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효진 건축가의
일본 기후현 목조건축현장 견학기
제2편. 산림관리, 원목공급, 제재목 시장
글·사진제공_ BHJ 건축사사무소 변효진 대표
BHJ 건축사사무소 변효진 대표 (한국건축사, 프랑스건축사)
연세대학교와 프랑스 Paris-Belleville 국립건축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파리에 소재한 Gaëtan Le Penhuel Architectes와 Devillers & Associés에서 오랜 실무를 쌓고 귀국하여 BHJ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지속 가능한 인간 환경 설계와 감각적이고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추구한다. 서울시립대와 세종대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www.bhj-architects.com / bhj.architects@gmail.com
목조주택시장을 필두로 한 일본목조건축산업 규모
일본에서 매년 지어지고 있는 신축 건축물 중, 주택에서 목조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전체 신규 주택 중 목조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이며, 특히 단독주택 분야에서 약 90%가 목조주택으로 지어지고 있다.
대부분 일본식 목조주택방식인 축조공법(‘중목구조‘라고 불리는 기둥-보 구조)에 따라 지어지고 있는데, 규격화된 중단면 일반 제재목을 활용하고 프리컷 후 현장에서 연결철물로 결속시키는 방식을 통해, 현장 작업을 간소화하고 공기를 단축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시킨 주택은 보다 많은 대중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신축 중 목조건축물 비율
아직 목조 건축물 비율이 낮은 중고층 건물과 장스팬 건축물의 경우에는 대단면 공학목재가 활용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의 목조 이용 촉진을 위해 건축 기준 합리화와 목조 프로젝트 지원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공학목재산업과 중대규모 목조건축에 대해서는 제4편에서 보다 자세히 다룬다)
일본 전체 목조건축산업 규모는 약 4조엔(39조원)에 달하며, 일본에서 연간 소비되고 있는 약 1,500만톤 이상의 목재 중 약 50%가 건축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상당한 원목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서는 목조건축산업의 지속적인 유지 및 성장은 불가능하며, 이를 위해서 체계적인 산림관리와 안정적인 원목공급체계 구축이 관건이 된다.
한국과 일본 간 원목생산을 위한 산림활용도 비교
건축자재로 주로 쓰이는 침엽수 자생 지역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 많이 분포하고 있지만 침엽수 목재의 활용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에서는 철강과 콘크리트를 중심으로 한 건축산업구조가 발달하고 침엽수를 목재로 활용하는 비율이 적었다. 삼림이 오랫동안 훼손된 채로 남아있었고 조림의 역사가 짧아 체계적인 관리가 부족한 상태이다.
한국에도 자주 자생하는 소나무와 낙엽송 등이 있지만 품질과 내구성 면에서 건축자재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일본은 매우 체계적인 시스템 하에 산림관리 및 원목생산을 하고 있다. 일본의 침엽수, 특히 삼나무(스기), 편백나무(히노키), 소나무, 낙엽송은 목질이 균일하고 탄성이 좋아 건축자재로 적합하며 향기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일본 및 기후현의 산림관리
일본 정부는 산림 재조림과 지속가능한 산림관리를 통해 원목 생산량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전국 산림을 원목생산을 위해 조성하고 관리하는 ‘인공림’과 자연적 입목지인 ‘천연림’으로 크게 나누고, 현황에 대해 정기적으로 상세하게 파악하여 인공림에 대한 재배 계획을 세우고 집행한다.
특히 구조재로 주로 사용되는 수종(삼나무, 히노키, 소나무, 낙엽송)은 수종별 및 연령대별(1살~20살 이상)로 인공림을 조성하고, 현황 파악 및 필요한 재배 규모 계획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기후현 수종별 산림자원 분포도 (2021년 일본 삼림부 수종별 데이터 기준 / 기후현청 산재유통과, 2024)

▲기후현 사유림 산림자원 구성표 (2021년 일본 삼림부 수종별 데이터 기준 / 기후현청 산재유통과, 2024)
기후현의 삼림면적은 약 86만2천ha(전국 5위)이고, 삼림률(전체 면적 중 삼림 비율)은 81%(전국 2위)에 달한다. 동부(도노지역)을 중심으로 히노키 인공림이 분포하고 있으며, 중서부를 중심으로 삼나무 인공림이 자리하고 있다. 인공림의 축적량은 삼나무와 히노키가 거의 동량이며 매년 127만5천m3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기후현이 속한 중부지역의 경우, 지역 내 목재 생산량으로 지역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중부지구 원목 수급표
원목공급: 광역 원목유통체계, 산림조합, 공판소, 시스템 판매
일본에서 원목공급의 90% 이상은 산림조합에서 담당하고 있다. 지역별로 원목을 공급하는 산림조합과 각종 목재가공공장 간의 광역 원목유통체계가 갖추어져 있는데, 이를 주기적인 현황 분석을 통해 관리하여 원목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급되도록 한다. 기후현에서는 기후현 산림조합연합회가 분기마다 수급조정회의를 열어서 수량과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중부지역의 주요 목재가공공장과 원목의 교류 상황 (2012년 목재 통계 기준 / 중부지역 원목유통협의회)
공판소는 산림조합이 회원제로 운영하는 임산물 유통·판매 거점으로서, 삼림조합에서 출하되는 원목을 공판일에 입찰을 통해서 회원인 제재공장이나 시공회사에 판매한다. 매년 초에 연중 공판일을 미리 공지하는데 한 달에 두번 정도이다.
기후현 산림조합연합회 산하에는 지역별로 세 곳의 공판소(기후림 산물 공판소, 도노림 산물 공판소, 히다림 산물공판소)가 운영되고 있다. 각 공판소 별로 그 지역산 목재의 유통·판매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며, 도노림 산물 공판소의 경우에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량재 ‘도노 히노키’의 유명 상표화 정착에도 공헌하고 있다.

기후현 산림조합연합회은 공판소 외에 시스템 판매를 점점 확대하고 있다. ‘시스템 판매’란 수요자가 희망하는 규격의 원목과 수량을 생산하여 수요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판매 방식으로, 공판소에서 입찰에 의한 거래가 아니고 공급자가 정한 단가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원목을 중간 스톡 야드에서 제재공장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수요자는 시일마다 공판장에 오지 않아도 된다.
제재목 유통·판매, KeyPoint 목재경매시장
각 제재공장은 산림조합으로부터 원목을 구매하고 수요자로부터 직접 주문 받은 목재를 가공하여 판매할 수 있지만, 여러 제재공장이 지역별로 협동조합 형태의 시장을 형성해 목재를 유통·판매함으로써 판로를 넓히고 수요자도 다양한 고품질 제품을 비교 구매할 수 있다.
‘KeyPoint’라고 불리는 기후현 도노 지역 목재유통센터 협동조합은 1994년도에 일본산 목재 산지 체제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일본 정부, 기후현, 에나시가 협력하여 설립한 목재경매시장이다. 기후현 동부(도노 지역)에 위치한 40여개 제재공장으로부터 도노 히노키 목재를 주로 위탁받아 판매한다.

▲ 대형 목재운송차가 진입해서 하역 후 그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조성된도로 양쪽으로 쉐드형 경매시장이 배치되어 있다. (KeyPoint)

▲ 각 제재소 간판을 벽에 붙이고 제재소 별로 공간을 구분하여 목재를 진열한다. (KeyPoint)

▲ 특선 도노 히노키 목재에 경매 출발 가격과 원목 및 제재소 정보를 붙여 진열한다. (KeyPoint)

경매는 각 제재소에서 붙여놓은 가격에서 출발한다. 이를 통해 제재소는 생산 단가와 이윤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가격을 보장받는다.
KeyPoint는 매년 초에 연중 경매일을 미리 공지하는데, 정기 경매일은 매월 첫째와 셋째 토요일이고 금요일 특별 경매가 연중 3~4차례 진행된다.

▲ 담색과 아름다운 광택이 특징인 도노 히노키 규격재 외에 적갈색 패턴이 돋보이는 심재가 특징인 삼나무 대목도 2면 재단 및 대패질 후 가구나 인테리어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Key-Point)

▲ 장스팬 쉐드형인 경매시장 건물 자체가 집성재와 일반 제재목혼합구조로 된 멋스러운 목조건축물이다. 목재가 수축·팽창하고 숨을 쉴 수 있도록 스페이서를 끼운 번들로 보관한다.(Key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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