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는온도차 때문에 생긴다던데요?

 

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결로는

온도차 때문에 생긴다던데요?

 

김정희 BSI 건축과학연구소장

전직 빌더 출신으로 빌딩 사이언스 탐구에 뜻을 두고 2016년 BSI건축과학연구소를 설립한 후, 주택하자 문제 연구와 주택 검사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홈인스펙터다.

글·사진제공_ BSI 건축과학연구소 김정희 소장

내가 블로그에 써왔던 결로는 온도차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글을 보고 전화를 한 분들이 있었다.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들은 결로는 온도차 때문에 생긴다고 배웠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자신들이 배운 내용과는 다른 얘기를 하니 내 말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전화를 하는 것이다.

 

어디서 배웠는지는 물으니 무슨 곰팡이관련 협회나 누수와 결로 관련된 일을 가르치는 곳들에서 그런식으로 배웠다고 한다. 허, 이런 참! 어쨌거나 자신이 배웠던 것과 다른 주장을 하는 글을 보고 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전화를 한 일은 잘한 일이다. 뭐든 알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는 정보가 있다면 그냥 배척하지 말고 어느 쪽의 의견이 더 사실에 가까운지를 확인하는 것은 좋은 자세이다. 팩트체크, 그래야만 발전이 있다.

 

그 분들뿐만 아니라 여전히 많은 분들이 결로는 온도차 때문에 생긴다는 말을 듣고 알고 또 그렇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왜 그런가 하면 그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볼 때 바깥은 춥고 실내는 따뜻한 그런 겨울철 같은 시기에 결로가 주로 발생을 하니 온도차 때문에 결로가 생긴다는 말이 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게다가 결로 곰팡이 문제 관련된 일들을 하는 분들이 주로 하는 일이 단열을 보강하는 일이다보니 그 분들 입장에서도 결로가 온도차 때문에 발생을 한다는 얘기가 아주 좋은 영업용 소재이다. 결로 곰팡이를 없애려면 온도차를 줄여야만 하고, 그 방법은 단열공사를 하는 것이라는 식의 얘기로 아주 쉽게 귀결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 말도 따지고 들어가면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별 거부감 없이 받아 들여지다보니 아마 더 많은 사람들이 결로는 온도차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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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결로는 온도차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결로는 온도차 때문이라는 것은 결로가 발생을 하는 여러 현상 중 일부일 따름이고, 실제로 결로가 발생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결로는 습기를 머금은 공기와 차가운 표면이 만날 때 생겨나는 것이다. 여기서 차가운 표면이란 이슬점 아래의 온도를 가진 부분을 얘기하는 것이다.

 

겨울철에 결로 발생이 많은 이유는 실내 벽체에 이슬점 온도 보다 낮은 부분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것이 벽체에서 단열성이 가장 낮은 유리창이다. 날이 추워지면 항상 거기부터 결로가 생겨난다. 왜? 그 부분이 실내에서 가장 차가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외부 온도와 밤하늘의 복사 때문에 쉽게 이슬점 온도보다 낮아지고 또 재질 또한 매끈한 것인지라 습기의 응축이 쉽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유리와 달리 재질이 거칠면 결로가 잘 안생기고 또 생겨도 천천히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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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겨울철 결로 현상만 보면 결로는 온도차 얘기나 별 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결로는 겨울철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여름철에도 생기고 봄가을에도 생겨난다. 이 부분을 설명하고 대처를 하려면 온도차 얘기보다는 근본적인 결로 발생 원인을 알아야만 한다.

 

여름철에 아이스박스에 넣어 두었던 콜라나 캔맥주 등을 꺼내면 바로 표면에 물기가 맺힌다. 그것도 결로 증상이다. 그것도 캔맥주가 외부온도보다 차가우니 온도차 때문에 결로가 생긴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묻고싶다. 결로는 온도 차이가 몇 도일 때 생기나요? 결로가 온도차 때문에 생긴다는 주장은 이어지는 질문인 그 ‘몇 도’ 부분을 설명하질 못한다. 왜냐면 상황에 따라서 결로가 생기는 온도차이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든 거기에 합리적인 설명이 안 되면 과학적인 근거가 되질 못한다.

 

또 어떻게든 설명을 했다고 해도 그 설명과는 다른 증상이 제시가 된다면 과학적인 근거로도 인정을 받지를 못한다. 과학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그래도, 온도 차이를 주장하는 분들은 여름철 목조주택의 지붕 속에서 발생하는 이란 결로 증상은 어떻게 설명을 할 수가 있을지 궁금하다. 여름철엔 햇볕이 내려쬐는 지붕 속이 집에서 가장 뜨거운 부분이다. 그런데도 이런 결로 증상이 나타난다. 이건 어찌된 일일까? 사우나 같아진 천정 속 환경 때문에 사진이 뿌옇게 나왔다. 지붕 합판이 푹 젖어 있는 상황이다. 여름철 그 뜨거운 지붕 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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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속이 습식 사우나처럼 변해버렸다.

 

 


 

 

바른 설명은 결로는 습기와 이슬점보다 차가운 표면온도의 합작품이다.

결로 발생이 온도차 때문이라는 주장이 빼먹은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습기이다. 결로는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이슬점보다 낮은 온도의 표면을 만날 때 생겨난다. 즉, 결로에서 핵심은 바로 습기라는 것이다.

 

결로가 생기려면 습기가 있어야만 한다. 습기가 없으면 결로도 없다. 즉 결로에서 주재료는 습기이고, 차가운 표면온도는 환경조건이다. 그 추운 우주 공간에서 결로 생겼다는 얘길 들어본적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왜? 습기가 없으니까!

 

결로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알려면 이슬점 온도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그걸 알려주는 그래프가 있다. 바로 습공기선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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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습기와 에어컨을 발명한 윌리스 캐리어가 만든 것이다. 우리에겐 캐리어 에어컨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친숙한 바로 그 사람이다. 그가 만든 습공기선도를 보면 실내 온도와 상대습도를 알면 결로가 생기는 이슬점을 구할 수가 있다.

 

즉, 결로 생기는 것은 그 시점의 실내온도와 상대습도에서 결정되는 이슬점 온도보다 표면온도가 낮은 부분이 있을 때 생기는 것이다.

 

이건 어떤 조건이 주어져도 변하지 않고 또 쉽게 설명을 할 수가 있는 과학적인 사실이다. 그래서 결로는 온도차이가 아니라 습기와 차가운 표면온도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럼 여름철 지붕 속엔 차가운 표면온도도 없는데 어떻게 결로가 생겨날까? 습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습공기선도를 보면 상대습도가 100%일 때는 이슬점 온도가 실내온도와 같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여름철 지붕 속 결로 증상은 그곳에 습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생겨난다.

 

왜 그곳에 그렇게 습기가 많은지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하다.

 


 

 

결로가 온도차 때문이란 잘못된 정보 때문에 생기는 피해자들

온도차 주장이 그냥 곰팡이 방지공사나 단열 공사하는 분들이 마케팅 정도에 쓰는 것이라면 뭐라 할 일은 아니다.

 

마케팅이니까. 그리고 부족한 단열을 보강한다는 것은 어쨌거나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표면을 없애서 결로와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또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가 있는 일이니 단열보강 공사를 하는 것은 그다지 문제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권장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단열공사도 안하고 또 엉뚱한쪽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걱정되어서 자꾸만 그게 아니라는 얘길 하는 것이다. 결로가 온도차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런 식의 생각을 한다.

 

결로가 온도차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면 그럼 결로를 없애려면 온도 차이를 줄이면 되는구나! 그럼 외부 온도는 내 맘대로 못하니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실내 온도를 내려볼까? 그리곤 실제로 그 추운 겨울철에 결로방지를 위해 온도 차이를 줄인다면서 난방을 줄이거나 아예 안 해 버리는 일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진짜다. 겨울철에 결로 곰팡이 문제 때문에 난방 안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겨울만 되면 그런 분들 상담을 많이 한다. 답답한 일이다.

 

난방을 안 하면 주거 환경이 나빠지는데도 결로 곰팡이을 잡겠다고 그 불편함을 감수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결로 곰팡이를 줄일 수 있을까? 글쎄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해서 효과를 봤다는 분들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결로 증상은 조금 줄어든다. 그래서 더 그런 일이 활성화가 된다. 하지만, 결로가 줄어드는 것이 사실 내 생각엔 온도차를 줄여서 라기 보다는 난방을 안 하니 추워서 목욕, 세탁, 요리 등의 활동도 줄이기 때문일 것이다. 활동이 줄면 실내 습기의 양이 줄어든다. 그리고 또 곰팡이도 안 생긴다. 왜냐면 곰팡이도 성장을 하려면 실내가 따뜻해야만 하는데 추워서 자라질 못하는 것이다. 그런 된 것 아닌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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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그거 아니다. 그렇게 난방을 안 하면 정말 큰 일이 봄철에 생겨난다. 집안 곳곳에서 곰팡이들이 폭탄 터지듯이 올라오는 것이다. 봄철 곰팡이 대폭발 현상이 생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이 추워지면 벽체의 표면습도가 많이 높아진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습공기선도를 가지고 따져 보면 같은 습기의 양이라고 해도 온도가 낮으면 상대습도는 높아진다. 그런 식으로 높아진 실내 습도가 유지가 되기 때문에 벽도 더 축축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에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던 곰팡이 포자들이 자리를 잡는다. 미리 씨가 뿌려지는 것이다. 다만 온도가 맞지 않아서 자라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다가, 날이 풀리면서 따뜻해지면 성장에 적당한 온도가 되어 버린다. 이미 잔뜩 준비를 하고 있던 곰팡이들이 이때다 싶어서 한꺼번에 다 피어난다. 그래서 곰팡이 대폭발! 사실 결로는 좀 귀찮긴 하지만 닦아내면 된다. 그래서 겨울철 결로 증상은 제습기의 역할도 한다. 겨울 내내 그걸 꾹꾹 눌러 억제를 하니 집안의 곳곳에 습기들이 축적이 되어 버리는 부작용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런즉, 결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실내습도를 낮추는 것이 우선이다

정리하자면, 결로발생의 핵심은 실내에 있는 습기이다. 그런즉, 결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실내습도를 낮추는 것이 우선이다. 결로방지 공사를 하는 분들이 얘길 안하는 부분이 바로 그 습도 부분이다. 왜냐면, 습도는 단열재로 낮춰지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내습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의 핵심은 환기를 하고 난방을 하는 것이다. 환기를 하면 실내습기가 빠져나가기도 하고, 또 외부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게 된다. 그 외부 공기를 데우면 습도가 확 낮아진다. 왜 그런지는 습공기 선도를 놓고 따져보기 바란다. 뭐든 스스로 해보면서 생각을 해야만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글 읽으신 분들은 앞으로 결로는 온도차 때문에 생긴다는 그런 단편적인 얘기는 안하실 것이다. 그리고 실내 습도를 낮추게 되면 여러 가지로 좋은 점들이 많다.

 

왜 실내적정 습도를 유지해야만 하는지는 아래 도표를 보면 좀 더 이해가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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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습도는 높아도 문제이고 또 너무 낮아도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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