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0. 선이 살아 있는 벽돌쌓기 #2

 

현장기술자를 위한 체험적 시공 기록

PART 10. 선이 살아 있는 벽돌쌓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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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공 디테일을 풀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

현장에 맞게 풀어낸 아이디어들.

현장에서 습관처럼 지나쳐버리는 고질적인 문제들.

그러한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던 방법들.

이러한 것들을 나름대로 해결하며 기록하였던 현장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다만 개인의 체험적인 시공기록이므로 다소 주관적이면서도 미흡한 점 또한 있을 것이다.

때로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딱딱한 이론이 아닌 생생하고 역동적이며 진솔한 기술자들의 시공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현장의 시공 이야기들이 모여 논의가 되고 검증이 되면

하나의 기술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작은 발걸음이 되어

우리의 건축 시공 문화가 한층 진일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호 역시 ‘선이 살아있는 벽돌쌓기’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저번 호에서는 창호 조정, 기준선 작업등 벽돌의 선을 맞추는 과정에 대해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호에서는 벽돌공사와 관련된 시공 디테일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다. 특히, 천정 벽돌 쌓기와 배수파이프를 이용한 역구배 창호후레싱 시공은 일반적이지 않은 만큼 독자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공디테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창호 상부 벽돌쌓기


원 설계에서는 높이 57mm의 벽돌에 홈을 내어 앵글에 끼우는 디테일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ㄱ’자 형태의 앵글벽돌을 사용하는 디테일로 변경하였다. 벽돌 가공회사와 협의한 결과, 높이 57mm의 벽돌에 홈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파단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세워쌓기의 경우 홈을 내어 앵글에 끼운다. 그러나 이 방법도 잘 사용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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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글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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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ㄷ’자 이형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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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글에 선 부착한 창호후레싱과 앵글벽돌

 

또한 벽돌을 쌓는 방법이 달라졌으므로 창호 상부 후레싱을 설치하는 방법도 변경될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고민하였던 점은 ‘창호후레싱을 벽돌공사가 끝난 후 앵글벽돌에 맞게 설치할 것인가, 아니면 앵글에 창호후레싱을 미리 용접고정하여 설치할 것인가’ 였다. 사실 벽돌공사가 완료된 후 창호 후레싱을 고정할 방법이 에폭시 이외 마땅히 없었으며, 미리 고정한다면 앵글벽돌과 후레싱이 과연 정확히 맞아떨어질지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필자는 고민 끝에 우리의 작업(외부기준선작업)을 믿기로 하였고 앵글에 후레싱을 미리 고정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다행히도, 작업 결과 앵글 벽돌과 창호 후레싱은 거의 모두 잘 맞아 떨어졌다. 외부 기준선 작업에 공을 들인 결과일 것이다.
또한 창호 상부 이외에 코너부위에서 앵글벽돌은 현장에서 벽돌을 직접 가공하여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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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앵글벽동 현장 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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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앵글벽돌 현장 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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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앵글벽돌

 

 

 

공간쌓기


벽돌을 이단으로 쌓는 구간에 공간을 두어 쌓는 부위도 있었다. 공간은 단열재를 채우고 메쉬로 보강하여 쌓았으며, 마감 후에는 철재공틀을 제작 설치하여 벽돌의 구멍이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철재공틀은 벽돌색과 같은 색으로 맞추어 도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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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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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쉬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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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재틀 설치 후 도장

 

 

벽돌타일


본 프로젝트의 3층에서 계획된 세워 쌓기 패턴은 코너에서 어쩔 수 없이 벽돌의 구멍이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었으며 설계 측에서는 온 전한 벽돌이 보여지기를 원했다. 그래서 설계측과 협의, 변경하여 벽돌을 타일로 가공하여 세로로 붙였으며 코너에서는 무공벽돌을 가공하여 온전히 벽돌이 보여 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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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 벽돌 쌓기


천정 벽돌 쌓기는 공사초기부터 고민거리였다. 특히 천정벽돌 위로 쌓아지는 벽돌벽의 시공디테일은 공사기간 내내 필자를 괴롭히는 숙제였다. 그래서 필자는 공사초기부터 천정에 벽돌을 쌓는 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료조사를 하였으며, 관련하여 골조와 마감공사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였다.

 


다양한 건식 벽돌 쌓기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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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롱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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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메지 벽돌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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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롱쌓기와 곡선형 벽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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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마반자 하지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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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 하지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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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 영롱쌓기

 

 

현장상황에 맞는 건식 벽돌 공법 연구


상세도면에는 각파이프와 화스너를 사용하여 하지작업을 한 후 환봉에 벽돌을 걸어 끼우는 방법이 제시되었지만, 현장에 적용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작은 면적에서만 적용 가능한 방법이며 시간과 비용도 많이 소요되리라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천정의 벽돌라인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짧은 구간에 해당되는 ‘창호 상부에 앵글에 인방철물을 사용하여 세워쌓기 하는 방법’ 조차도 벽돌라인이 삐뚤삐뚤하지 않던가. 그래서 필자는 철물을 이용한 건식공법으로 시공법을 변경하였다.


하지만 건식공법을 적용하는 데 한계도 있었다. 이 건식공법은 엄밀히 말하자면, 쌓는 방식이 아니라 끼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롯되는 문제였다. 왜냐하면 보통의 건식공법은 시스템적이어서 D사 철물시스템을 사용하면 벽돌도 D사 벽돌을 가공하여 적용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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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 프로젝트는 S사의 벽돌로 이미 벽돌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D사의 철물을 사용할 수도 없었고 벽돌 또한 끼우는 형태로 가공할 수도 없었다. 또한 소량이기 때문에 벽돌을 가공해주지도 않았다. 결국, 필자는 D사 철물시스템과 무관하게 별도의 철물시스템을 적용하여 S사의 온전한 벽돌을 ‘끼우는 방식이 아닌 거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시공과정


벽체 하단부 벽돌 세워쌓기


상부에 벽돌을 띄워 시공하는 부위는 보통의 경우처럼 목재틀을 대고 앵글에 인방철물과 환봉을 끼워 세워쌓기를 하였다. 노출되는 세워쌓기의 측면은 무공벽돌을 에폭시로 접착하여 붙인 후 환봉에 끼워 에폭시로 고정하여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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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 하지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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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공벽돌을 에폭시로 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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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워쌓기 측면 무공벽돌

 

 

천정 벽돌 쌓기


실제 천정 벽돌 쌓기는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먼저 레벨에 맞게 각파이프를 천정에 고정하였다. 그리고 환봉을 끼울 수 있도록 레이저 가공 제작한 철판을 각파이프 사이에 설치한 후 환봉을 끼운다. 이 환봉에 벽돌을 끼워 설치하면 된다. 시스템적으로 정말 간단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천정 벽돌 쌓기와 다르게 본 프로젝트는 벽돌 라인을 정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왜냐하면 습식공사 시 세워 쌓은 벽돌라인에 맞추어 천정 벽돌을 쌓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는 10mm의 간격재에 밀착하면 천정 벽돌은 자연스레 라인이 반듯하게 정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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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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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파이프와 가공철판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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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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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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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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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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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 정렬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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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 정렬 작업

 

 

원 설계에서는 통줄눈이 아닌 막힌 줄눈(엇갈려쌓기)으로 되어 있었지만 설계측과 협의하여 통줄눈으로 변경하였다. 엇갈려 쌓기는 환봉 사이로 벽돌이 엇갈려 있으므로 첫 번째 열 벽돌부터 마지막 열 벽돌까지 일시에 움직여야 하므로 사실상 시공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벽돌 천정의 조명은 벽돌 크기 57mm*190mm로 제작하여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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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벽돌과 조명 시공계획

 

 

 

천정 벽돌 위 측면 벽돌 쌓기


천정 벽돌 위에 벽돌을 쌓을 수는 없으므로 벽돌벽을 어떻게 고정하고 하중을 받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필자는 의외로 쉽게 해결하였는데, 먼저 천정벽돌을 쌓기 전 마구리의 무공벽돌과 일반벽돌을 에폭시로 접착한 후 벽돌에 에폭시로 철물을 고정하였다. 그리고 이 철물을 천정 위 각 파이프에 용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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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벽돌위 측면 벽돌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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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과 철물을 에폭시로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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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파이프에 용접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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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글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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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ㄷ’자 이형벽돌

 

 

 

노출콘트리트공사


언급했듯이, 노출콘크리트보의 수평을 맞추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골조공사 시에는 레이져레벨기를 띄워 몇 번이고 조정하였으며 10mm~ 20mm오차는 그라인딩하여 겨우 맞출 수 있었다.


또한 타설 시 밀림으로 인한 비틀림이 있는 구간도 있었는데, 할석하여 다시 미장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외부에 노출되는 미장작업이다 보니 품질과 하자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필자는 들뜸으로 인한 하자가 생기지 않도록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몰다인 계열을 사용하지 않고 접착력이 강한 ACRYL60이라는 제품을 사용하였다. 또한 합판으로 거푸집을 제작 후 상하부 먹매김을 하여 미장작업의 정밀한 수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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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 그라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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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면 그라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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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착력이 강한 ACRYL60 접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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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푸집 설치 및 수직 먹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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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장완료

 

 

노출콘크리트 미장은 그라인딩, 프라이머 도포, 퍼티, 색조작업, 메이크업, 발수제 순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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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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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머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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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티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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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조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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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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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수제 및 불소코팅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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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층 노출콘크리트 작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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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층 노출콘크리트 작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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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층 노출콘크리트 작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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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층 노출콘크리트 작업 완료

 

이렇게 벽돌과 노출콘크리트 공사를 진행하면서 당연히 시행착오도 있었다. 지상층을 진행하면서 줄눈, 발수제등 벽돌공사가 완료된 후 노출콘크리트 보수를 하였는데, 줄눈이 있다 보니 노출콘크리트 라인을 잡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노출콘크리트를 먼저 진행하면, 줄눈공사 시 오염이 될 우려에서 줄눈공사를 먼저 하였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일어났던 것이다. 하여 지하층을 할 때는 노출보수를 완료한 후 줄눈과 발수제도포를 하였다. 확실히 노출콘크리트 라인을 반듯하게 하기가 훨씬 수월하였다.

 

 

 

역구배 방식의 창호 후레싱


본 프로젝트에서는 층간 경계에 있는 노출콘크리트보와 동일 레벨에 위치하는 창호가 있었다. 이 경우 창호후레싱이 노출콘크리트보 상단보다 내려와 디자인상 노출보가 연속되지 못하게 되므로 이를 해결하는 디테일이 필요하였다.


필자는 창호후레싱을 밑으로 꺽지 않고 위로 올려 노출콘크리트와 마감을 일치하게 하게 하였으며 이런 경우, 물은 안쪽으로 흐르므로 배수파이프를 골조공사 시 설치하고 후레싱에 역구배를 주어 배수문제를 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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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호후레싱 시공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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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용 파이프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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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호후레싱을 얹기 위한 콘크리트 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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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호후레싱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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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머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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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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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조작업과 메이크업을 통한 노출콘크리트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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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호후레싱과 노출콘크리트 마감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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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호후레싱과 노출콘크리트 마감 완료

 

|글·사진제공 김은철 소장 010-3122-3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