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세미나
2023-2024 새건협 ‘건축집담’
○○, 건축가 2.
건축가 스스로는 그저 내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할지라도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건축가와 그의 작업 모두 타인과 사회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읽히고 정의된다. 이처럼 건축가를 규정하는 시선이나 사회적 이슈와 이어지는 수식어들 중 여섯 개를 추려봤다. 지역, 해외, 작가, 젊은, 여성, 공공.
건축가라는 호칭 앞에 붙는 한마디 단어들은 건축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건축가는 여기에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해야 할까? 건축 작업 및 사무소 운영과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여섯 가지 수식어에 따라 마련된 2023-2024 건축집담에서 각 주제에 맞는 활발한 이야기가 오가기를 바란다.
새건협의 건축집담은 2023년 11월 22일부터 2024년 4월 24일까지 정림건축 9층 김정철홀(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2길 12)과 온라인으로 동시 진행된다.
자료제공_새건축사협의회
www.kai2002.org T.02-575-9751
지역, 건축가
자본의 서울 집중이 극심한 우리나라에서,
지역 건축가는 어떤 전선을 형성해야 할까?
오신욱｜주식회사 라움건축사사무소 대표
해외, 건축가
해외에서 정착하거나, 오랜 해외 체류 후 귀국할 때,
건축가는 어떤 상황을 마주할까?
정대환｜오테라스 디벨럽먼트 대표
문동환｜노스케롤라이나주립대 건축과 교수, 엠엠케이플러스 소장
작가, 건축가
건축가는 작가여야 하는가?
건축가의 결과물은 작품일까, 상품일까?
이양재｜건축사사무소 엘리펀츠 대표
젊은, 건축가
10년 전 ‘젊은’ 건축가들은 지금 어떻게 자리잡았을까?
‘젊은’ 건축가라는 시선이 그간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신민재｜에이앤엘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대표
여성, 건축가
건축가는 젠더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여성’ 건축가라는 사회적 시선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정예랑｜정예랑건축사무소 대표
패널 김정임｜서로아키텍츠 대표이사
패널 김사라｜다이아거날써츠 대표
공공, 건축가
건축가는 공공성에 대해 어떤 고민을 가져야 할까?
공공건축의 역할과 한계점은 무엇일까?
김용미｜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해외, 건축가
해외 건축가로 살아가기 #1
해외에서 정착하거나, 오랜 해외 체류 후 귀국할 때,
건축가는 어떤 상황을 마주할까?
정대환 ｜ 오테라스 디벨럽먼트 대표
강연주제
해외에서 건축공부를 하거나, 건축 실무경험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 될 만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해외 생활의 화려한 모습에 가려 보이지 않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참고하여, 해외생활에 차분히 잘 대비하고 맞춰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세계무대에서 한국인으로써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러한 교류를 토대로 나를 비롯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뉴욕건축가협회(KAANY)인들의 경험들과 노하우가 앞으로 해외에서 활동할 건축인들뿐만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나아갈 한국 건축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
저는 뉴욕에서 주로 활동을 해서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삶을 나누고자 합니다. 화려한 도시의 모습보다는 어두운 곳에서 살던 평범한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뉴욕에 산다는 것은 인생의 등록금을 비싸게 내고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이고, 뉴욕에서 일하는 것은 다양한 민족들이 모이고, 다양한 인종 문화 성향들의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세계에서 끊임없이 능력자들이 나타나서 뉴욕으로 몰려옵니다. 그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곳입니다.
뉴욕에서 건축가가 된다는 것은 별별 건축물에 별별 일이 있고 별별 사람들을 만나서 별별 건축물을 당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결국 백전노장이 됩니다. 힘들고 너덜너덜해집니다. 반면에 경험은 빠른 시기에 많이 축적을 하게 됩니다. 뉴욕에서 살아남으면 남는 것은 하나입니다. 여기서도 버텼는데 어디든 못하겠느냐는 자심감이 생기고 한도 맺힙니다.
뉴욕생활과 한국생활에서 느낀 점을 나누겠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16년을 일을 했습니다. 2021년에 귀국을 했습니다. 저처럼 하이브리드의 삶을 살아 온 사람은 미국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100% 미국인이 될 수도 없고, 한국에 와서도 적응을 잘 못하여 완벽한 한쪽이 될 수 없어 양다리를 걸치게 됩니다. 양쪽에서 도움이 되는 장점들을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미국 회사에서의 한국인의 특징 (고용주 관점)
✓ 조용하다. 문제 안 일으킨다. → 필요할 때도 조용하다. 항상 화가 나 있어 보인다.
✓ 순종적이다. 절대 말대꾸 하지 않는다. →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어 경직되어 보인다. 불편하다.
✓ 불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 Yes man. 절대 거절을 못한다. No = 무능으로 오해하는 듯.
✓ 모르는 것도 스스로 학습해서 해결한다. → 물어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 일을 잘 못 맡긴다. → 혼자 처리하려는 욕심이 있다. 맡기질 못한다.
✓ 회사가 최우선이다. → 개인이 모두 짊어지려고 한다. 자신, 커리어, 가족 모두 착하고, 순진하고, 조용하지만, 근성 있고 충성심 있는 일꾼으로, 어딜 가나 기본이상은 해낸다.
업무 능력으로는 비교할 바가 아니나, Management level이나 리더십 단계에서 꼭 필요한 덕목들이 조금 부족하다.
직원으로써의 한국인과 미국인의 차이
✓ 한국인은 내가 잘 못하는 것은 숨기려 하고, 잘하는 것도 숨기려 한다.
✓ 미국인은 내가 잘 못하는 것도 자랑하고, 내가 잘하는 것은 더 자랑한다.
예) 인터뷰 중 “너를 고용하면 우리 회사에 뭐가 좋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한국인) “저는 좋은 교육을 받았고, 회사에서도 정말 빨리 배우고, 크고 작은 일에 항상 열심히 하며, 인간관계도 좋아서 잘 적응하고, 두루 실력도 갖춰서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입니다. 어떤 일도 다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미국인) “나는 아직 기회가 없어서 실시설계는 해본 적이 없어. 하지만, 창의적인 컨셉 이라던가 그에 맞는 논리를 잘 만들어.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그래픽능력이 있어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너 자신을 알라.
✓ 한국인의 개개인의 평균 능력치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 평균을 훨씬 웃돈다.
✓ 근데 정작 한국인들의 개개인의 능력 차이는 너무 티가 안 난다.
✓ 미국 설계사무소에서는 단계별 전문화와 능력에 따른 분업화를 지향하는데 반해,
✓ 한국 설계사무소는 획일화와 통일화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경험, 뻔한 성장 패턴, 경쟁력 X) 내 자신을 조금 더 냉철하고 정확하게 분석을 하는 게 필요하다. 고인물이 되면 안 된다. 때에 따라서는 회사를 옮기면서 라도 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늘여야 한다. 나를 알아야 내 건축이 되고, 나를 알아야 남에게 나를 설득시킬 수 있다.
내 자신을 조금 더 냉철하고 정확하게 분석을 하는 게 필요하다. 고인물이 되면 안 된다. 때에 따라서는 회사를 옮기면서라도 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늘여야 한다. 나를 알아야 내 건축이 되고, 나를 알아야 남에게 나를 설득시킬 수 있다.
미국 회사 vs. 한국 회사
한국인들이 흔히 하는 미국회사에 대한 오해
미국 애들은 딱 주어진 각자의 일만 한다?
✓ 초반 치밀한 계획을 세워 팀원들의 역량, 시간, 업무범위 등등을 따라 체계적인 일 배분
✓ 분업도 실력이다.
✓ 팀을 위한 책임감. 나에게 주어진 일은 내가 해낸다. 다른 팀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 팀을 향한 신뢰. 팀을 신뢰하므로, 나만 잘 하면 된다!
본인의 일이 끝나면 팀이나 상사가 일이 너무 많이 남았어도 집에 간다?
✓ 적어도 쓸데없이 눈치를 보며 남는 일은 없음.
✓ 서로 업무스타일 존중하므로 나와 남을 비교할 필요는 없음. 나에게 최적화된 업무 시간, 패턴 사용.
✓ 결국엔 성과중심. 성과만 확실하다면 수단은 자유롭게.
✓ 상사가 늦게 퇴근하는 것이 더 일반적.
✓ 사장이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 주말도 없이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 (내 사업이면 나도 그렇게 할 거임 마인드.)
인종차별로 인해서 소수민족인 우리는 차별도 받고, 기회가 적다?
✓ 전혀 잘못된 이해. 미국에서도 뉴욕은 타 인종 대비 미국인이 오히려 소수인 경우도 많음. 미국만큼 다양한 인종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부족한 부분보다 장점을 살려보며 차별 없이 대하는 곳은 없음.
✓ 능력과 노력으로 인정받는 일이 더 많음.
건축을 말로 한다?
✓ 맞다.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므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김.
설계 결과물의 중요도가 50%라면, 생각 전달이 50% 혹은 그 이상.
✓ 친절하고 부지런해야 함. 한마디라도 더 강조하여 조금이라도 더 깊은 인상을 주고, 작은 것이라도 어필하여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함.
✓ 해외사의 입장에서는 보고서, 판넬, 녹음된 프레젠테이션…만으로는 절대 자신들의 의도가 제대로 표현되지 못할 것으로 여길 것임.
✓ 결국 말은 최후의, 최선의 노력임.
사장과 얘기 할 때도 친구처럼 대한다?
✓ 우리 기준에서는 예의 없어 보일 수 있음.
✓ 편하게 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배어있는 문화이기 때문.
✓ 서로의 마음이 확인되면, 사소한 행동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음.
✓ 윽박지르고 고함지르는 일은 프로페셔널한 필드에서는 본적이 없음. 기본적으로 인성의 흠을 보이는 것을 제일 두려워함.
천조국 회사는 천국?
✓ 내 삶을 책임지는 회사
✓ 내 성장을 돕는 회사 하지만,
✓ 회사의 책임을 나눠 짊어진 나. 짊어지지 못하면 떠나라.
✓ 나의 성장으로 회사에 보답. 성장하지 못하면 떠나라.
✓ 네트워크, 대인관계, 사회활동 꼭 필요. 안되면 떠나라.
✓ 철저한 시간관리, 업무시간은 업무만.
표면적으로는 워라밸 철저, 자율적이고 느슨해 보이는 미국 회사문화. 자율에 맡겨진 엄청난 책임감. 회사 내의 성장과 다른 직원과의 경쟁에 대한 압박. 능동적이고 자율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에는 안성맞춤. 나머지는 밀려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럼, 굳이 해외에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 이왕이면 큰 우물에서, 다른 데서 온 개구리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나를 알고 나를 성장시키는 것 중요.
✓ 건축을 보는 객관적인 시각. 한국건축의 한계점과 가능성을 잘 아는 것도 중요
✓ 새로운 관점을 필요로 하는 많은 기회 (세계적 안목에 대한 필요성은 항상 존재)
굳이 해외에 가지 않더라도, 당장 K-건축이 개선해야 할 점은 없나?
✓ 미국이나 해외건축에서 좋은 것만 쏙쏙 빼먹기.
1. 협업의 힘
2. 언어의 발전 왜 간과하는가?
3. 마켓의 흐름을 읽고, 흐름에 맞춘 아이디어를 제시하라.
한국과 미국의 협업
1. 협업은 함께 일하는 것 + 함께 목표를 세워 고민하는 것 + 서로의 능력을 존중하고 배우는 과정.
2. 협업은 단순히 건축디자인을 끝내기 위해 함께하는 협동업무는 아님.(기술 이상의 나눔)
3. 프로젝트가 끝나도 계속되는 관계.
이 관계를 통해 다른 프로젝트로 연결되고, 이 관계가 회사의 능력치를 끌어줄 수도 있음.
4. 1+1 = 2 가 되는 뻔한 일이 1+1 = 3이 될 수 있는 것도 협업의 효과
언어의 발전
한국전성시대. 한국적인 것에 대한 탐구
1. “벤치마킹”이라는 명목 하에, 해외의 디자인이나 트렌드만 베끼고 갖다 붙이기에 급급.
2. 한국 건축에서 좋은 부분들이 충분히 많다. 한국적인 트렌드를 세계를 상대로 시도해볼만하다.
3. 우리가 좋은 것은 세계도 좋아할 것. 과거의 한국이 아님. K-문화강국임.
4. 한국적인 것에 관심을 두고, 해석해주고, 가치를 두는 세계에 ‘한국 것’을 보이는 것.
정 대 환 / 오테라스 디벨럽먼트 대표
정대환은 뉴욕에서 16년간 건축설계와 도시계획 일을 하였다. 2008년 경제대공황, 2019년 팬데믹까지 겪는 가장 어려운 시기 뉴욕에서 살아남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해왔다. 작은 주택설계부터, 상업시설, 교육시설, 인테리어, 조경, 복합문화시설 등 가리지 않고 건축 일을 해왔다. 또한 뉴욕에서 특히 워터프론트 마스터플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한 수변 공간 전문가이다. 그러다 2021년 뜬금없이 한국으로 귀국하였으며, 뜬금없이 경남 거제에 상업건물 개발 사업을 시작하였다. 현재는 대형 설계사에서 해외 설계 프로젝트 진행이나, 해외 설계사 코디네이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깊이보다는 넓은 분야의 건축을 지향하며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오는 복합적인 건축적 해석과, 적용 방식을 좋아한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수변개발 전문가로써,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여기저기 강을 품은 물의 도시가 가득한 한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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