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드의 모든 것 #4
그늘과 멋을 동시에
퍼걸러와 파고라 활용법
데크와 파티오로 백야드의 바닥을 단단하게 다졌다면, 이제 위를 올려다볼 차례다. 백야드 라이프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요소는 바로 그늘이다.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고, 비를 피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백야드에 입체감과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것이 바로 퍼걸러(Pergola)와 파고라(Pagola)다.
이 둘은 사실상 같은 구조물을 지칭하며, 나라나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용어이다. 한국에서는 파고라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지만, 건축이나 조경 분야에서는 퍼걸러라는 용어도 널리 사용된다. 여기서는 주로 통용되는 퍼걸러를 중심으로, 이 구조물이 어떻게 백야드의 ‘멋’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지 완벽하게 파헤쳐 본다.
1단계: 퍼걸러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퍼걸러는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처럼 가로 지지대를 얹어 만든 구조물이다. 흔히 공원의 벤치 위에 설치된 나무 구조물이나, 마당에 지붕 없이 기둥만 있는 형태로 생각하면 쉽다.
1. 퍼걸러의 역할: 그늘을 넘어선 가치
퍼걸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그늘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퍼걸러의 가치는 단순한 그늘막을 넘어선다.
공간 분할 및 확장 퍼걸러는 백야드 내에서 다이닝 공간, 휴식 공간 등을 시각적으로 분할해주는 역할을 한다. 집의 외벽에 붙여 설치하면 실내 공간이 야외로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주어, 백야드를 하나의 ‘방’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식물 재배의 지지대 등나무, 포도나무, 능소화 등 덩굴식물을 올릴 수 있는 훌륭한 지지대가 되어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들고 생명력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적 요소 극대화 수평과 수직의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백야드 디자인의 중심을 잡아주고, 조명, 커튼 등 다양한 장식을 걸 수 있는 프레임 역할을 한다.

출처 https://timberframehq.com
2. 캐노피(차양)와의 차이점
흔히 헷갈리는 캐노피는 지붕 전체가 막혀 있어 완벽하게 햇빛과 비를 막아주는 구조물이다. 반면, 퍼걸러는 지붕이 격자무늬나 틈이 있는 형태로 되어 있어 햇빛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는다.
퍼걸러 부분적인 그늘과 통풍을 제공하며, 덩굴식물과 함께 사용해 자연적인 그늘을 만든다. 개방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 연출에 탁월하다.
캐노피 완벽한 차양 및 방수 기능을 제공한다. 밀폐적이고 실용적이지만, 퍼걸러 대비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백야드에서는 주로 개방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므로, 실용적인 캐노피보다는 심미적인 퍼걸러가 더 인기가 많다.

출처 https://www.layzeeliving.co.uk/products
2단계: 설치 아이디어, 퍼걸러의 다양한 형태
퍼걸러는 설치 위치와 형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백야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우리 집의 구조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형태를 찾아보자.
1. 부착형 퍼걸러 Attached Pergola
집의 외벽 한 면에 기둥을 고정하고 나머지 면을 기둥으로 지지하는 형태다.
특징
실내와 백야드를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형태다. 주로 다이닝 공간이나 휴식 공간처럼 집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한다.
장점
재료와 시공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고, 안정감이 높다. 실내에서 백야드를 바라볼 때 공간의 연속성을 느낄 수 있다.
2. 독립형 퍼걸러 Freestanding Pergola
백야드 중앙이나 특정 구역에 기둥 네 개 이상을 세워 독립적으로 설치하는 형태다.
특징
백야드 내 특정 구역을 완전히 분리된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수영장 옆, 텃밭 근처, 혹은 조용한 독서 코너 등 집과 떨어진 곳에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 때 유용하다.
장점
위치 선정에 자유로우며, 360도 모든 방향에서 접근과 조망이 가능하다.

출처 https://narangbatimbers.com
3. 지붕 디자인 활용: 그늘의 농도를 조절하라
퍼걸러의 지붕은 단지 모양만 내는 것이 아니다. 가로 지지대의 간격과 구조에 따라 그늘의 밀도를 조절할 수 있다.
전통적인 격자형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일정한 간격의 살을 얹어 부분적인 그늘을 만든다. 덩굴식물을 키우기에 최적이다.
조절식 루버형 Louvered Pergola
지붕의 살(루버) 각도를 수동 또는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형태다.
햇빛의 양과 방향에 따라 그늘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완전히 닫으면 비도 피할 수 있어 실용성이 매우 높다. (가격은 비쌈)
패브릭/갈대 덮개
햇빛이 너무 강한 경우, 지붕 위에 캔버스 천, 발수 패브릭, 또는 자연 소재인 갈대나 대나무 발 등을 추가하여 차양 효과를 높일 수 있다.

https://narangbatimbers.com
3단계: 퍼걸러 DIY, 재료 선택과 시공 팁
퍼걸러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라 DIY로 도전해볼 만하다. 특히 작은 크기의 독립형 퍼걸러는 주말 동안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
1. 재료 선택: 견고함과 미관의 조화
목재
가장 일반적인 재료로,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연출한다. 데크와 마찬가지로 방부목이나 하드우드(방킬라이 등)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목재의 두께와 크기가 퍼걸러의 인상을 좌우하므로, 충분히 굵고 견고한 목재를 선택해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
금속(알루미늄/철재)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금속이 좋다. 특히 알루미늄은 가벼우면서도 녹이 슬지 않아 관리가 매우 편하다. 내구성이 강해 루버형 퍼걸러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2. 시공 핵심 팁: 기초와 수평/수직
퍼걸러는 바람과 무게를 견뎌야 하므로, 기초 작업과 구조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기초 단단히
기둥을 데크나 파티오 위에 세울 경우, 단순한 못 박기가 아닌 앙카 볼트를 사용하여 기초 바닥에 단단하게 고정해야 한다. 흙바닥에 설치할 경우, 기둥 아래에 콘크리트 주춧돌을 묻거나 타설하여 무게를 지탱하고 습기로부터 목재를 보호해야 한다.
수평/수직은 필수
수평계와 레이저 레벨기를 사용하여 기둥이 완벽하게 수직인지, 상부의 가로보가 완벽하게 수평인지 확인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기울면 전체 구조가 틀어지거나 무너질 위험이 있다.
철물 보강
목재 접합부는 피스만으로 의존하기보다, ㄱ자 철물, T자 철물 등 전용 보강 철물을 사용하여 구조적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4단계: 퍼걸러를 200% 활용하는 스타일링 및 관리
퍼걸러는 그 자체로도 멋지지만, 작은 소품과 식물을 더하면 그 매력이 배가된다.
1. 빛과 낭만을 더하는 조명
퍼걸러를 가장 극적으로 변신시키는 것은 조명이다.
스트링 라이트 가로 지지대 사이를 지그재그로 연결하여 설치하면 마치 하늘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팬던트 조명
다이닝 테이블 위에 심플한 디자인의 팬던트 조명을 걸어주면, 야외임에도 실내 식당 같은 아늑함을 선사한다.
솔라 라이트
전기 배선이 어려운 곳에는 낮에 충전하고 밤에 자동으로 켜지는 태양광 조명을 기둥이나 빔에 부착하여 포인트를 줄 수 있다.

2. 프라이버시와 멋을 위한 커튼/패널
이웃의 시선이 신경 쓰이거나, 측면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가리고 싶다면 커튼이나 격자 패널을 활용한다.
야외용 커튼
발수 기능이 있는 두꺼운 야외용 패브릭 커튼을 레일에 설치하면, 필요할 때마다 걷거나 칠 수 있어 편리하다. 이는 이국적인 리조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격자 패널(격자 울타리)
기둥 사이에 설치하여 시선을 차단하고, 덩굴식물을 유인해 더욱 풍성한 녹색 벽을 만들 수 있다.
3. 장기적인 관리 요령
목재 퍼걸러는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오일 스테인
데크와 마찬가지로 1~2년에 한 번씩 오일 스테인을 칠해 목재의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 특히 지붕 살과 같이 햇빛과 비에 직접 노출되는 부분은 더 신경써야 한다.
구조 점검
태풍이나 강한 바람이 분 후에는 기둥과 상부 구조의 접합 부분이 헐거워지지 않았는지, 앙카 볼트가 잘 고정되어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
퍼걸러는 백야드를 가장 개성적이고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프레임이다. 이 구조물 아래에서 당신의 백야드 라이프가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질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백야드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조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데크와 파티오는 백야드라는 캔버스를 펼치기 위한 가장 단단하고 중요한 밑그림이다. 재료 선택부터 시공, 관리까지 신중하게 접근한다면, 당신의 백야드는 사계절 내내 집 안팎을 잇는 가장 멋진 공간이 될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데크와 파티오 위를 덮어줄 ‘그늘’과 ‘멋’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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