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현장 시공,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듈러 건축’시대

탈현장 시공,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듈러 건축’시대

모듈러 건축 시장 성장세에 관련업체들 시장 대응력 높여,

품질관리 체계 구축 움직임도 활발

저출산 문제, 노동시간 단축,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최근 건설 시장은 건설 산업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혁신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건축물을 레고블록 조립처럼 뗐다 붙였다 하는 조립식 건축 공법인 ‘모듈러(modular) 건축’이 그 해법으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를 비롯 주요 업체들이 모듈러 건축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모듈러 교실에 대한 법적 기준이 마련되는 등 모듈러 건축의 품질관리 체계 구축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월간 창과문 편집부_취재 정두진 기자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시장 확대의 전환점 맞아

최근 국내 건설 현장은 인력의 60~70%가 외국인으로 현장에서 의사소통 문제로 사고 발생 위험이 높으며 숙련공 부족으로 인한 공사의 퀄리티 하락, 자재비 상승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 현장도 그동안 노동집약적이고 현장 중심이던 기존의 특성에서 벗어나 혁신과 변화의 시대를 맞아 스마트건설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건설에서는 획기적인 생산성과 친환경,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존의 현장 생산 방식에서 공장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탈현장 공법 OSC(Off-Site Construction)이 건설혁신을 이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탈현장 공법 OSC는 현장에서 벗어난 외부에서 구조물을 만들고 현장에서는 작업을 최소화하는 스마트건설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친환경까지 고려할 수 있는 공법이다. 건축에서는 주로 병원이나 호텔, 학교 등 구조와 형태가 간단하고 반복적이며 공정이 간편한 건축물에 사용되며 골조를 쌓는 방식에 따라 기둥, 보, 벽체, 슬래브와 같은 콘크리트 주요 요소를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 PC(Precast Concrete)공법과 모듈러(modular)공법으로 나뉜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공사 기간은 철골콘크리트구조 대비 약 1/2로 줄일 수 있어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노령화로 인한 숙련공 부족, 안전사고 감소로 중대재해처벌법 경영 리스크까지 해소시켜 주면서 최근 건설 산업 현장 변화에 맞춘 새로운 건축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레고블록 형태의 유니트에 창호와 외벽체, 전기배선 및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 전체 공정의 약 50~80%이상 공장에서 제작한 뒤 모듈 그대로 공사현장으로 운반해 간단한 조립으로 건축물을 완성하는 방법이다. 최소한의 내외부 마감작업을 마치면 단기간에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습식 건설방식에 비해 35~45% 공사 기간이 단축된다.

비용과 관련해서도 모듈러 건축으로 짓는 주택 시공비용은 내구재, 마감재, 인테리어 브랜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일반주택 공사비용의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 방식의 건물에 비해 무게가 30% 정도로 하중 부담을 줄여 내진 특성을 갖고 기존 건물의 상층부를 증축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표준화된 부품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자재 절단 등의 작업이 없다. 파손 및 노후 발생 시 교환이 쉽고 조립이 용이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쉽게 분해할 수 있고 해체된 자재도 훼손이 적어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 또는 재사용까지 할 수 있어 자원을 절약하고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ESG경영의 친환경적인 측면도 갖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는 모듈러 건축은 2000년대 초반에 국내 건축 시장에 선보였지만 제도 및 인식 문제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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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듈러 조립으로 건축된 평창동계올림픽 기자단 레지던스

업계에서는 국내 건축시장에서 모듈러 건축이 본격적으로 관심받기 시작한 계기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을 꼽는다.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모듈러 건축은 학교, 기숙사, 군부대 숙소, 행복주택 등 소규모 건축물 위주로 적용되었으나,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레지던스 호텔 등 모듈러 시스템 적용 분야가 확장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으로 사용된 모듈러 주택이 올림픽이 끝나고 대학 기숙사로 재사용되고, 90% 이상 재활용 가능한 철골 구조를 활용해 기존 공법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44%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모듈러 건축에 대해 정부 및 업계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후 코로나19를 계기로 모듈러 음압병동 및 세컨하우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동식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본격적으로 시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각종 재난 및 재해 이재민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대안으로 모듈러 건축이 적극 검토 및 활용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국 인구감소지역 지자체에 대한 대책으로 농업 체험 복합 단지 조성 사업, 청년 혁신 주거 타운 조성, 귀농 귀촌 단기 체류형 주택 단지 및 일자리 원정센터, 농촌 근로자 기숙사 등 지역사회 활성화를 목표로 한 인구 유입 정책 실현을 위해 모듈러 건축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모듈러 주택을 온라인에서 직접 옵션을 선택하고 주문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오픈하기도 했다.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지난해 약 2,500억 원 수준에서

2030년 2조 원 규모로 급성장 예상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라 지난 2020년 약 270억 원에서 2022년 약 1800억 원, 2023년 약 2500억 원 수준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30년에는 모듈러 건축 시장의 규모가 2조 원 이상으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 모듈러 건설 시장 규모는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라 2022년 193조 원에서 2032년까지 373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는 전체 주택시장 중 45%이상, 미국과 유럽은 25%이상 모듈러 건축이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민간 수요로 모듈러 시장이 성장하면서 최근 고층 아파트를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 건설사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영국은 건설 생산성 향상과 산업 혁신을 위해 모듈러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건설사 및 제작사로는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계룡건설산업, 포스코A&C, 유창이앤씨, 금강공업, 엔알비, 플랜엠, 케이씨산업, 코오롱글로벌 등이 있다.

모듈러 건축 시장이 성장하면서 현재 정부에서도 모듈러 건축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모듈러 주택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2차례 R&D 연구 과제를 진행한 결과, 2023년 작년까지 3개 현장에 180여 세대 규모의 실증단지를 구축했다. 2022년 11월에는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모듈러주택 정책협의체’를 출범했고, 공공부문의 모듈러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에는 임대주택 1천 호를 모듈러 공법으로 공급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모듈러 주택의 저탄소·친환경성을 고려해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완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주택공급 부족 문 제 해결방안의 단기 주택건설 확대를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빠른 건설이 가능한 모듈러 주택의 용적률, 건폐율 등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발주물량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모듈러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의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단기 주택건설 물량 확대를 위해 신속한 주택건설이 가능한 모듈러 주택에 대한 용적률 건폐율 등 건축규제 완화에 대해 언급했으며, 국토계획법에서 정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 15%까지 완화를 제시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저층 중심에서 13층 이상 중고층형 모듈러주택 공급 상용화를 위해 중고층 모듈러 국가 R&D연구단의 실증단지로 경기도 용인시 행복주택 106가구를 모듈러 주택으로 완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도서지역 및 도심지 등과 같은 소규모 건설공사에 4층 이하 중저층에 모듈러 건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21년도에 인천 신문 130호, 세종 6-3생활권 416호, 충남 부여 동남지구 150호 규모의 모듈러 주택을 발주하기도 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고층 모듈러 주택의 건설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말 영국의 모듈러 건축 전문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13층 이상 건물을 짓기 위해선 내화기준 등 법적 규제가 따르고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철골 콘크리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시공비가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고도화된 모듈러 건축 기술이 필요하다.


 

건설사, 미래 먹거리

‘모듈러 건축’시장 선점 위한 경쟁 치열

과거 모듈러 건축은 안정성과 단열 등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시장 확대에 애를 먹으면서 주로 중소업체들이 시장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최근 모듈러 건축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특히, 현재 건축 시장의 최대과제인 공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듈러 건축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모듈러 주택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 시장 선점을 위해 모듈러 건축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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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엔지니어링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모듈러 건축 시장에서의 주요 건설사의 동향을 살펴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5월 경기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1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준공하며 고층 모듈러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국내 건축법상 13층 이상 건물은 내화 기준을 3시간 이상 충족해야 하는데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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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대한민국 목조건축 박람회에 참가한 자이가이스트

GS건설은 2020년 모듈러 사업에 진출한 후로 해외 선진 모듈러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모듈러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에 힘써왔다.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제조 자회사 GPC와 국내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전문회사인 자이가이스트(XiGEIST)를 설립하면서 지난해 단독주택시장에 진출했다. 자이가이스트는 GS건설이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인테리어 콘셉트, 해외 선진 모듈러 업체 노하우를 기반으로 프리패브 주택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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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이노하이브 전시장 오피스텔

포스코이앤씨도 친환경 모듈러 주택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A&C와 2021년 광양제철소 앞에 있는 12층 기술사를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했다. 관계사 포스코DX와 포스코A&C는 모듈러하우스 제작에 산업용 로봇을 도입, 프로세스 자동화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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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L이앤씨가 지난해 준공한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

DL이앤씨는 지난해 전남 구례군에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를 조성했다.

이 단지는 총 26가구 규모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귀농·귀촌형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추진됐다. DL이앤씨는 모듈러 주택 시공뿐 아니라 기존의 모듈러 유닛을 해체해 다른 장소에 재설치·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학교와 병원 시설에도 모듈러 교실,

음압병동 등 모듈러 건축 적용

주택뿐만 아니라 학교 및 병원 시설에서도 모듈러 건축 적용이 늘고 있다. 특히, 모듈러 교실은 학교 리모델링을 진행할 경우, 소음으로 인한 수업 방해와 안전사고 문제점들을 해결시켜 주면서 2010년대 후반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임대형 이동식 학교 건물로, 학교건물의 공사 또는 리모델링 중 임시교실로 주로 사용되며 가설 건축물로 축조·신고해 6~24개월 정도 사용 후 해체할 수 있다.

기존의 컨테이너나 가건물보다 안전성이나 학습 환경, 효율성면에서 뛰어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추진의 기반으로 마련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2835개동 학교에 총 18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임시교실을 모듈러 공법으로 채택하면서,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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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광기업의 G-모듈러

국내 창호 업계에서도 모듈러 교실 사업을 병행하는 업체가 있다.

공공조달 금속제창 전문기업 거광기업은 지난 2022년 ‘건축용 조립식 모듈러’로 특허를 획득하면서 G-모듈러 교실을 개발해 모듈러 교실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G-모듈러에 적용된 창호는 단열과 내진, 내풍압, 차음성능 성적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준불연 이상의 건축물 내부 마감재료를 사용해 건축법 시행령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을 준수한 설계 요구사항도 충족했다.

병원 음압병동으로도 건축이 활용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20년 자회사 코오롱이앤씨를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에 모듈러 건축으로 30병상 규모의 음압병동을 지었다. 이 건물은 연면적 2431㎡의 3층 건물로 국내 음압병동 중 최대 규모로 모듈러 건축 조립에는 불과 일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패널라이징 공법을 통해 다채로운 평면과 공기 단축을 구현했으며 병실 공기를 외부와 차단해야 하는 음압병동의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필공법과 해상 여객선 설계기술을 활용하여 기밀성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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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이앤씨 음압병실

유창이앤씨도 최근 음압병실을 선보였다.

올해 개최된 2024 코리아빌드 모듈러&프리캐스트콘크리트산업전에서 선보인 유창이앤씨의 모듈러 음압병실은 음압도어, 관찰창문, 통합제어시스템, 급배기 분리방식 음압 공조시스템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전용 급배기구축 및 전외선, 전배기 공조방식이 적용됐으며 환기회수 시간당 12회 이상, 음압 2.5 Pa 이상이며 음압병실 천장 안 별도의 헤파(hepa)필터 박스를 설치했으며 차압 모니터링에 따른 풍량제어로 음압을 형성한다.


모듈러 교실 법적 기준 마련,

모듈러 주택도 품질관리 체계 구축돼야

급성장하고 있는 모듈러 건축 시장이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듈러 건축을 미래 건설 산업의 혁신 생태계로 육성하면서 발주제도, 설계, 기준, 인허가, 품질 인증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업계에서는 모듈러 건축의 설계 방식의 표준화, 대규모 양산 체제가 갖춰 줘야 생산비용이 보다 적게 들어 모듈러 건축 시장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 경기도시주택공사 등 공공 주도로 모듈러 공동주택 공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최근 민간 건설사들이 모듈러 건축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민간부문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기존의 설계 기준과 발주 방식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향후 모듈러 건축 시장 확대로 모듈러 주택 및 모듈러 교실 등 물량확대가 예상되는 시점에 이에 대비하여 모듈러 건축의 품질 확보를 위한 품질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모듈러 교실은 지난해 한 업체의 부실공사 문제로 교육부에서 해당 업체뿐 아니라 전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까지 모듈러 교실 전수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행인 점은 모듈러 교실의 안전성과 품질 확보와 관련한 법적 기준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교육부는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교육시설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2월 공포했다. 공포 1년 후인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은 교육시설의 화재 예방을 위해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등 강화된 소방시설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소방시설 설치 시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법적 조항도 새롭게 추가됐다. 현장에서 조립해 설치하는 교육시설을 임시교실로 정의했으며 임시교실은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구조 안전과 피난, 방화, 소방, 보건 등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법적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모듈러 교실의 품질과 안정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듈러 주택 품질과 관련해서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토지주택연구원이 공개한 ‘모듈러 주택 품질관리 체계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 품질관리를 위해 감리자 적용 방안 정립, 설계·시공 일괄 방식 적용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재 모듈러 주택에 사용하는 모듈러 유닛이 약 80% 가까이 공장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모듈러 주택이 성능 기준을 맞춘다고 해서 제작 당시 품질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제작된 모듈러 유닛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모듈러 유닛을 분해할 수 없으므로 제작공정에서 단계별로 진행할 때 하자가 넘어오지 않도록 품질관리 방안 마련 필요하나 현재 공장 제작 시 감리자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모듈러 주택 품질관리 체계 구축’보고서는 다양한 제작업체 및 시공사를 활용해 모듈러 주택을 완성하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듈러 유닛 제작 공장에서부터 설치 현장까지 프로세스를 포괄하는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진행된 연구이다. 보고서에는 현행 모듈러 주택에서 원도급업자와 모듈러 유닛 제작업자와의 계약관계는 물품계약 또는 시공계약으로 되어 있어, 감리자의 배치 형태는 모듈러유닛 납품계약 방식 즉, 물품인지 공사계약인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며 이는 계약형태에 따라 보증하는 목적물에 대한 차이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더불어, 물품계약의 경우 최종 제품에 대한 품질만 보증이 된다면 현장에 반입할 때 모듈러 유닛 검사만 하면 되나 공사계약의 경우 당연히 최종 목적물이 모듈러유닛과 모듈러 성능과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제작에서부터 설치까지의 각각의 공정에 대한 품질 작업이 필요하다며 품질확보에 가장 좋은 방법은 추가인력을 배치하여 전체 작업을 검토하는 것이 좋으나 비용 증가의 원인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요시점을 체크하는 방안이 비용증가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안했다.


모듈러 주택

창호시공 어떻게 해야 하나?

Check Point!

□ 창호 선시공 공법 및 안전을 고려한 모듈주택 시공기술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 공장 조립 후 현장 연결 마무리 공정까지 모듈러 주택 창호의 모든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가?

□ 모듈러 주택 창호나 유리, 기타 구성부재의 파손과 기능저하, 긴결부위의 느슨해짐, 하중 등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 모듈러 주택 창호부위의 열교 및 기밀성능 저하, 누수가 발생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전문건설직종인 건축물조립공사업을 중심으로 기술한 「전문공사 모듈러 생산방식 도입 및 활성화 연구」에서 자체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기본법이 정하고 있는 전문공사 세부 업종 중에서 지붕판금‧건축물조립공사업(18.9%)과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18.9%)에서 공업화건축이 가장 활성화될 것이란 예측이다. 그리고 뒤이어 실내건축공사업(18.2%), 강구조물공사업(13.5%), 철근콘크리트공사업(11.5%) 등에서도 비교적 활성화가 예상된다는 설문응답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 연구에서는 현재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조에 근거한 별표1(업종별 업무 내용 및 건설공사의 예시)의 건설업 업종(전문공사업 29개 업종) 중 지붕판금・건축물조립공사업이 모듈러 건축 분야와 가장 일치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건축물조립공사는 “공장에서 제조된 판넬과 부품 등으로 건축물의 내벽・외벽・바닥 등을 조립하는 공사”로서 “샌드위치판넬・ALC판넬・PC판넬・세라믹판넬・알루미늄 복합판넬・사이딩 판넬・클린복합판넬・시멘트보드판넬・악세스바닥판넬 등 공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문건설면허의 대 업종화로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온실공사업과 지붕판금건축물조립공사업이 통합되어 「금속창호지붕건축물조립공사업」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이후 더욱 포괄적인 업역과 사업수행이 가능해져 우리 업종의 더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

이렇게 모듈러주택이 창호전문건설업종과 연관성이 깊은 상황에서 모듈러 주택 창호품질의 중요성이 더 깊어졌다. 일반 주택 창호처럼 모듈러 주택 창호 또한 높은 기밀과 단열성이 요구된다. 지진과 태풍에 대비한 풍압, 내진성능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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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도 모듈러 주택에 적용되는 창호는 특정 소재나 제품이 아닌 ‘시공공법’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일반 주택시공과 다르게 현저하게 빠른 속도로 시공할 수도 있지만, 선 시공 공법과 안전을 고려한 기술이 복합된 최적 결과물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듈러 사전 제작방식은 현장에서 떨어진 공장에서 제작 후 현장으로 운반되어 조립, 설치해야 하므로 시공 시 벽체가 흔들릴 수도 있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충격이 제품과 시공부위에 가해질 수 있다.

창호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모듈러 창호는 공장에서 제작된 철구조나 목구조에 시스템창호가 선 시공된 후 현장으로 이동 조립되며, 창호가 시공된 상태에서 현장으로 이동, 현장조립을 위한 크레인 작업과 연결 마무리공정까지 모

든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운송 시 조립된 창호나 유리 및 기타 구성부재의 파손이나 창호 조립부위의 긴결 상태에 대한 별도의 사전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운송을 위한 안전한 완충장치와 하중을 고려한 특별대책도 필요하다.

“모듈러 주택 창호 프로젝트는 (시스템)창호가 선 시공되어 모든 작업공정을 마칠 때까지 기밀과 단열 및 유리와 기타 부속제품이 온전하게 깨지지 않고 유지되어야 하는 고난이도 작업입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와 풍부한 경험이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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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주택은 또 기획 및 설계단계에서부터 제작요소, 작업, 공정, 보관, 운송 등의 조건에 대한 협업과 데이터 공유가 있어야 하는데, 창호도 이에 대한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창호 접합부나 이음매, 나사 등의 관통구조 등으로 열교 및 기밀성능 저하가 발생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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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듈 운반 전

설치 시 단열과 기밀, 방수를 완벽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동 시 단열과 기밀선, 방수성 등이 깨져서 기능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치 후 해체 및 재설치 조건, 모듈러 주택과 동일한 규격 모듈 조건 등이 맞아야 하므로 건설사 및 시공사 등과 기술적인 협업과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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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듈 조립

모듈러 주택 업계관계자는 “공장에서 구조체에 미리 창호를 시공하기 때문에 일반 현장에서 시공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창호처럼 부속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품은 현장 이동시 흔들리거나 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기밀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 이런 일련의 공정을 커버할 수 있는 대책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도 “모듈러 공법은 접합부의 이음매, 나사 등을 통한 관통구조 등으로 열교발생이 높고, 기밀성능이 현저히 낮다. 따라서 단열성능이나 기밀성능 향상 및 유지를 위해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내측 기밀방습지 및 천공부 기밀테이프 적용을 통해 기밀 및 에너지성능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외측 투습 방수지 적용을 통해 방수성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모듈러 건축업계에서는 “자재와 시공의 표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주택의 공업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설계, 제작, 시공, 설계시스템이 한 축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안전성에 기반 한 자재의 표준화는 규격화된 치수정립과 공장생산의 효율성 증대, 대량생산효과 등의 질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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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가이스트 하남 실내전경

이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서 강화유리의 경우, 유리 앞면은 잘 깨지지 않지만 모서리나 윗면을 세게 내리치면 깨지는데, 모듈러 주택을 제작하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충격이 가해지게 되면 위험한 상황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또 창유리의 단열성능을 위해 아르곤가스를 꼼꼼하게 주입했다고 하더라도 충격이 가해지면 새어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대책이 창호 전문업체로부터 도출되어야 합니다.”라고 창호업계에 당부했다.

모듈화 주택에 최적화된 자재 표준화는 무엇보다도 균일한 품질을 획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강태웅 대표는 특히 완성된 모듈러 주택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서 ‘기밀도’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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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도는 실내외 공기가 빠져나가거나 들어올 수 있는 틈이 집에 얼마나 있는지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집의 품질을 수치로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데, 모듈러 주택 제조사가 먼저 소비자가 믿을 만한 품질지표를 제시하고, 지속적인 품질점검을 해 나가야 합니다.”

“집이라는 거대한 제조품을 구성하는 모듈러 주택 창호와 시공품질에 대해 수많은 변수를 통제하고, 다양한 변수들을 잡아내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시공 전문 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입되는 인력의 역량이 출중하고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당연히 좋은 제품의 생산이 가능합니다.”

결국 모듈러 주택의 핵심 키워드는 제품보다는 시공이다. 창호 원자재와 철물, 부자재의 공장제작시공과 현장시공을 어떻게 완벽하게 해 낼 수 있는가가 모듈러 주택 창호업계의 관건인 것이다.

“모듈러 공법은 창호나 기타 자재의 새로운 기술적 장르를 개척한다는 의미가 큽니다. 모듈러 공법은 모든 특수 건축에 적용 될 시공방법이며, 선도적인 기업과 자재업체들이 활발하게 검토하여 각 분야의 시공매뉴얼이 다시 작성되고, 기술적 조합과 성능이 연구되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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