽돌은 수평으로 쌓이므로 줄눈의 두께가 일정치 않게 될 것이다. 인위적으로 노출콘크리트 보를 수평으로 만드는 수밖에. 간단하다. 며칠이고 그라인딩 하였다.
창호기준선
벽돌마감에서 일반적으로 벽돌과 줄눈의 크기를 고려하여 창호의 크기와 높이를 정하지는 않는다. 벽돌나누기를 할 때 줄눈에서 조절하는 편이고 그래서 여러 레벨에 창호를 두지 않는 편이다. 즉, 대부분을 하나의 높이에 맞추는 편이다.
예를 들어, FL~2500mm 높이의 거실창이 있다면, 나머지 방들의 창은 H:900mm, 1000mm*1600mm로 하는 편이 좋다. 이렇게 하면 창호 상단 2500이 벽돌의 기준레벨이 되어 벽돌 쌓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만일, 창호의 상단 높이가 중구난방으로 여러 레벨에 위치해 있다면 조금 곤란한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창호주위에 마감이 있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금속류의 사각공틀이 있다면 조금 수월하다. 창호크기도 조절할 필요도 없으며 벽돌과 라인이 맞지 않아도 커팅하여 쌓으면 될 것이다. 대부분 이렇게들 하는 편이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창호와 벽돌의 수평 라인이 정확하게 일치하게 하여야 하는 디테일이었다. 필자는 이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 창호의 크기를 ‘벽돌+줄눈’ 단위(57mm+13mm=70mm)의 크기로 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골조공사 초기에 설계측과 협의하여 창호의 크기를 조정하였다. 예를 들면, 600mm*600mm 창호는 630mm*630mm 이런 식으로 말이다. 또한 조정된 크기로 골조 개구부도 변경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둘째, ‘벽돌+줄눈’ 단위의 위치에 창호가 설치되어야 한다.
그래야 창호와 벽돌의 라인이 일치될 것 아닌가. 필자는 40개가 넘는 창호의 모든 위치에 창호의 상부라인과 하부라인을 미리 표시하여 창호업체가 정확히 그 위치에 설치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창호 기준선은 노출콘크리트 보의 기준선을 기준으로 계산하였다.
즉, 노출콘크리트보 기준선-> 외부허리먹=실내허리먹->창호기준선 순으로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는 또한 F.L.에 위치하는 도어나 창호의 방통선의 관계도 면밀히 검토되어야 했다. 완성된 건물을 보면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 과정은 여러 개의 레벨을 통합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꽤나 머리가 아픈 작업이었던 셈이다.
한편, 이러한 디테일을 시공하기 위해서는 관리적인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벽돌반장이 현장에서 실작업을 미리 해준다면 가 장 정확하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벽돌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미리 와서 실작업만 할 리는 만무할 것이다. 벽돌팀은 일 이 밀려 언제나 바쁘지 않던가. 결국은 목공과 전체 레벨을 이해하고 있는 현장소장이 함께 해야 하는 작업이지 않을까 싶다.
창호 공사
이미 외부기준선과 창호 기준선을 표시하였으므로 창호 시공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외부기준선에서 벽돌온장에 해당하는 190mm 를 이격하여 설치하였다. 다만, ‘벽돌+메지’단위의 창호설치와 창호 상부의 커튼박스를 고려하였기 때문에 개구부 오프닝이 넓으므로 창 호 방수는 실란트가 아닌 기밀테이프로 하였다.
금속공사
외부마감기준선에서 수평실을 띄운 후 수평으로는 정확하게 20mm 후퇴한 라인에,(후레싱이 벽돌마감보다 20mm 들어가게 설치되므로) 수직으로는 창호에서 5mm 위로 띄워 앵글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앵글하부에는 5mm철판 후레싱을 용접하여 설치하였다.
벽돌공사
벽돌공사는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간단히 시공과정만 살펴보겠다.
다음 호에 계속하여 해당프로젝트 벽돌공사의 마감디테일과 천정벽돌쌓기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글·사진제공 김은철 소장 010-3122-3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