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서 소년들의 꿈을 엿보다.

'오월의 푸른 하늘' 책방지기가 전하는 건축 이야기 - 문학 속의 집을 여행하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서

소년들의 꿈을 엿보다.

글.사진제공 | 오월의 푸른하늘 대표 최린

 

늦은 저녁, 책방의 불빛을 내린 후 대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습니다. 조금 떨어진 가로등 불빛 아래 지친 발걸음 소리가 축 처진 어깨의 실루엣을 이끌고 마을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마을의 말괄량이였던 아이가 어느새 대학생이 되어 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저는 대문에 기대어 집까지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지켜보며 인사를 건네니 아이는 고개를 꾸벅하며 아직 팔팔하다는 듯 미소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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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가정사 있었지만 언제나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톰 소여’는 미시시피 강 근처에 있는 ‘세인트 피터즈버그’라는 마을의 개구쟁이를 자처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냅니다. 죽마고우인 떠돌이 소년 ‘허클베리 핀’과 함께한 수많은 모험 중에서도 스스로 해적을 꿈꾸며 강 건너의 외딴 섬에서 자신들의 아지트를 완성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는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며 마음이 설레기도 합니다.

톰 소여는 자신의 말은 반드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행동으로 옮기게 됩니다. 해적을 꿈꾸는 자는 많았겠지만 실천으로 옮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 소여가 자신이 하고픈 일을 두려움 없이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절대적으로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주고 있다는 신뢰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의 아이는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꾸준히 말해왔습니다, 고양이와 강아지를 지금도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고 있고 어릴 적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와 햄스터는 너무 커서 몇 번이나 집을 바꿔줘야 했을 정도로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런 아이는 커서 지금도 관련 학과를 다니며 동물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아이는 동네의 집들을 자기집처럼 드나들며 자신의 꿈을 말했고 어른들의 그런 아이를 항상 응원했습니다. 믿어주는 어른들이 있었기에 아이는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저는 믿고 싶습니다. 소설 속 톰 소여 또한 장난으로 구박을 받지만 마을 사람들은 톰 소여를 미워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사라지면 걱정했고 그가 위험하면 구하기 위해 앞장섰습니다. 그를 가족처럼 대해줬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톰 소여도, 마을의 아이도 아마 그들에게 있어서 세인트 피터즈버그라는 마을은, 책방이 있는 동네는, 그냥 집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믿음이라는 튼튼한 집이 있었기 때문에 훌륭하고 똑똑한 아이로, 더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꿈을 지켜줄 수 있는 집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모습만이 아니라 내면까지도 감싸며 보호하고 응원해줄 수 있는 마음의 집이 많은 곳에 자리잡기를 바라봅니다.

* 월간빌더 카페 등에 업로드 되는 기사는 과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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