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와 주택, 유리의 세계, 유리와 빌더 2.

유리와 주택, 유리의 세계,

유리와 빌더 2.

글·사진제공_패시브톡스 대표 박용성

 

이번호에서는 판유리의 “가공”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건축용 판유리의 가공은 재단, 강화, 접합, 복층가공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고, 그 외 곡 가공 및 복합가공이 있다. 복합가공은 강화접합, 접합복층, 곡복층 가공 등을 들 수 있다.

재단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옷감이나 재목 따위를 치수에 맞도록 재거나 자르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르다”가 주어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영어표현으로는 CUT일 것이다. 그러나 유리의 재단은 옷감이나 목재와는 달리 자르는 것(CUT) 보다는 BREAKING(부러 뜨리다)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칼이나 가위로 옷감을, 톱으로 나무를 원하는 크기로 잘라내는 데에 비해, 유리는 원판표면에 일정한 깊이의 홈을 우선 내고, 그 후에 그 홈에 따라 부러뜨려 원하는 크기로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유리보다 경도가 높은 공업용 다이아몬드로 유리표면을 위에서 눌러가며 원하는 크기로 금 긋기를 한 후 브레이킹 테이블로 유리를 옮겨 그 금에 맞게 유리를 위치한 후 하부에서 올라오도록 구성된 나무 막대기가 그어진 금을 밑에서부터 위로 들어 올리며 유리가 그 금대로 부러지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유리재단 공정이다.

여기서 “부러트리다”는 표현을 굳이 강조한 이유가 있다.

이는 유리의 절단면의 상태 때문이다. 즉 부러뜨린 면은 가위나 칼로 잘라낸 것에 비해 거친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 이것으로 인해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강화공정에 대한 전처리의 필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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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lehigh.edu

강화는 유리를 데워서 표면을 풍선처럼 부풀게 한 다음 바람으로 급속 냉각시켜 부풀어 오 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여 표면장력이 커지도록 한 것인데, 이것은 표면의 최말단인 엣지 가 모두 일정하다는 가정을 갖고 있는 반면, 브레이킹을 통해 재단된 유리의 엣지는 무 자 르듯 클린 컷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일정하게 다듬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시밍 (Seaming) 또는 아리싱 (Arrising) 혹은 이도면취라고 부른다. 아마도 우리말로 적절하게 옮기기 전에 장비들이 외국에서 들어오면서 따라 들어온 공정의 표현이 고착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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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glassonweb.com

여기서 나오는 시밍이나 아리싱 등 영어단어는 사전으로 찾아보면 개략 짐작이 가는 표현으로 이해되는데 이도면취는 그렇지 못하다. 이것은 아마도 일본식 표현일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어로 “이도”는 우리말로는 “실(絲)”인데, 브레이킹으로 인해 발생한 유리 모서리의 버(Burr)를 실의 폭만큼 가늘게 연마로 제거하고 이를 이도면취라고 부른다. 혹은 이 유리를 세척해 놓고 보면 유리의 모서리에 하얀 실이 얹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결과를 표현해서 이도면(絲面)으로 부른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발음은 이토멘)

최근에는 각면취 공정으로 많이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마도 각(角)을 바로 잡는다는 의미에서 적용된 단어가 아닐까 라고 생각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면취(面取)라는 말도 아마도 일본어에서 유래된 것이 아닐까하는 유감도 있기는 하다. 우리말로 취(取)하다는 것은 “일정한 조건에 맞는 것을 골라가지다”라는 의미일텐데, 일본어의 취하다는 “힘을 가해 뜯어내다”라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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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bari-cata.com

현재의 건축유리 재단에서는 또 한 가지 중요한 공정이 있다.

로이(low-E)유리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공정의 변화가 추가 되었지만, 여타의 유리 공정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시작은 재단이다. 초기의 하드 로이 (pyrolytic low-e)와는 달리 현재 주류인 소프트 로이 (sputter low-e)는 은을 주성분으로 하는 코팅막을 가지고 있는데, 산화되어 변색될 수도 있는 은 코팅막을 가공과정에서도 주의를 기울여 보호해야 한다.

그 중에 하나가 복층유리에서 4변의 모서리 부분이다.

즉 복층유리 내부의 은코팅막은 간봉의 1차 실링으로 외부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지 만, 잘라낸 유리의 말단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유리 끝변에서 일정크기(폭)만큼 은코팅막을 사전에 제거해 문제 발생의 소지를 원 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엣지딜리션(edge dele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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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forturetools.com

 

이것을 유리 재단과 동시에 가공하는 것이다.

유리 표면에 재단용 휠이 크기 재단용 금을 그어 나가며 동시에 로이막 제거용 휠이 같이 이동하면서 그 재단라인을 따라 그 양옆 표면의 로이를 제거한다. 나중에 재단이 완료되면 붙어있던 두 장의 유리의 로이막이 제거되는 것이다. 이런 방법 외에 재단된 유리를 수동으로 별도의 로이막 제거 공정을 가질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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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xinology.com

 

이런 재단 후 로이막 제거 공정은 복층유리 공정의 시작단에서 자동으로 갖출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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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insulatingglassproductionline.com

 

이런 공정에서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우선 로이코팅막의 제거 때 그 비산먼지의 취급을 들 수 있다.

로이막은 기본적으로 은을 비롯한 금속제 막이라고 이해한다. 이것이 아무리 작은 먼지라 해도 금속성을 띠고 이곳저곳을 먼지의 형태로 떠다니거나 어느 표면에 내려앉거나 우리가 마시거나 하면 안 되기에 최선의 방법으로 비산먼지를 제어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엣지딜리션 공정의 순서를 강화공정의 전과 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도 있는 데, 이는 로이유리의 특성을 감안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편 강화공정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를 예정이지만, 로이유리의 강화는 투명유리의 강화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강화공정 중에서 유리 4변의 모서리에 일정한 폭으로 로이코팅 면이 있고 없고에 따라 유리가 갖는 열 반응 결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건축유리는 사각의 형태가 아닌 경우도 많이 있다.

즉 이(異)형유리인데, 마름모꼴이나 삼각형 등의 선형이형인 경우도 있고 원이나 타원 등의 원형이형도 있다. 현대의 재단기는 형태의 입력으로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유리를 재단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판유리를 자르면서 형태와 크기를 가공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다축드릴을 이용하는 CNC 워크센터, 또한 레이저빔을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비디오에서 보여주는 높은 수압의 물을 쏘는 워터 젯 등이 그것들이다. 이러한 장비를 통한 방법은 유리의 선형재단 보다는 구멍을 뚫는 천공, 샤워부스나 유리도 어용 모서리 따내기, 자유곡선 형태의 재단 등이 주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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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youtube.com/shorts/V2HWTLSJ2_U?feature=share

 

재단에서 지나침이 없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안전이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유리는 깨어질 수 있는 물건이므로 이에 대한 주의는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이에 대한 대비는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한다. 유리의 재단을 위해서는 유리를 적재함으로 부터 꺼내어 재단테이블위로 옮기는 작업부터 무수한 위험 요소들은 산재한다. 또한 재단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리파편 등이 작업대에 남아 유리표면에 스크래치들을 만들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가공현장의 정리정돈, 청결유지, 안전도구의 정비, 안전시스템의 구축 등이 핵심이며, 이는 가공공장 방문 시 자세한 기술적인 상황의 파악도 중요하지만 한눈에 그 가공 공장의 관리정도를 볼 수도 있는 지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