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박람회장은 경쟁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공간

2024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Korea Timber Builder Festival

22. 대한민국 목조건축박람회 1.jpg

 

제1편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제2편

공개모집이 아닌 선택모집

제3편

박람회장은 경쟁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공간

제4편

세미나 컨퍼런스 체험이 중심이 된 박람회

B2C 보다 B2G B2B 가 중심이 되어야

제5편

축제 그리고 파티

제6편

통계로 본 제1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제7편

박람회 기간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

제8편

제2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에 초대합니다.

대한민국 목조건축의 역사가 시나브로 30년이 되었다.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전을 해왔다.

그곳에는 시대를 빠르게 읽은 산업계의 리더와 오피니언들이 있다.

그리고 잰걸음이지만 정책과 법률로 대한민국 목조건축산업의 발전 근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정부기관과 학회, 협회, 연구소, 대학들이 발돋움을 하고 있다.

목조건축과 관련된 모든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대한민국 목조건축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가 모을 수 있을까? 누가 모아야 하나? 어떻게 모아야 하나?

이 대업에 아군은 누구일까? 적군은 누구일까?

만약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그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하나?

성공을 지켜 본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무엇을 하려고 할까?

이 사건을 계기로 목조건축계는 하나로 힘을 모으려고 할까?

아니면 확인한 가능성을 개인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더 극심하게 사분오열될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2023년 가을의 끝자락에서 제1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의 시작을 알리기에 이르렀다.

월간빌더 김창규 국장.


누구를 위한 박람회이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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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展覽)의 사전적 의미는 ‘소개, 교육, 선전 따위를 목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진열하여 놓고 여러 사람에게 보임.’으로 정의하고 있다. 전람사업 또한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 중에 하나이다. 당연히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기업들처럼 전람 사업을 하는 기업도 좋은 기업인지 나쁜 기업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그리고 판단 주체가 있기 마련이다. 40년 가까운 박람회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이지만 운영방식이나 전시사업의 주체는 1세대 방식에 머물러 있고, 1세대 주역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산이 4번이나 바뀌는 시간동안 전시사업은 결국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을 리드해야 할 전시사업의 목적과 특성을 무색하게 하는 부분이다.

왜 그럴까? 그래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화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의지와 시스템의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 굳이 변화하지 않아도 전시 부스는 어찌어찌 다 채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굳이 변화를 위한 모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1차적으로는 전시 주최사, 그리고 전시 주관사, 참가업체, 관람객 모두의 유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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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기업은 시장에 새로운 제품이 나오거나 더 나은 시스템이 제시되면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바로 도태한다. 뿐만 아니라 세상의 흐름에 뒤쳐져 구시대 방식을 오랫동안 유지하고만 있으면 바로 외면당해 버린다. 그런데 전시업계를 바라보는 모든 주체가 방관하고 있다. 급기야 기존 전시업체와 밀착 동행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전시 운영방식과 조건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주객이 바뀌었고 이제 더 이상 전람은 전시 주최사의 것이 아닌 것으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 되었다.

그 결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축박람회는 박람회 이름이 무색할 정도가 된지 이미 오래되었다. 뿐만 아니라 누구의 유익을 위해 박람회가 준비되는지 정체성마저 상실되어 버렸다. 전시 주최사, 전시 주관사, 전시 참가업체, 관람객 중 일부 전시 참가업체에게만 유익이 있다는 생각은 비단 필자만의 의견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는 박람회와 관련된 모든 주체가 유익해지는 방법은 없는가? 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전시주최사, 전시 주관사, 참가업체, 관람객 그 누구도 박람회로 인해 시간적 경제적 손해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모두가 기대 이상으로 유익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표를 두고 준비를 시작했다.

특히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박람회장을 방문하는 관람객 분들이 입장부터 퇴장까지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는 데 중요도를 두었다. 이렇게 모두가 상생하는 건축박람회, 더 나아가 모두가 화합되는 건축박람회가 되게 하고 싶었다.


 

화합과 상생의 조건 #1

서로 신뢰할 기업들이 모여야 한다.

박람회 주최사·주관사의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

‘전국 어느 박람회에도 이렇게 좋은 기업들을 모은 박람회는 없었다’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심정은 누구보다도 전시 주최사 및 전시 주관사라면 스스로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항상 나오는 업체만 나오고 신제품이나 기술력 있는 기업이나 제품이 출품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부스를 다 채웠다고 하더라도 좌절감을 크게 느낄 것이다. 전시업체 스스로도 다른 박람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박람회까지 통틀어 스스로 어느 정도 위상에 머물러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끄럽지만 해외 박람회와의 비교 순위가 고려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語不成說 이다.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박람회 신뢰도는 어디서 생길까?

박람회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른 기업들을 바라보면서 어떤 마음이 먼저 생길까? ‘박람회 참가하기를 잘했어’라는 첫 번째 생각은 부스배치도를 받아드는 순간일 것이다. 동종분야든 이업종이든 인정하고 신뢰할 기업들이 많을 때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함께 하는 기업들이 서로를 빛나게 해 주어야 한다. 기업마다 해당 분야에서의 위상과 인지도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철학과 노력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위상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박람회장을 방문하는 분들의 만족도이다.

지금의 박람회는 ‘볼 것이 없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그 박람회는 실패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기업체 관계자 분들의 발길이 사라졌다. 그래서 이제 건축박람회의 중요한 성공요소로 B2B, B2G 관람객의 비율이 중요하게 되었다. 70% 이상의 기업과 기관 관람객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박람회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박람회장은 신제품발표의 장, 산업을 선도하는 기획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보기 위해 참가업체와 관련이 있는 기업들과 새롭게 아이템을 찾고 있는 개인들이 1년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박람회장으로 몰려 들어야 한다. 그것도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개잘 첫 날부터 인산인해를 이루어야 한다. 전시 주최사는 이러한 기획에 기업이 사활을 걸어야하는 것이 지극히 마땅하다.


 

화합과 상생의 조건 #2

소수의 아이템만 편중되면 안 된다.

건축박람회라고 한다면 ‘빈손으로 와서 집을 지어 나간다’정도는 되어야 한다.

건축설계부터 구조, 시공, 자재, 인테리어, 조경, 주택검사, 유지관리 등 건축의 A~Z까지 총망라된 구성을 알차게 갖추어야 한다. 반대로 가장 나쁜 설정은 건축 관련 기업의 비율이 거의 없거나 창호 또는 중문 등 동일 업종 한두 제품만 집중된 상태이다. 이 정도면 창호박람회 또는 중문박람회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된다.

‘건축에 이런 제품까지 필요했었어?’라고까지는 아닐지라도 건축에 가장 필수 제품군으로 지칭되는 제품군은 반드시 출품되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만을 추리더라도 수백 개의 아이템은 쉽게 만들어진다. 그런데 한두 개 아이템만을 유치했다고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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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사 관계자는 ‘아무리 홍보를 하고 권유를 해도 반응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과연 그랬을까? 그들이 찾아가 영업을 한 기업의 명단을 요구하면 아무 말도 하지를 못한다. 그들에게는 개선의 의지가 없다. 본인이 속한 기업을 위해 작은 희생을 할 생각조차 없다. 밀림의 맹수도 사냥을 할 때, 작은 토끼조차도 맹수를 사냥할 때처럼 최선을 다한다. 목숨까지는 걸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진 역량만큼이라도 발휘하는 최선을 다할 필요는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서는 이런 긴장감을 도무지 느낄 수가 없다. 심하게 말하면 자신이 속한 기업의 미래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산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권유하고자 하는 기업마다의 아이템 특성과 미래 선도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그 기업과 아이템이 해외 그리고 국내와의 연관성, 뿐만 아니라 국내 정책과의 연결점을 판단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 바로 자기 기업의 직원들만 모아놓고 회의를 많이 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주변에 조언을 해 줄 사람들이 넘쳐난다.

각 산업에는 전문가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 분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어떤 기관이나 기업을 만나야 하며, 이를 위해 스스로 어떤 개혁을 해야 하는지 경청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좀비처럼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화합과 상생의 조건 #3

건축을 위한 모든 아이템이 집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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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결단은 공개모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결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의지를 표현하는 것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시스템에 공개적으로 묶어버리고 모두에게 공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건축에 필요한 필수 아이템과 주요 아이템을 우선순위별로 정하고, 아이템별 참가 가능 기업의 수를 제한해야 한다. 마땅히 전제되는 것은 해당 분야에서의 기업의 위상과 제품력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이런 마땅 위에 기업군을 배치하고 참가를 직접 권유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기업들이 참여할 마음을 가지게 된다. 또한 분야별 아이템별 제한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참여 자격 조건이 자생적으로 엄격하고 높아지게 되며, 산업은 긍정적으로 발전을 하게 된다. 이런 촉진제 역할을 하는 것이 전시업체가 만들어 내야 하는 본연의 목표일 것이다.

건축은 모든 관련 기업들이 연계되어 돌아가는 특성이 있다. 어느 것 하나 빠져서도 안 되고, 제 기능을 발휘해 주어야만 정상적인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다. 그래서 건축은 매우 보수적이어야 한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시스템이나 영업방식이 개입하면 안 되고, 오히려 투명하게 전후 모든 과정과 내용이 공개되어야만 한다. 법규, 기술력, 철학, 일관성, 서비스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들이 보유한 아이템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해야 한다. 전시 주최사라면 이런 노력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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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의 박람회처럼 건축이 사라지는 방향으로 전시 발전 모델을 제시한다면, 자의 반 타의 반 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애써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건축의 특성상 오프라인에서 만지고 느끼고 묻고 확인해야 하는데, 전시업체의 이런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기업들이 오프라인에서의 홍보와 만남을 포기하고 온라인으로 돌아서버리게 한다면 건축 산업을 반쪽짜리가 되어버리게 만들게 될 것이다.

세밀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겠지만 아이템별 일정기간 신제품이 없는 경우 박람회 참가를 제한하는 방법도 아이디어는 될 것이다. 또는 동일 아이템의 경우 참가업체수를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템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출품 품목을 유도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화합과 상생의 조건 #4

관련 있는 기업들이 모여야 한다.

건축박람회의 모집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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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관련된 기업이나 아이템이 아니면 참가를 제한하여야 한다. 해외 전시회를 잠시 기억해 보아도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쉽게 이해할 것이다. 건축박람회라면 건축과 관련된 기업과 아이템만으로 참여기업을 제한하는 것이 맞다. 특히 건축은 다른 산업에 비해 아이템이나 제품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산업이다.

앞선 공종에서 하나의 아이템이나 시스템이 바뀌면 후 공정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템이나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은 연관 기업과의 미팅이나 설명 등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면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것이다. 일일이 약속을 잡아 기업을 방문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을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욕구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국내에 진출하려고 한다든지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도 이 기회를 더 활용하고 싶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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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더 나아가서 더 엄격하게 기준을 잡는다면 신제품을 일정기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 시장을 선도할 아이템이나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못한 기업, 건축을 위해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도움이 안 되는 기업 등은 박람회 참여기회를 주지 않기로 하는 단계까지 성장해야 한다. 이렇게까지는 못하더라도…

해외 박람회에 비해 무척이나 작은 공간에 건축 전체를 모으는 전시를 기획하고도 건축이 아닌 건축 이외의 산업이나 아이템으로 특히 박람회를 따라 다니며 장사를 하는 업체들로 부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면 그 박람회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해외의 경우 건축 전체도 아닌 창호나 차양, 유리 등 극히 일부 한정된 아이템으로 국한된 박람회도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 일산 킨텍스의 몇 배의 규모로 열리고 있는 실정이다. 건축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개최하지만 건축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고 있는 못하고 있다 해야 할 것이다.

박람회가 성장하고 발전한다면 처음에는 건축 전체를 모았다가도 역사가 쌓일수록 세분화되는 분화의 과정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다. 건축의 자리를 다른 자리에 양보하는 모습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조건 #5

B2B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야 한다.

위에서 말한 내용으로 박람회가 준비된다면 진짜 많은 일들을 기대하고 기획하게 될 것이다. 건축박람회의 숨은 묘미는 참가업체끼리의 4일간의 만남에 있다. 건축의 특성상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협업을 하는 경우도 흔한 것이 산업의 특성이다. 자의 반 타의 반 건축박람회가 진행되는 4일 동안은 한 공간에 함께 있게 된다. 이 때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참여 기업 간 관계 정립의 기회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전시 주최사의 기획적 낭비 또는 게으른 방치가 아닐 수 없다. 박람회 참가업체는 관람객보다 2시간 일찍 입장이 가능하다. 2시간이면 많은 일들이 가능한 충분한 시간이다. 함께 식사를 하든지, 티타임을 가지든지, 간담회를 해도 좋다, 더 준비를 한다면 기업을 위한 세미나도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박람회는 이 엄청난 시간이 아예 버려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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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목조건축박람회에서 열린 참가업체 간 네트워킹 파티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에서는 버려지는 시간이 없도록 했다.

아침 시간을 활용해 기업 간 간담회와 제품 설명회를 가질 수 있게 했으며, 저녁 시간에는 관련 업체 분들의 식사 자리를 연결하기도 했다. 특히 네트워킹 파티의 자리를 마련해 다과와 음료를 마련하기까지 했다. 공적인 만남과 사적인 만남이 조화를 이룰 때 관계성은 더 큰 효과를 보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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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목조건축박람회장 개장 전, 아침에 좌담회를 가지는 모습

‘박람회는 누구를 위해 하려고 하는가?’ 라는 질문을 주최사 스스로 자문해 본다면, 4일의 긴 시간에 엄청난 일들을 만들어 내기에 이 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생각하지 않는 주최사, 관심이 없는 주최사, 박람회 개최의 목적이 본인의 이익에만 두는 주최사는 유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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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장을 가득 채운 모습


화합과 상생의 조건 #6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 참여가 있어야 한다.

건축박람회에서 정부나 기관, 지자체의 참여 중요성은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그야말로 엄청나다. 왜냐하면 건축 산업은 법과 정책에 의한 변화가 매우 큰 업종이기 때문이다. 법규나 정책의 작은 단어 하나, 기준 하나가 산업을 죽이기도 하고 부흥시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불균형과 홍보의 부족으로 좋은 정책이 시도조차 해 보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리기도 한다. 포럼이나 세미나 그리고 언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홍보에 노력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 산업을 움직이기에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정보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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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식에 참여한 산림청 등 산업관계자들이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그래서 더 다양한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전문 건축박람회장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해당 산업의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집결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일반 건축박람회가 아닌 해당 분야 전문 건축박람회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보다 선별되고 집중된 관람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 기관 및 협‧단체 그리고 지자체는 전문 박람회를 육성하고 지지하며, 적극 활용해야만 한다.

정책을 홍보하고 산업의 반응을 통해 개선점이나 보완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이 점이 중요한 것은 정부나 기관에 닿아있는 소수의 관계자가 아닌 다른 의견을 가진 다수의 분들을 만나서 진솔한 의견들을 접할 수 있는 개방된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정책이나 법규의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다. 조심스럽지만 탁상행정과 소수의견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적극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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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에 참가한 국립산림과학원

또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좋은 협력사 발굴 및 협업체결이 가능하다.

산업 곳곳에는 생각보다 숨은 고수나 전문가, 실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많다. 이러한 고수나 기업들을 발굴하고 협업을 위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는 곳이 전문 박람회이다.

정부나 기관, 지자체에서 이런 기회를 만들려는 노력이 병행될 때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만들어진 정책이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산업 또한 건강하게 발전해 갈 것이다.


 

화합과 상생의 조건 #7

고인 물 그리고 옛 방식은 산업에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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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목조건축박람회장에 마련된 나무놀이터를 즐기는 관람객들.

지금 개최되고 있는 박람회 중에서 주최사, 주관사, 참가기업, 참관객, 그리고 산업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상생의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박람회는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자발적으로 그 자리를 내어주고 물러나 주는 것이 모두를 위한 상도의일 것이다. 아니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필자의 경우 후자의 방법으로 전시 산업의 움직임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

국내 전시사업의 역사가 40년에 다다르고 있고 전시관련 협회까지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퇴색되기만 하는 박람회장의 풍경은 너무 우울하기만 하다. 다른 관련자 분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변화하려는 혁신하려는 의지가 없이 고인 물로 머물기를 선택했다면 주변 환경이 도와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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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업체가 마련한 어린이 목구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모습

먼저, 대관업체의 결단이다.

해외의 경우 어떤 박람회, 포럼, 세미나, 회의 등을 유치하는 각 대관업체의 위상과 직결된다. 부스를 채우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전시업체와 다를 바 없이 대관업체의 대관일수 대관율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 이미 기능을 상실한 전시, 사회적 비판이나 상식을 넘어선 행사 등은 거절할 용기가 필요하다.

다음은 주관사의 결단이다.

주최사의 의뢰를 받아 박람회 등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어떤 박람회를 받아 운영하는가가 그 주관사의 철학이자 기치라고까지 말하면 심하다고 할까? 아무 박람회라도 기회만 주어지면 한다는 생각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참가업체의 결단이다.

참가업체는 회사의 위상이나 철학 등을 살펴 스스로 담길 바구니를 선택해야 한다. 한 공간에 있으면 도매금으로 같은 평가를 받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참가업체가 박람회의 위상을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전시 주최사의 위상이 참가업체의 위상을 추락시킬 수도 있다. 참가를 거절할 용기, 제대로 준비하라고 말해줄 배려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관람객의 결단이다.

물론 개인 그리고 기업이 소중한 시간을 들려서 박람회장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 방문 목적이 상실되었거나 유익이 없다고 판단되면 박람회장을 찾지 않는다. 이미 건축박람회는 그렇게 되어 버렸지만… 사전에 발표되는 참가업체의 정보와 부스배치고 등을 살펴 박람회장 방문 여부를 결정하고, 박람회의 이름과 내용이 상이할 경우 발길을 끊어 주최사의 뼈를 깎는 노력을 촉구하고 거듭나도록 도와야 한다.


오늘날 건축 및 인테리어 등 관련 박람회는 많아도 너무 많다.

필자가 기사 작성을 위해 조사를 하다보면 극비수기와 명절을 제외하면 숫자상으로 거의 매주 열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3년에 한 번, 2년에 한 번, 1년에 한 번 열리는 해외 박람회와 비교하면 산업의 규모나 국토 면적을 비교해도 지나침이 과하다. 이러다가 공멸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이제 모두가 상생하고 더불어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남은 것은 전시를 기획한 주최사를 제외한 나머지 관계자 분들의 결단이다. 사회적 목표를 정하고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1. 대한민국에서 건축박람회는 1년에 몇 번 열리는 것이 적당한가?

2. 시대적 흐름에 맞는 건축박람회의 선택과 집중적인 지지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3. 박람회 본질에 맞는 전시장 구성과 내용의 높은 질적 수준을 촉구해야 한다.

4. 전시기간 4일을 위해 나머지 361일의 준비과정이 있게 하자.

5. 박람회가 마치면 산업과 기업의 성장 결과 지표가 박람회의 존속기준이 되게 하자.

 

이런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모든 산업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겸손해질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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