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편. 박람회 기간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

2024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Korea Timber Builder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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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제2편

공개모집이 아닌 선택모집

제3편

박람회장은 경쟁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공간

제4편

세미나 컨퍼런스 체험이

중심이 된 박람회

B2C보다 B2G·B2B가

중심이 되어야

제5편

축제 그리고 파티

제6편

통계로 본 제1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제7편

박람회 기간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

제8편

제2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에 초대합니다.

대한민국 목조건축의 역사가 시나브로 30년이 되었다.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전을 해왔다.

그곳에는 시대를 빠르게 읽은 산업계의 리더와 오피니언들이 있다.

그리고 잰걸음이지만 정책과 법률로 대한민국 목조건축산업의 발전 근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정부기관과 학회, 협회, 연구소, 대학들이 발돋움을 하고 있다.

목조건축과 관련된 모든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대한민국 목조건축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가 모을 수 있을까? 누가 모아야 하나? 어떻게 모아야 하나?

이 대업에 아군은 누구일까? 적군은 누구일까?

만약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그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하나?

성공을 지켜 본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무엇을 하려고 할까?

이 사건을 계기로 목조건축계는 하나로 힘을 모으려고 할까?

아니면 확인한 가능성을 개인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더 극심하게 사분오열될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2023년 가을의 끝자락에서 제1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의 시작을 알리기에 이르렀다.

월간빌더 김창규 국장.


Episode Ⅰ.

현저히 부족한 주차 공간이 전시회에 미치는 영향

자가용 Vs. 대중교통 / 수원 인근 거주자만 방문 Vs. 전국에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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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메쎄를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개최 장소로 결정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는 주차 공간이었다.

AK플라자(1,340대) 수원역 환승센터 공영주차장(129대) 타임빌라스 수원 주차장(2,320대) 등 인근 주차장을 활용하면 충분하지만 방문객의 편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본다면 수원메쎄 자체 주차장은 매우 협소했다. 정해진 주차공간과 하역장 그리고 갓길 및 인도까지 주차를 총 동원해도 약 400대 주차만 가능한 실정이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면 방문객이 현저히 줄어들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나마 희망을 가진 것은 인근 주차장의 활용과 수원역 등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으로 전국에서 방문객이 호응해 줄 것인가는 의문이었다. 다른 박람회처럼 인근 분들만 찾는 지역 박람회가 되어버린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 되어 버릴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박람회 첫 날 9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입구를 들락거리며 복도와 주차장의 상황을 살폈다.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자 분들이 얼마나 있는지? 주차장은 가득 찼는지? 어쩌면 가장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기도 했다. 오전 10시 박람회장의 문이 열리자 많은 분들이 입장을 시작했다. 이런 입장 행렬은 박람회 기간 내내 이어졌다. 주차장은 항상 만원이었다. 주차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민망하게도 ‘이런 박람회를 만들어 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었다.

통계는 매일 저녁마다 분석을 했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예상을 했던 것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경상남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방문을 해 주셨다. 전문박람회의 개최지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들이 박람회 참가기업들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박람회라면 섬에서 해도 사람들이 몰려올 겁니다.’라는 다소 과장된 인사까지 하는 분이 있기도 했다.

'다음에는 해외에서도 참가하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박람회에 대한 기대와 평가는 높아졌다.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알려진 박람회로 성장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박람회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당히 지명도 있는 해외 건축박람회 주최사로부터 협력 제안이 메일로 전해왔다. 제2회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에스토니아 등에서 관심과 축하의 메시지들과 일부 참여 의사를 전해오고 있다.


Episode Ⅱ.

네트워킹 파티장의 어색하기만 했던 분위기

“이 프로그램이 가장 좋았어요! 다음에는 잘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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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려했던 상상은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고야 말았다. 한 분 한 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그렇게 말씀을 잘하는 분들이 모두 얼어붙은 상태로 서 있었다. 다름 아닌 네트워킹 파티장에서의 모습이다. 외국 박람회장에서는 크고 작은 형태로 네트워킹 파티가 열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에서 시도되었다. 외국 출장이 잦은 분들이라 머리로는 “아~”하고 이해를 했지만 몸은 경험이 없었던 터라 어색하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을 했던 터라 미리 대안을 마련해 두었었다.

부드러운 대화를 돕기 위해 간단한 핑거 푸드와 음료, 다과를 준비했다. 그리고 도우미를 배치하고 어떤 기업체 대표분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면 좋은지를 미리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그 분들을 이끌어 소개를 했다. 어색함도 잠시 역시 기업 대표의 포스를 쉽게 되찾았고 열띤 대화로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10분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강제(?)로 대화를 중단시키고 다른 분들과 인사를 하게 했다. 이렇게 1시간 30분의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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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를 마치고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박람회 전체 프로그램 중에 네트워킹 파티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네트워킹 파티가 있은 다음 날부터는 주최 측에서 예측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찬 간담회가 부스마다 자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업체 부스를 방문하여 심도 깊은 상담들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서로 협력관계로 발전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공동 개발하기도 하는 등 상생을 모색하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다음에 또 다시 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잘 할 자신이 있습니다.”라며 인사를 하셨다. 그래서 제2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때에는 두 번의 네트워킹 파티를 준비해 드리려고 한다. 충분히 만나고 인사하게 도와드리면 기업 간의 상생은 물론이고 미처 알지 못했던 시너지가 넘쳐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건축박람회가 지금의 모습처럼 B2C 그것도 물건을 파는 시장의 모습이 아닌 많은 분들이 고대하는 건축박람회, B2B B2G의 특성이 강화된 전문 박람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주최사로서 보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박람회장에 건축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발길이 더 많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Episode Ⅲ.

입장하면 우측으로 돌지 마세요. 제발~

박람회장은 목적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로 가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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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것은 몸에 밴 습성이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몸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건축박람회의 일관된 모습은 사람들이 입장을 하자마자 오른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입구 쪽에서 오른쪽 벽면과 복도에 면한 부스는 경쟁이 치열하고 오래된 터줏대감들의 점령지가 되어 있다. 반대로 반대편에 자리 잡거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부스들은 개장 후 1시간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만 고객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내방객들이 특별한 목적성 없이 와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돌아보는 박람회가 되어버렸다는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적어도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장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장치들을 이중삼중으로 설정해 두었다. 습성에 저항하여 우측으로 도는 일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했다. 이는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에 대한 주최사의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기에 “박람회장에 입장한 고객은 방문 목적에 맞춰 해당 부스로 직진하게 만들자‘라는 목표를 정했다.

‘오른쪽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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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첫 날부터 기대했던 현상은 나타났다. 처음 보는 박람회장의 모습에 참가업체 분들의 얼굴에 웃음과 탄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에 예전 박람회의 모습 그 이상을 상상하지 않았던 오른쪽 부스에 자리 잡은 업체 분들은 의아해하는 모습이었다.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는 목적성을 가지고 방문하는 고객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입장과 동시에 해당 업체 부스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둘러보러 오는 분들의 비율을 현저하게 낮추는 장치들을 겹겹이 해 둘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기획단계에서부터 설명이 있었다.

1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주최사와 주관사의 회의에서는 입장객의 순도를 높이고 이러한 박람회 문화를 강화하기 위해서 입장료를 심리적 부담감을 주는 수준까지 올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박람회장을 방문하는 고객들도 분명한 방문 목적이 있는 분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가 기업들은 시간과 돈을 들여 출품을 했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방문객들로 가득한 박람회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pisode Ⅳ.

박람회장은 물건을 구매하는 곳이 아닙니다.

여기는 물건을 파는 부스가 없네요?!

 

“물건 파는 부스는 없나요?”

박람회장을 찾은 고객 분이 필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다른 박람회처럼 생각하고 오신 모양이다. “여기는 물건을 파는 업체는 참가하지 못하는 목조건축 전문 박람회입니다.” 건축박람회는 건축과 관련된 업체나 기관이 참가를 하고 건축을 준비하는 분들이나 산업을 이해하고 공부하려고 하는 고객들이 방문하는 것이 상식이고 당연한 것이다. 언제부터 장터가 되어버렸는지? 왜 아무도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지 그것이 더 이상할 뿐이다.

“물건을 파는 업체가 없네요!”

참가업체 분들이 필자를 찾아와 하신 말씀이다. 속이 다 시원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진즉에 이랬어야지”라며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다. “질문하는 수준과 내용부터 달라졌습니다.” “이렇게 상담이 정상적인 경험은 처음입니다.”라는 반응들이 속속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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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러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과 저항은 치열했다. 공동 주최사와 주관사를 통해 가해지는 참가 희망 업체들의 압박을 뿌리치기에는 상황이 결코 쉽지 않았다. 여간한 뚝심과 강단을 필요로 했다. 큰소리가 오가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그렇게 지켜낸 결과물이 제1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였다. 상인이 없는 박람회, 장보러오는 관람객이 없는 박람회, 전문 박람회, 산업을 견인하고 건강한 제도와 정책이 논의되는 박람회, 참가업체의 영업과 홍보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박람회, 수많은 미래 정보들이 넘쳐나는 박람회, 바로 모두가 희망하는 그 박람회의 시작을 알리고 싶었다.

어떤 분은 이런 질문을 했다. “이런 결정을 하고 지켜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이었습니까?”라고. 정말 그랬다. 돈을 떠나서 필자를 시험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모두가 원하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필연적 기획과 그 추진에 대한 의지가 도중에 꺾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좌절감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멀리 있는 적은 방어하기가 쉬웠지만 아군을 방어하는 일이 더 힘들었다.

지금은 그 당시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었고, 더 단단한 동지애가 만들어졌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건축박람회장은 장보러 오는 곳이 아닙니다.

물건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

건축 박람회 참가를 고려하는 업체들은

건축 박람회에 참가를 스스로 철회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건축 산업 성장을 돕는 길입니다.

그리고 전시 주최사 주관사 분들도 의미 있는 결단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Episode Ⅴ.

2회 때는 꼭 참가하겠습니다.

실체가 없었던 박람회, 그것도 ‘목조건축’으로 제한했던 박람회

믿고 결정해 주신 분들 Vs.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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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를 준비를 하는 초반부터 “기존의 수많은 건축박람회들도 건축만으로는 다 채우지 못해 가구 캠핑 아니 잡상인까지 다 동원해도 부스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전체 건축의 18% 밖에 안 되는‘목조건축’으로 박람회 이름을 제한하다니, 도대체 이렇게 무모한 이유가 뭡니까?”라는 주변의 우려가 상당히 많았다.

세상에 없는 처음이라는 것을 만들 때에는 기존의 그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파장을 내보내야만 한다. 기존의 그것들과 같은 파장을 내면 존재감 없이 묻혀버리기 때문이다. 기존의 모든 소리들을 뚫고 나오는 나만의 소리를 대중을 향해 분명하고 정확하게 전달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고민이 없었다면 지금의 결과 또한 없었을 것이며, 그 누구도 새로운 건축박람회 참여를 그리고 방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2019년 2월에 창간된 월간빌더가 5년 가까이 일관되게 달려 온 그 길에서 조건 없이 응원하고 지지해 주셨던 분들이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함께 해 주기로 결정해 주셨다. 실체도 없는 건축박람회를 믿어 주신 것이다. “국장님이 하시는 일인데, 같이하고 응원해야죠.”라는 그 말이 5년의 시간을 보상 받는 감격으로 다가왔다.

반면에 “어떻게 준비되고 개최되는지 확인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결정을 유보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박람회의 준비 내용을 묻지도 않고 지지를 보내 주신 분들의 큰 마음에 대한 감사는 더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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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는 시간을 따라 개최되었고, 개장 첫 날 밀려드는 방문객 사이로 ‘확인을 해야만 결정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던 분들도 확인되었다. “내년에도 박람회를 개최하실 생각이신가요? 내년에는 저도 꼭 참가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사전 참가신청서를 작성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목조건축으로 범위를 축소해 제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볼거리가 이렇게 많은 박람회는 처음입니다.” “하루 종일 머무르며 상담과 미팅을 했는데, 내일 또 올 겁니다. 만나야 할 분들이 아직 너무 많습니다.” 등의 반응들을 필자를 찾아와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주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박람회를 기획하면 기대했던 하나의 결과가 도달되고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Episode Ⅵ.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였다고요!

모두가 놀랐다. 아무도 이 정도일줄 몰랐다.

 

박람회 첫 날 오후 2시 귀빈들을 모시고 오프닝 행사를 가졌다. 정부 관계자 분들과 협․단체 및 산업계 학계 대표 분들이 오픈을 알리는 테이프를 잘랐다. 이후 박람회장을 둘러보던 중 세미나장 앞에서 일행은 발걸음을 멈추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탄성을 질렀다. 180석이 준비된 세미나장에는 건축사 분들이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건축사 분들은 선 채로 목조건축 관련 세미나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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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였습니까?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였는지

이 광경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스 안에서는 상담을 하고 있었고, 목재 체험관에서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나무를 가지고 만들기와 게임을 하며 즐거워했다. 행복으로 가득한 가족의 모습을 보며 나무가 이어주는 사랑을 목격했다.

목조주택 설계전과 사진전 부스에는 월간빌더에서 엄선한 목조주택의 설계도면과 완공 사진 그리고 목재인테리어로 완성된 주택 작품들이 전시되어 예비건축주 분들의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이걸 목조주택으로 지은 거라고!” “목조주택이 너무 예뻐요!” “우리도 나중에 목조주택으로 짓자” 라며 목조주택을 통한 미래의 행복을 상상하는 가족의 모습도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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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목조건축이 이런 거였군요!"

 

“아 목조건축이 이런 거였군요!”라며, 일행 모든 분들은 ‘소재에서 건축으로’, ‘건축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있었다. 일행 중 한 분은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습니다.”라며. “이런 목조건축박람회를 만들어 주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놀랐다. 아무도 이 정도일줄 몰랐다.

가슴 깊은 곳에서 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밀려 올라왔다. 매월 분주하게 만들어내던 ‘월간빌더’는 목조건축을 위해서, 목조건축 산업을 위해서, 그 중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일이었다는 것이 확신이 되어 새겨졌다.


Episode Ⅶ.

내방객 없어도 돼요, 4일 동안 우리끼리 만나요.

서로에게 진성 고객이 되도록 구성된 참가업체들

 

"방문객 한 분도 없어도 됩니다.

참가업체 분들과 인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겁니다."

내년에 개최되는 제2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참가신청서를 작성하면서 C업체 대표님이 하신 말씀이다. 지난 3월 제1회 박람회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내년에 처음 참가하는 분으로 주최 측의 박람회 기획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신 듯했다. 사실 그랬다. 지난 3월에 열렸던 제1회 박람회 때에도 이런 과정과 결과가 있었다.

해외에서 참가한 K업체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처럼 매우 효과적인 박람회는 처음이었습니다. 일일이 미팅 일정을 잡고 전국을 다녔어야 했는데, 박람회장에서 미팅을 마쳤습니다.”라며, “다음에는 부스를 더 크게 나와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고객 응대를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해외박람회처럼 부스 안에서 편안한 미팅이 되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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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업체의 반응은 대개 비슷했다. 참가한 설계업체나 시공업체 분들과의 관계 형성에 중요성을 잘 아는 분들로 박람회 기간 내내 자연스러운 만남을 만들어갔다. 특히 네트워킹 파티 다음 날부터는 박람회 개장 전 이른 시간부터 부스마다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만남들은 비즈니스를 보다 부드럽게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A업체 대표님은 박람회 첫 날이 마무리 되어 갈 즈음에 필자를 찾아와 “내일부터 안 나올 겁니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다른 박람회 4일 한 효과 그 이상을 오늘 다 했습니다.”라며 웃어보였다. 박람회는 이런 풍경이 정상적이다. 해외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런 모습이 국내 건축박람회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되었다. 참가업체마다의 참가 목적이 가급적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참가업체를 선정하고 방문객을 선정해야만 한다. 진정한 B2G B2B에 충실한 박람회가 되었어야만 한다.

제1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를 마친 지난 3월 이후 필자에게 계속 이어지는 소식들이 있다. 상담 계약 내용, 업체 간의 협업 내용들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래서 더더욱 중요해진 것이 신제품 신기술을 갖춘 업체의 박람회 참가조건이 되었고, 방문객 또한 목적성을 가진 분들로 순도를 높이기 위한 심리적·물리적 허들들을 만드는 것이 되었다.


Episode Ⅷ.

예비건축주 상담에 식사도 못해요.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만 모아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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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람회의 특성 중에 하나는 실질적인 상담 고객의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건축사 시공사 부스는 4일 내내 상담의 분위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평소 4일 내내 한 자리 수의 상담에 그치는 것에 비하면 비교되는 풍경이었다. 건축의 중심에 있는 예비건축주가 신뢰할 수 있는 건축박람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의 고민은 월간빌더가 창간되기 전부터의 가장 큰 숙제였고 창간의 이유였다. 이유는 건축에서 돈을 내는 주체는 건축주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머지 모든 주최들은 건축주에게만 마음과 시선이 집중되어야 한다.

월간빌더는 창간과 동시에 전국에서 개최되는 건축박람회에 참가했다. 매년 적게는 10번 많게는 14번의 건축박람회에 나갔으며, 건축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건축주에게 건강한 건축을 위한 상담과 그에 걸 맞는 업체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2년이 지나면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고, 건축박람회가 열리면 월간빌더 부스를 찾아 상담을 하는 건축주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분들이 마음 놓고 상담을 할 수 있는 박람회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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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은 규모이지만 협력사 분들과 ‘박람회 속의 박람회’를 만들어 세미나와 상담을 진행했고, 지난 3월 협력사분들의 지지에 힘입어 수원메쎄 전관을 사용하며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개최사의 초대를 받고 박람회장을 방문한 예비건축주 분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박람회 참가 업체를 주최사에서 직접 선별해야 하는 이유, 내방객 또한 주최사에서 직접 선별해야 하는 이유가 박람회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건축을 준비하는 모든 주최의 시간과 돈을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건축에 관련된 모든 주최 분들에게 기쁨과 감사 그리고 감동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목조건축의 속성이다.

"평소 다른 박람회장에서는

만나기 힘든 좋은 업체들이 가득해

상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pisode Ⅸ.

우리도 건축박람회를 만들자!

누군가의 꿈이 되고, 누군가의 길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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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3일차 아침이었다.

필자는 이른 시간에 박람회장으로 들어가 전날 있었던 네트워킹 파티장을 정리하고 진행본부를 간이 네트워킹 장소로 만들고 있었다. 전날 네트워킹의 분위기를 업체 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해외 박람회를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 부스 내에 바를 만들어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고, 업체 담당자는 손님 접대를 하느라 하루종일 붉은 얼굴이 되어 있는 모습이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내년에 박람회를 또 개최하게 된다면 업체마다 부스에서 이런 모습들이 연출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소식 들었습니까?”라며 B업체 대표님이 인사를 하셨다. 어제 회식이 있었는데, 대화 중에 ‘우리도 건축박람회를 만들자’라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런 제안이 없었는데, 이번 박람회를 치르는 중간에 이런 제안이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었다. 그런대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셨다는 반증이라 여겼다. “좋은 박람회로 잘 만들어 주신다면 좋겠네요.”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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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랬다. 국내에는 건축과 관련된 학회나 협회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목조건축과 직간접으로 연관성이 있는 학회와 협회도 적지 않다. 필자가 월간빌더를 창간하면서 제일 먼저 했던 일은 건축박람회 주최사를 찾아 ‘건강한 건축 산업을 위한 박람회로의 변화 요구’였고, 협회를 찾아서는 ‘건축박람회를 직접 개최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요구를 2~3년 계속 요구했었다.

그런데 이런 제안을 했다는 소식에 그동안 필자의 지속적인 요청에는 무관심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어서 의아하기는 했다. ‘우리가 박람회를 만들자’ ‘우리가 다 함께 모여 다른 박람회에 나가자’라는 등 전해들은 것만 두 건이니 더 많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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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언론에 계시는 대표님은 한 부스를 찾아 마음의 간절함을 전했다고 한다. “작은 매거진에서 목조건축 산업을 위해 이렇게까지 수고하는데, 기관이나 협회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의 모습이 안 보인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목조건축은 이래서 희망이 있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산업만 바라보고 더 잘 준비하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내년에는 기관이나 협․단체 분들의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기대해 봐도 될까?

 


Episode Ⅹ.

대학생과 어린 아이들 그리고 행복한 가족들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 사람과 미래를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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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는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거의 매주 열리다시피하는 건축·인테리어·가구 관련 박람회는 많을 때는 1년이 40회 이상이 열리기도 했다.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가 그 많은 박람회에 숫자 하나를 추가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박람회는 산업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충실히 실행해야 한다.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는 사람에게 그리고 건강한 미래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정부 기관, 지자체, 학회, 협회, 대학, 연구소, 산업 그리고 건축주, 이 모든 주최가 함께하되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IPD(Integrated Project Delivert) 방식으로 전 주최가 원탁에 둘러앉게 되기를 기대했다. 그 중심에 건축주와 가족 그리고 미래의 대안인 학생과 어린아이가 재미있고 행복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목조건축을 받아들이고 체득되어 우리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목재를 가지고 정글짐도 만들어 보면서 건축의 원리를 맛보게 하고, 목재를 재료로 만들어진 각종 놀이기구들을 배치하여 오감을 통한 관계속의 행복에 빠져들게 했다. 아이들이 정글짐을 조립하고 점점 더 높이 올라가는 보습을 보며 흐뭇해하는 어머니의 모습,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면서 큰 소리로 웃으며 행복해 하는 가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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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본부 부스에서는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목조건축 책자와 기술 자료들을 한가득 진열해 두고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을 하는 학생들이나 현업에 종사하고 계시는 건축사 시공사 분들에게 무료로 배포해 드렸다. “안 그래도 좋은 업체가 많아서 모처럼 너무 좋았는데, 이런 귀한 자료들까지 얻을 수 있네요.”라며, “이런 박람회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박람회는 감동과 행복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제공해야 한다.

2025년 3월12일~15일까지 개최되는 제2회 대한민국목조건축박람회에서는 1회 때보다 더 풍성하고 알차게 준비된 박람회로 다시 한 번 놀람과 감동을 드리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더 좋은 기업들과 신제품들, 시대를 선도하는 세미나, 협업과 상생의 프로그램,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넘치는 체험공간으로.

* 월간빌더 카페 등에 업로드 되는 기사는 과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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