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컬럼 #6
뉴질랜드 [빌더]의 토크콘서트
나는 [빌더]입니다.
건축물에 있어 필요한 모든 공정, 예를 들면,
굴삭기로 땅을 파고,
기초를 만들고,
건물의 구조를 세우고,
지붕을 덮고,
구조의 방수/방습의 외장을 둘러싸주고,
창문과 현관문, 천장과 벽난로 같은 다양한 기능을 넣어주고,
벽안에 전기/배관을 넣어주고,
단열과 기밀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적용하고,
내부의 마감을 위한 구조를 보완하고,
생활의 [행복감]을 위한 다양한 디자인으로 마무리하는,
모든 공정을, 직접 다하는 것을 좋아하는 [빌더]입니다.
나는 건축물을 [사람]으로, 그리고 [빌더]를 [의사]로 비유합니다.
[빌더], 건축물이라는 [창조물]을 그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대할 수 있는
[숙련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나는 [빌더]라는 직무에 있어, 성취감과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벽체]를 세우다
뉴질랜드 [빌더]가 요구받는 벽체의 종류는, 한국의 관점보다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 벽체들의 시공규칙은 명확합니다. 그 규칙이 명확하기에, 건축 현장에서, [빌더]들의 협업이 언제든지 가능하고, 현장관리자들의 성과평가 기준도 명확해집니다.
뉴질랜드 건축법에서 인정하는 벽체의 종류는 총 5가지입니다. [팀버], [스틸], [콘크리트], [블럭], [패널]로 구성되는데, 한국에서 통용 되는 [샌드위치 판넬]는 사람이 거주하는 주거용 건축물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팀버]와 [스틸] 벽체의 구성명칭은 동일합니다. 벽체를 제작할 때, 구조의 기능을 의미하는 명칭이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명칭들에 대한 익숙함은 필수입니다. 뉴질랜드 현장에서 세련된 언어 구사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정확한 명칭과 건축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뉴질랜드 신축현장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벽체]들이 설계도를 근거하여 정확한 크기로 제작되어 배송됩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빌더]의 대부분은 벽체를 조립하는 것에 익숙해집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벽체를 설계도에 근거하여 직접 재단하여 제작할 수 있는 빌더의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역량을 가진 [빌더]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마스터빌더]라는 영역에 대한 관심이 뉴질랜드 건축시장에서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분업화를 통한 대량 건축이라는 프로세스가 약 20년동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프로세스를 해낼 수 있는 [마스터빌더] 그룹이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고, 젊은 빌더 그룹은 그 경험을 공유할 기회가 단절됨으로 기술과 경험의 이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빌더 그룹 중, 모든 것을 직접 해낼 수 있는 [마스터빌더] 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완성된 또는 배송된 벽체를 세우는 과정에서, [건축물]의 가장 긴 벽을 기준으로 코너 벽체부터 세우기 시작합니다. [건축물]의 한쪽 벽이 완성되면, [스트링라인/목수실]을 활용하여, 벽체의 직선성을 확인하고 [브레이싱/버팀목]으로 고정합니다.
단열기준이 높지 않는 뉴질랜드 건축법으로 인해, 벽체의 프레임에 구조합판/OSB합판 시공이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벽체 프레임만으로 벽체의 수직과 수평, 직선성을 확보하는 시공 역량이 필요합니다. 벽체를 세우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브레이싱/버팀목]을 활용하여 구조의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뉴질랜드 건축현장에서, 벽체가 크레인 트럭으로 배송되는 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벽체 배송 일정을 긴밀하게 현장관리자들과 공유하면서 사전 작업들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벽체가 배송되는 날로 1~2일 이내에, 벽체 조립을 끝내야 한다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젊은 뉴질랜드 빌더들은 집을 조립한다는 기분을 많이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뉴질랜드 건축현장의 규모들이 1,000~2,000채 규모의 주택단지와 마을을 만드는 것이 대세인 흐름이기에, 분업화를 중심한 건축프로세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으로 인해 빌더들의 역량이나 특징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뉴질랜드 빌더들의 [마스터빌더] 연수를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건축현장은 뉴질랜드 보다 더 여유로운 것이 사실이기에, 뉴질랜드 빌더들의 훈련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마련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 [빌더]들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한국 [빌더]의 뉴질랜드, 더 나아가 호주 건축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내년, 2023년 여름시즌에, 3~5년차 뉴질랜드 빌더 또는 현장관리매니저들의 [마스터빌더] 훈련프로그램 실행을 한국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 다시 뉴질랜드 벽체로 이어 가면,
뉴질랜드 현장에서,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콘크리트 구조 안에 [벽체]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조의 하중을 받는 [내력벽]이 아닌 공간을 나누어 주는 기능의 [벽체] 만드는 경우, 다음의 그림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벽체]를 만드는 과정이 거의 동일하기에, 1~2번만 경험하면, 어느 현장이든 고민없이 적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입니다. 특별한 빌더보다는 보편적 빌더로 존재할 수 있는 뉴질랜드 건축환경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뉴질랜드 건축법의 가장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 주택 정원에 10평 규모의 집을 건축허가 없이 지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건축법이 까다로운 뉴질랜드 역사상 매우 큰 변화입니다. 해외 거주, 뉴질랜드 시민권자들이 대거 뉴질랜드로 들어오면서, 주택 공급의 절대적 부족으로 기존 가족의 집에 보완적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팀버] 중심의 집에서 [스틸]을 활용한 집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건축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벽체]로 [스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스틸] 벽체의 시공에 있어서, 그 방식과 명칭도 설계도와 시공방법서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매뉴얼대로 시공하지 않으면, 역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팀버] 벽체이든지, [스틸] 벽체이든지, 뉴질랜드 빌더는 모두 이해하고 있기를 요구 받습니다.
뉴질랜드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는 창문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태풍이나 지진에도 창문을 강하게 지지 할 수 있도록 창문 주변의 벽체에 대한 시공 기준이 엄격합니다. [스틸] 벽체에서도 창문 주변의 구조에 대해 3가지 정도의 시공 규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단열과 구조를 동시에 시공하는 [패널]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공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의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건축법을 빠르게 적용하여 올바른 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못 또는 스크류의 개수, 시공 프로세스 등 모든 과정에 대해, 뉴질랜드 정부가 개입하여 매뉴얼화 되어야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건축물]의 벽체 중, [콘크리트] 벽체를 적용하는 현장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과의 다른 점은, [유로폼]방식과 다른 뉴질랜드 건축법에 근거한 방식이 존재하고 있고, 이러한 시공법이 매우 일반적이라는 것입니다.
[콘크리트] 벽체를 만드는 빌더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빌더]로서 요구받는 모든 일을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계속적인 연구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빌더]의 직무영역이 매우 넓은 뉴질랜드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다가구 주택의 경우, 콘크리트 벽체의 규모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경우, 전문 엔지니어 회사에서 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시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2가지의 방식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빌더는 관련 [플랫폼]의 시공 훈련 및 안전교육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받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유로폼] 방식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 뉴질랜드 건축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근거하여 유추해보면, 콘크리트 벽체를 마감디자인으로 보는 뉴질랜드 건축방식의 영향이 아닐까 합니다.
나무와 콘크리트 등 건축방식의 분류보다는 [건축물]의 용도와 디자인 등을 고려한 다양한 구조 시공을 뉴질랜드에서 경험하면서, 콘크리트 벽체의 다양한 시공 또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비용적 효율성보다, 작은 주택이라도 그 [건축물]이 가지는 특징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로 시도되는 것들이 인상적입니다.
건축프로세스 접근 관점에 따라, 미리 완성된 콘크리트 패널을 조립하는 방식도 많은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건축 기간을 줄이고, 특히 다세대 주택의 각 세대간 화재 및 방음의 목적으로, 콘크리트 패널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시공법들이 현장에 적용되면서, 뉴질랜드 빌더들은 계속적인 훈련과 연구의 역할을 요구 받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회사들은 학습적인 기능이 높은 빌더들의 고용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하던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까지 긍정적으로 분석으로 해결해 낼수 있는 역량을 가진 빌더를 필요로 하는 것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뉴질랜드 주택, 건축시기의 패턴
뉴질랜드는 30년, 70년, 150년 등 오래된 집을 새롭게 보완하는 프로젝트가 많이 이뤄지는 환경입니다. 뉴질랜드 건축법의 영향이기도 하고, 오래된 건축물을 복원하고 새로운 건축물로 보완하는 것에 대한 경제적 가치도 높게 평가되는 문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뉴질랜드 빌더는 오랜된 [건축물]의 리노베이션 매뉴얼과 기준, 절차에 대한 높은 수준의 실행 역량을 요구받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건축물만 짓는 일만 할 수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뉴질랜드 건축시장에서, 오래된 집의 리노베이션은 영역도 결코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리노베이션 관련 건축법과 시공매뉴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며, 이러한 프로젝트의 결과들은 빌더들의 역량에 따른 차이가 많습니다. 신축프로세스와 다른 수 많은 난제들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등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축 중심의 빌더와 리노베이션 및 고급 주택 전문 빌더로 그 그룹이 나뉘기도 합니다.
[VILLA/빌라] 구조로 분류되는 이 건축물은 1980년에서 1900대 초까지 유행했던 방식입니다. 벽체의 높이는 3~3.6미터로 비교적 높은 벽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붕과 처마에 다양한 조각이나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붕과 창문 등이 대칭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건축물 내의 동선이나 거주의 공간이 단순합니다.
[BUNGALOW/번가로] 구조로 분류되는 이 건축물은 1920년에서 1950년대까지 유행했던 방식입니다. 벽체의 높이는 2.7미터인 것이 특징입니다. 낮고 단순한 형태의 지붕이 특징이며 이전 시대의 건축물보다 꾸밈이 적습니다. 건축물 내의 공간과 동선은 [빌라] 형태보다 다양해졌으며, 창문의 형태, 크기도 그 건축물의 특징에 맞게 적용됩니다.
[ART DECO/아트 데코] 형태는 1930년부터 시작된 건축물로 벽체의 높이가 2.7에서 3.3미터인 것이 특징입니다. 평지붕의 모던한 건물 외장이 특징입니다.
뉴질랜드 건축물의 배경과 특징, 그리고 시공 표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다보면, 좋은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근현대사 역사 속에, 전쟁이나 폭동 같은 큰 굴곡이 없었으며, 급진적인 사회/경제/문화의 변화,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 갈등이 없었던 뉴질랜드 사회의 특성에 의해서인지, 뉴질랜드 건축물들은 시간의 흐름을 잘 담고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새로운 건축물에 환호하기 보다는, 오래된 건축물을 잘 보완하여 살아가는 뉴질랜드 빌더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WITAincu/위타인큐] 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