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목조건축 전문 박람회가 만들어졌다
글_뉴타임하우징 강대경 이사
목조건축을 알게 된 것은 1995년 일산 정발산에 만들어진 단독주택 택지에 들어선 미국식 목조건축현장을 보면서이다. 그 이전에는 목조건축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는 통나무 주택을 시공하면서 건축을 열심히 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미국식 목조건축을 배울 장소가 없었다. 그 때, 미국임산물협회의 안경호 소장님께서 우리나라에 갑자기 목조건축자재의 수입이 많아지면서 목조건축을 소개하는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열어주셨다. 미국식 목조건축의 자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미국임산물협회뿐이었다.
그리고 이듬해 사단법인 한국목조건축협회가 만들어졌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목조건축에 대한 배움과 자료를 받을 곳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협회의 회원이 되면서 목조건축에 관한 교육과 세미나를 최대한 많이 듣고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나의 목조건축 입문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목조건축을 가르치지 않는다. 우리의 전통집인 한옥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시간은 있다. 하지만, 한옥의 용어 정도 배우고 졸업하는 있는 실정이었다. 지금은 몇몇의 대학에서 한옥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한옥의 확산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초창기에는 목조 건축을 배우지 않은 건축설계 소장님과 일반 철근콘크리트 건축 관계자들은 목조건축을 폄하하기 일쑤였다. 소비자도 목조건축을 원하면서도 목조건축에 단점에 대한 걱정이 먼저였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사실 건축은 인테리어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상가, 커피숍 인테리어의 수명은 3~5년 정도로 보고 있다. 그 이후에는 다시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축은 30년 이상의 수명을 유지해야 한다. 경제 성장률이 매년 2~3%인 최근에는 건축물의 유지 기간이 50년 이상을 보는 경우도 있다. 그 만큼 한 번 선택하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랫동안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목조건축물의 수명을 기존 철근 콘크리트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된다는 것을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이 목조 건축산업의 발전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우리의 유산인 전통 목조건물이었으며, 북미와 유럽에 있는 과거의 목조 건축물이었다.
초창기 목조 주택은 기존 콘크리트 건물 보다 조금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다. 또, 목조주택은 따뜻하다는 인식과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것이 주택 단열이 부족했던 우리나라에서 목조주택이 자리를 잡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규격화된 자재에서 표준화된 건축으로
목조주택은 한옥도 있지만, 지금은 미국식 경골 목구조를 목조주택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골 목조주택은 규격화되고, 건조된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의 일관성을 가질 수 있고, 시공의 매뉴얼이 잘 소개되어 있어 집을 짓는데 큰 무리가 없다. 미국에서 만들어 질 때부터, 누구나 지을 수 있는 쉬운 집을 만드는 것이 미국 정부의 목표라고 들었다.
영화에서 보면 미국의 주차장 내부에 보면 주차장은 차를 보관하기 위한 장소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집에 살면서 필요한 공구를 보관하는 창고 역할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그곳에는 나무를 가공할 때 필요한 많은 공구가 있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은퇴 후 목수가 되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도 있다. 아마, 미국의 개척 역사의 일부분이 자신들의 집을 스스로 짓고, 수리해야 하는 것이기에 나무를 다루는 실력이 우리 보다 훨씬 더 높지 않았나 생각된다.
반면에 우리는 모두 농부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누구나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자신감! 미국에서는 목수가 일반적인 이라면 우리는 농부가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목수는 특수한 직업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생소한 목조 건축을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경골 목조건축은 규격화 된 자재를 사용하고, 매뉴얼에 숙지하여, 그 재료를 이해하고 구조에 맞게 시공을 한다면 건축에서 발생하는 많은 하자를 예방할 수 있으며, 품질의 일관성을 만들 수도 있다.
또, 외국에서 들어온 경골목구조이지만, 이제 우리들의 목조건축물을 정립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 속에 들어있는 목조건축의 기술들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에 맞는 목조 건축도 충분히 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형 목조 건축의 정립을 위해~
친환경 주택의 요구에 도입된 목조주택
이제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책임질 건축재료
사람에게 좋은 목조건축이 지구에게 좋은 건축물이네~
우리나라에 소개된 경골목구조인 목조 주택은 지속적인 발전을 하여 왔다. 물론 최근에는 코로나 여파와 경기 침체로 잠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목조주택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로 여러 번의 어려운 난관을 잘 넘어오고 있었다. 90년대에는 삭막한 회색 콘크리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생겨나, 전원주택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키며 시골과 주변 환경이 좋은 관광지를 중심으로 번창했다. 로하스나 웰빙의 시대를 통해서는 건강과 친환경 건축이 대두되면서 발전을 하게 되었다.
또한,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목조주택은 따뜻하다는 소문은 소비자를 목조주택으로 인도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좋은 방향으로의 발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요즘에도 핫 한 층간소음 문제가 법규로 정착되면서 아직 법적으로 정립이 되지 않은 목조 건축은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게 되었으며, 포항과 경주의 지진으로 인하여 법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목조건축은 피해를 보게 되었다. 사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목조주택과 나란히 시공된 철근콘크리트만 지진에 의한 피해를 본 사례를 보면서, 아~ 이제는 지진에 강한 목조건축의 시대가 오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법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관계로 우리에게 기회가 된 지진은 목조건축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벽으로 바뀌어 버렸다. 또, 코로나 시작 시점에는 전 세계가 물류 공급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인하여 수입 물가가 급격히 상승함으로서 목조 건축의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되었다. 최근에는 건축 안전에 관한 건축 법규가 강화되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건축비의 증가와 부동산의 가격하락이 맞물려 건축 경기가 많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침체의 상황에도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이산화탄소의 저감을 위한 해결을 위한 건축계에서의 유일한 방법이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목조건축이라는 인식이 되면서 국가적으로 목조 건축을 홍보하고 있다. 목조건축의 발전에 좋은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목조업체에 있는 사람들은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너무 흔한 박람회 피곤해~
목조건축 전문 박람회가 필요했다
예전에 한국에서 집은 동네에 있는 건축업자에게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고 아파트 위주의 주택이 되면서, 동네에서 좋은 건축회사를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전문 건축박람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목조건축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건축이라 목조건축을 하는 회사들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 건축 전문 박람회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했고, 건축 박람회를 참석하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회사를 홍보하는 자리로 여겼다.
인터넷의 발전은 목조건축회사의 중요한 홍보 영역으로도 인식되면서, 홈페이지, 카페,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자신들을 알리는 장소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온라인에 반해, 오프라인에서의 홍보는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람회가 아니면 동네의 붙인 플래카드가 전부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축 박람회는 철근 콘크리트, 스틸하우스, ALC 및 인테리어, 가구, 조경 등 모든 건축 구조와 자재를 홍보하는 박람회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점점 캠핑, 리빙, 소상공인에게까지 자리를 내어주며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들어 건축 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전체 규모의 10% 전후의 면적만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에 이르게 되었다.
목조건축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건축 박람회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목조건축 전문 박람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목조 건축회사와 그에 관련된 자재들을 보면서 건축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알고 싶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회사 입장에서 박람회를 나가는 것은 목조건축을 짓고 싶고, 목조건축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은 소비자에게 목조건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과 우리 회사를 알리는 일이다. 그런데, 모든 건축 구조와 자재를 다루는 건축박람회, 또 최근에는 전국 각 지자체에서 많은 전시장을 만들어지면서 건축박람회는 매주 지역만 바꾸어 가면서 박람회를 하게 되는 실정으로 바뀌고, 이 전시장에서 본 회사가 저 전시장에도 나오고, 심지어 금융회사의 로비와 지역 특산물 소개하는 업체까지 건축 박람회는 전통 시장 5일장의 현대판으로 변해가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러한 박람회의 범람과 무분별한 성격으로의 변화를 오히려 박람회를 나가는 회사도 박람회를 구경 오는 소비자도 극심한 회의감을 가지게 된다.
간혹, 소비자는 이번 전시회는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는 전시회인지 저희에게 문의하기도 한다. 박람회 전시장이 미래의 정보를 제공받거나 좋은 자재를 알아가고, 좋은 업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주말에 심심하니 가족 나들이를 하며 쇼핑을 하는 공간으로 전략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이렇게 박람회의 성격과 무분별성에 피로감이 생기는 와중에 목조건축 전문 박람회가 생기게 되었다는 것은 나로서는 아주 반가운 일이다. 박람회를 나가는 회사 입장에서는 목조건축을 원하는 소비자를 만날 수 있고, 목조 건축과 관련된 자재회사의 자재도 보고,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도 목조건축 전문회사들이 박람회에 나올 것이기 때문에 목조 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목조 건축회사와의 상담을 통해 좋은 회사를 만나는 방법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목조 건축 전문 박람회의 등장과
목조건축 관계자의 의무
드디어 목조건축 전문 박람회라는 멍석이 깔렸다.
이제 목조업계의 많은 관계자들이 그 위에서 춤을 출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건축을 이끌어가는 국토교통부, 우리나라 목재산업을 이끌어가는 산림청, 우리나라 목조건축을 대표하는 학회와 협회, 그리고 건축사 시공사 등 관련 기업들, 목조건축과 관련된 좋은 자재를 취급하는 자재업체뿐만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건축 시공에 참여하고 있는 목수 분들까지 이번 목조건축 박람회가 1회성 박람회로 끝나지 않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 함께 노력하여 목조건축 박람회의 성공에 일조를 한다면, 지금까지 목조건축을 이해하지 못해서 해결되지 못하고 있었던 여러 문제들과 목조건축의 발전을 저해하는 내진, 층간 소음, 내화 문제 등을 해결하는 필요성을 국가에 피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지금까지 각자도생해 왔던 기업과 협‧단체가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함께’ ‘상생’ ‘도모’ ‘발굴’ ‘계몽’이라는, 마음에만 담아 두었던 단어들을 꺼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도들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게 만들어진 ‘KTBF 2024 제1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에서 이러한 각자의 의지를 담아보겠다는 마음이 모아졌으면 한다.
이번 목조건축박람회가 열리는 위치가 서울 코엑스나 일산 킨텍스가 아닌 수원에 있는 수원메쎄(수원역) 전시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처음 도전하는 주최 측에서 목조 전문 박람회에 서울 Coex나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기에는 규모나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목조건축 박람회가 주체측과 그 곳에 참가하는 회사 그리고, 소비자 모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 주최 측에게 또 다시 목조전문 박람회를 이어갈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수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시장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일단 내년 3월에 있을 첫 목조건축 박람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여야 하겠다.
석기 시대 이전의 목기 시대의 도래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