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1. 역전지붕 시공 사례

현장기술자를 위한 체험적 시공 기록

PART 11. 역전지붕 시공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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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공 디테일을 풀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

현장에 맞게 풀어낸 아이디어들.

현장에서 습관처럼 지나쳐버리는 고질적인 문제들.

그러한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던 방법들.

이러한 것들을 나름대로 해결하며 기록하였던 현장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다만 개인의 체험적인 시공기록이므로 다소 주관적이면서도 미흡한 점 또한 있을 것이다.

때로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딱딱한 이론이 아닌 생생하고 역동적이며 진솔한 기술자들의 시공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현장의 시공 이야기들이 모여 논의가 되고 검증이 되면

하나의 기술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작은 발걸음이 되어

우리의 건축 시공 문화가 한층 진일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전지붕이란 방수와 단열이 역전된
즉, 방수층 위에 외단열을 하는 지붕구성을 말한다.
(방수상부외단열공법)

 

 

역전지붕... 아마도 처음 들어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일반 건축에서보다는 패시브건축에서 주로 시공되어지는 지붕구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 생소할 뿐이지, 역전지붕이야말로 방수층을 건전하게 보호하며 외단열을 하여 열교, 결로가 발생하지 않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붕시공법일 것이다. 필자의 경험상, 시공도 어렵지 않다.


더욱이, 목조와 철근콘크리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하이브리드 건축이 증가하는 요즘을 생각한다면, 목조 건축 시공자들도 알아두면 좋을 시공법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첫 번째 사례는 외단열로 구성된 평지붕에서 설계자와 협의하여 역전지붕의 기법을 응용한 사례이며 두 번째 사례는 하이브리드 주택(철콘+목조) 베란다 역전지붕 시공사례이다. (역전지붕에 대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기술자료를 참고하자. 이론과 사례가 아주 잘 설명되어 있다.)

 

 

 


CASE1


해당 프로젝트에서 지하층 천정은 노출콘크리트 마감이기에 지하층 슬라브 위에 단열재가 위치한 외단열 형태의 지붕 구성이었으며 슬라브 위에는 정원이 들어서게 되어 있었다.


필자는 시공성과 하자방지, 방수층의 건전성을 근거로 감리자와 협의하여 역전지붕형태로 설계변경을 하였다. 이에 따라 배수구 위치와 지붕레이어가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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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각 공정을 살펴보자.

 

 

 

골조공사


필자는 평지붕을 시공할 때 구체의 바닥경사에 많이 애쓰는 편이다. 아무리 방수를 잘한들 바닥의 경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방수층 또한 훼손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바닥경사를 잘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까. 먼저 배수라인과 배수구의 위치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하부공간이 긴 창으로 구성된 경우 배수라인이 위치하지 못하므로 배수구의 위치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경험상, 복잡한 건물의 경우 종종 배수라인을 잡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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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저 레벨기와 콘크리트면 표시 작업

 

다음으로는 배수구를 중심으로 바닥의 경사레벨을 계획하는 일이다. (필자는 그림1과 같이 계획을 한다.) 형틀목수가 바닥레벨(덴바)을 표시한들 배수구 위치에 따른 경사레벨을 계산하여 표시할 리 만무하며, 타설공이 알아서 타설할 가능성 또한 적기 때문이다. 불확실함 속에서 운에 맡기는 상황이지 않은가. 필자는 이렇게 바닥레벨을 계획하여 직접 레벨기로 수평을 확인한 후, 형광실로 경사라인을 잡아 1M 마다 케이블 타이로 타설면을(덴바)표시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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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바닥 슬래브 구배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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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크리트 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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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흙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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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수양생

 

한편, 바닥경사는 1/50~1/100로 하며, 옥상이 넓으면 적절히 배수구역을 구획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배수구가 어쩔 수 없이 특정 장소에 위치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한 변의 길이가 15M로 길어져 바닥을 1/100로 경사를 계획한다면, 레벨이 높은 부분은 150mm 더 높게 해야 하며 슬래브 두께는 기본두께 200mm에 150mm룰 더하여 350mm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슬래브의 상부철근이 중립축보다 밑에 있게 되므로 슬래브의 구조 내력은 저하될 것이다. 필자는 어차피 구체바닥에 경사를 잡기 위해 콘크리트를 더 타설 해야 한다면 최소한 상부철근이 중립축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는 필자만의 논리로 배수구역을 구획하고 바닥의 경사레벨을 조정한다.


콘크리트 타설 후에는 쇠흙손으로 면을 정리하였으며 한여름 양생에 건조수축균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직포을 덮어 지속적으로 살수 양생을 하였다.

 

 

 

방수공사


방수는 골조단계에서 구체방수를 하였고 타설 후에는 여느 현장과 다름없이 코너 부위를 액체방수로 보강하고 비노출우레탄 방수를 2회 적용하였다.

 

구체 방수는 도면과 내역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작은 금액으로 하자를 방지하고 유지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설계자와 협의하여 현장에서 적용하였다.

 

다음은 필자가 현장에서 구체방수를 적용해오면서 느낀 몇 가지 경험적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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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방수제를 레미콘 드럼에 부어 넣는 장면

 

첫째, 구체방수는 콘크리트 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흡수율이 낮은 제품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기술자료를 참조, 검토한 끝에 국산제품보다는 국제적인 지명도가 있는 M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편이다. (여러 기술자료를 찾아보자. 구체방수의 성능테스트를 한 자료가 있다.)


둘째, 구체방수제를 현장에서 혼합한 후 적어도 3분 동안은 고속으로 드럼을 회전시켜 구체방수제가 잘 섞이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레미콘 기사들의 협조가 잘 되지 않는 편이다. 얼마나 귀찮아 하는지...

 

셋째, 6m3가 모두 들어있는 레미콘 드럼에 구체방수제를 넣고 아무리 드럼을 회전시켜도 하부까지 구체방수제가 섞이지 못하므로 5m3씩 주문하여 구체방수를 하는 방법이 이상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콘크리트 몇 m3나 타설한다고 레미콘회사에서 해주겠는가. 이래저래 소규모 현장의 한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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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부위 액체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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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탕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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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구 주위 면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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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머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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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노출 우레탄 방수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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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노출 우레탄 방수 완료

 

결론적으로 성능이 좋은 구체방수 제품을 잘 선정하고 현장에서 드럼을 많이 회전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단열 및 배수 공사


단열재는 도면대로 110mm 압출법 단열재 두 겹을 이음 부분이 엇갈리도록 설치하였으며 단열재 위에는 지붕용 투습방수지를 설치한 후 조경용 배수판 30mm, 부직포, 깬자갈을 차례로 시공하였다. 또한 배수구에서는 현장에서 pvc 이격재를 만들어 각 층에서 배수가 되도록 배수공간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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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열재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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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열재 2회 스타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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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습장수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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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용 배수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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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직포 섶치 및 깬자갈 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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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깬자갈 포설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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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층에서 배수구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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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습방수지에서 배수구 처리

 

 

 

방근콘크리트


보통 성토를 하여 조경공사를 할 때는 방근포를 깔지만, 해당 현장은 특정공사로 방근콘크리트가 지정되어 있어 깬자갈 위 방근콘크리트를 타설하였다. 방근콘크리트는 레미콘회사에서 제조하는 것이 아닌, 방근콘크리트 특허를 가진 업체가 콘크리트 타설 시점에 맞추어 레미콘 공장에 가서 방근 혼화제를 미리 혼입하면 방근콘크리트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내역에는 방근혼화제와 콘크리트 물량을 각각 반영해야 하며, 준공시에도 방근콘크리트 확인서는 준공서류로서 제출해야 한다.


한편, 방근콘크리트가 양생이 된 후에는 추가로 비노출 우레탄 방수를 하였다. 결국, 마당에 떨어지는 대부분의 빗물은 방근콘크리트 위 방수층에서 배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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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근콘크리트 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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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근혼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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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노출우레탄 방수

 

 

 

조경공사


방근콘크리트위 방수층에 배수판을 설치하고 마사토를 반입하여 수목을 식재하였다. 배수판은 특허를 받은 제품으로 부직포가 필요 없으며 장비와 토사의 하중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선정하여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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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판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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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토 반입/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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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목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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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완료

 

 

 

 

CASE Ⅱ


다음은 하이브리드 주택(1층 철근콘크리트구조, 2/3층 목구조) 베란다에서 역전지붕 시공 사례이다. 대부분의 시공과정은 앞서 살펴본 역전지붕 사례와 유사하다. 주목할 만한 사항으로는 열교를 저감시킬 목적으로 철근 대신 스텐 전산볼트로 보강하여 ALC블록을 쌓아 난간벽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한편, 베란다에 역전지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슬래브의 단차는 최소 250~300mm는 두어야 한다. 해당 현장에서 인접한 실의 바닥구성은 단열재 50mm+방통50mm+마루10mm로서 총 110mm 였으며, 베단다의 바닥구성은 압출법 단열재 100mm 두겹+깬자갈 80mm+데크 60mm로서 총 340mm였다. 여기에 더하여 구체에 경사를 주어야 하므로 50mm가 더해지면 390mm가 될 것이다. 390mm-110m=280mm이므로 280mm의 단차가 필요했던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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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베란다와 같은 좁은 공간에서는 단열재를 반장으로 잘라 설치하는 것이 편했다. 당연히 좁은 공간에 경사를 두었으므로 온장으로 설치하게 된다면 단열재가 바닥과 밀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단열재는 보수가 용이하게 하기 위해 폼을 충진 하지 않고 단열재만을 빈틈없이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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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머 도포 및 실란트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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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레탄 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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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출법 단열재 2겹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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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용 투습방수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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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용 배수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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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직포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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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깬자갈 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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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층 위 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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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층 위 배관 스텐레스 방충망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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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관 주위 단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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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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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완료 사진

 

 

 

맺음말


언뜻 보기에 역전지붕의 레이어가 많아 복잡해 보이긴 해도, 실제 시공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며 배수구 주변의 이중배수, 삼중배수 처리는 필자의 방법보다 아마도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삼중배수가 적용되는 수입품을 사용하거나 국산제품을 응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필자의 경험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글·사진제공 김은철 소장 010-3122-3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