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조경에 대한 소고 - 물(Water)
정원에 사는 수많은 식물들이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물의 공급은 절대적 필요요소이다. 물은 광합성의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만 조직내에서 유기물의 합성과 양분의 분해 등의 생리적인 기초대사의 과정에서도 필수적인 가장 기초적인 물질이다.
사실 숲에 있는 생태계는 자연 강우-비나 눈, 이슬-에만 의존하여 살아간다. 사람들이 가꾸어 놓은 정원처럼 따로 물을 주지 않는다. 그렇게해도 숲의 생태계는 큰 문제없이 돌아가고 정말로 길고 혹독한 가뭄이 들어도 여간해서는 큰 피해가 없다. 그 이유는 숲은 하나의 완성된 생태계로서 자연 순환과정에서 생기는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게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우선 상부의 울창한 잎과 가지가 햇빛을 상당 부분 차지하여 광합성에 이용한다. 지면으로 들어오는 빛과 열은 많지 않다. 숲에 들어가서 느끼는 시원함과 공원에 있는 퍼고라 같은 그늘이 생기는 시설물 아래서 더위의 피할 때의 느낌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이다.
그것은 그늘 시설물이 빛만을 차단한다면 숲은 빛과 열까지 차단하여 온도를 나주어 주고 적절한 습도까지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또한 땅에는 부엽토층이 있어서 적절한 습도까지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또한 땅에는 부엽토층이 있어서 땅속의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현저히 줄여주고 그곳에 살아가는 생명들에게 적절한 수분과 양분을 늘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있다. 부엽토층은 낙엽이 수십년 동안 퇴적되면서 쌓여 양질의 흙과 유기물층, 낙엽층을 동시에 갖고 있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생물들의 훌륭한 서식지이다.
이렇게 숲의 예를 들어 물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은 물이 식물의 생장과 생명유지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과 정원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함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목의 수분흡수 원리 예제사진을 보면 나무가 잎을 만들고 광합성을 하면 증산작용(광합성을 위해 기공을 열어 수분을 내보내고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하게 되는데, 뿌리부분에 충분한 물이 있다면 모세관현상의 힘과 증상에 따른 수분의 집단이동에 맞추어 자기 에너지를 쓰지 않고 필요한 물을 뿌리로부터 끌어올리게 된다.
중력의 역방향으로 수분이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증산작용이라는 작용을 통해 수분포텐셜(함량 또는 잠재력)이 높은 땅에서 수분포텐셜이 낮은 대기 중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뿌리부분의 수분량이 모자라면 나무는 어느 시점에서 잎이 마르기 시작하여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한다. 증산작용은 광합성과 수분흡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으로 물이 증발하면서도 열도 함께 가져가기 때문에 (기화열의 원리) 주변의 온도를 낮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나무 그늘이 시원한 이유이다.
생각해보면 식물의 광합성작용은 정말 훌륭한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무제한의 태양에너지와 이산화탄소를 물과 양분을 이용해 생장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 과정에서 갖가지 과실과 부산물이 생기고 주변의 온도를 낮추어 사람들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며 그렇게 만든 잎과 가지는 다시 순환하여 자연으로돌아가 다시 자양분이 되어 자신이 사는 토양과 서식처에 비옥한 거름으로 재순환한다.
게다가 이렇게 형성된 숲과 식물들의 서식지들은 자연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너무 아름답고 경이로어 사람들에게 수많은 영감과 치유의 원천이 되어왔다.
하지만 정원에 있는 식물들은 숲의 식물들과 서식지의 조건과 환경이 다르다. 인공적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토양의 상태가 식물이 살기에 적절치 못한 부분들이 많고 그늘이 부족하여 부엽토층이 없어 수분유지와 유기물보충에 있어서 제약이 많은 편이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식물들이 자리를 잡아 나름대로의 생태시스템이 잡히더라도 자연의 그것에 비하면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늘 관리가 필요한 것이 정원이다.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한 정원이라는 시스템에서 식물들에 대한 물의 관리(주로 관수작업: 재배식 물에 인위적으로 물을 주는 것)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다. 자연의 국소적인 부분 – 예를 들어 숲이라면 – 들은 서두에서 예시한 대로 나름의 일관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다.
숲의 시스템이 변수가 그다지 크지 않고 안정된 상태인 반면 인위적으로 조성되는 정원은 서식지라는 조건에서 나는 차이 말고도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의 조합 – 부지내 건축물, 배수조건, 소유자의 요구조건, 식물의 다양성, 시설물의 존재, 디자인의 다양성 등등 –을 고려한 관리체계가 필요해진다.
예를 들어 “봄에는 일주일에 2번, 아침시간 30분씩, 여름에는 일주일에 5번, 아침저녁 30분씩” 이런 식의 단순한 관리방식을 정해서 관수작업을 한다면 간단하겠지만 매년, 매월, 시기별로 기후상황이 다르고 식물마다 물에 대한 요구도가 달라 작은 정원 안에서도 사각지대와 물이 부족한 식물, 물이 너무 많아 오히려 해가 되는 식물 등의 미세한 오차와 피해들이 나오게 된다.
또한 앞서 예를 든 기본관수원칙도 지역에 따라 미기후의 영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주택정원에 있어서 물주기(watering)의 기본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가 그동안 시공과 관리를 병행하며 여러 주택정원을 지켜보고 관리해온 경험에 의하면 인력과 시스템의 조합이 가장 훌륭한 매칭이라고 생각한다. 인력은 말 그대로 사람이 손수 주는 것이다. 농작물만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크는 것이 아니다.
정원도 하나의 큰 샌명의 조합으로 볼 때 각각의 나무들 뿐 아니라 정원이라는 조합도 주인의 관심과 그에 따른 세심한 관리가 훌륭한 정원을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직접 나무 잎과 꽃의 상태, 흙의 촉촉함의 정도, 공기 중에 느껴지는 습도,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의 사태 등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 물이 필요한지, 어느 정도 주어야하는지 정도는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손수 주는 물은 정성이 들어가게 되어 물을 효율적으로 적시적소에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모든 작업을 할 수 없는 것이 요즘 시대의 라이프 스타일이고 피치 못할 제어방식과 수압은 상관이 없으며 수압을 고려하여 분개되는 관수라인과 포인트를 잘 조절하여야 하며 수압이 약하다면 가압펌프를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건전지식은 비교적 간단한 시스템에 적용하고 220V 전원방식은 좀 더 넓고 복잡한 시스템에 적용한다. 제어형식을 아날로그로 하면 스위치를 돌리듯 시간, 횟수 등을 조절하여 조작은 쉽지만 다양한 세팅값이 나오지 않는 단점이 있고 디지털방식은 여러 버튼을 이용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세팅이 가능하지만 조작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자동관수 시스템의 큰장점은 편리함이다. 계절에 맞게, 그날그날 날씨에 맞게 편리하게 조정할 수 있고 오랫동안 집을 떠나도 완벽하진 못해도 어느정도 기본적인 물관리는 가능하기에 출장이나 여행이 잦다면 적극 추천할만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단점들이 많은데 아무리 잘 설치해도 사각지대가 생기고 관수 포인트가 한 곳으로 고정되는 만큼 지정된 포인트는 상시 과습의 상태가 될 가능성도 높다.
또 관수시스템에 너무 의지한 나머지 보조수단이라는 개념을 잊고 방치하다보면 사각지대나 과습, 내지는 기타여러가지 문제점들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이 설치되고 세팅이 된 후라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최적의 운용방법을 찾아야 하며 정원이 살아 변화하는 것에 맞추어 시스템도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야 한다. 보조수단이라는 개념을 잊지 않고 손수 물주는 작업도 병행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관리 방법이다.
정원에서 물관리는 필수적인데 깊이 들어가보면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며 시간도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물 관리를 통해 정원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워지는 정원의 가치는 지속적인 관리가 함께 정성이 함께하기에 더 빛날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독자 여러분들도 물주의 기쁨을 느껴보시길 추천드린다.
l 글˙사진 시운조경디자인(주)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조경전공
시운조경디자인 주식회사 이사 및 총괄팀장
주택조경 전문브랜드 아임가드너 대표 (세종시 소재)
조경과 정원의 개념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면, 조경 Landscape architeture은 이름 그대로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일”이며, 정원 Garden은 “집안의 뜰이나 꽃밭”이다. 쉬운 예로 집과 연결된 외부 데크 공간이 있다고 한다면 데크는 건축요소이기도 하고 조경요소이기도 하다. 메인 건축물을 제외하면 부수적인 시설물-데크, 주차장, 조명, 외부창고 등등-은 조경의 영역에 포함된다. 조경이 좀 더 폭넓고 확대된 개념이라면 정원은 그 자체가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공간을 뜻한다. 주택은 건축물과 조경 안에 정원 자리 잡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정(家庭)이란 단어에 정庭이 들어가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시운조경디자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