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일 하다 소송 당한헐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착한 일 하다 소송 당한

헐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김정희 BSI 건축과학연구소장

전직 빌더 출신으로 빌딩 사이언스 탐구에 뜻을 두고 2016년 BSI건축과학연구소를 설립한 후, 주택하자 문제 연구와 주택 검사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홈인스펙터다.

 

글·사진제공_ BSI 건축과학연구소 김정희 소장

 

 

세상 일이란 것이 생각처럼 안 굴러가는 법이다.

우린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는 알지만 그가 만들었던 거대한 건축하자 사건에 대해선 잘 모른다. 건축에 대한 지식, 특히 건축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그 결과는 엉뚱해 질 수가 있다는 사례를 브래드 피트가 몸소 우리에게 보여준 일이 있었다.

 

 

헐리우드 스타가 만든

대형 주택 하자 사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집어삼킨 2005년, 브래드 피트는 재난의 현장으로 향했다. 물에 잠겨 허물어진 집들과 집을 잃고 낙담한, 하지만 여전히 살던 곳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그곳 주민들을 만나며 결심했다.

 

“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집을 다시 지어주야겠다.”

 

시작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끝은 그렇지 못했다.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그가 지어준 집들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그를 영웅처럼 떠받들던 주민들도 결국엔 그를 고소했다. 보상을 요구를 했다.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다. 건축비의 절반은 집주인들이 대출을 받아 부담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돕기 위해 나섰지만, 결과는 모두에게 고통이 되었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지 착한 의도한 가지면 되는 일이 아니란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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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it right, 무너진 브래드 피트의 꿈

 

 

그 프로젝트의 이름은 ‘Make It Right’였다.

“이번엔 제대로 만들자.”

 

 

 

단어는 단순했지만, 의미는 매우 깊었다. 집을 짓는다는 의미의 Build라는 단어를 안 쓰고 Make라는 단어를 썼다. 거기엔 단순하게 집을 짓는 것 이상의 생각이 들어가 있었다.

 

브래드 피트는 건축을 통해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바꿔보고 싶어 했다. 그의 아름다운 생각과 가슴 울리는 호소에 세상은 박수를 보냈다. 반응을 했다. 친환경, 지속가능성, 첨단의 디자인. 스타 건축가들이 모였고, 각자의 철학으로 집을 설계했다. 프랭크 게리, 시게루 반, 데이비드 아자예. 이름값은 충분했다. 태양광 패널, 고단열 자재, 독특한 파사드. 미래의 집처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다. 그들은 지역의 기후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곳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너무 이상적이었다. 집은 아름다웠지만, 견고하지 않았다. 그 집들에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의견은 반영이 되질 않았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이상이 넘치는 디자인이 뉴올리언스에선 결코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천천히 드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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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와 곰팡이 문제, 그리고 불편해진 사람들의 삶

처음부터 조금씩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을 했다. 대개 평지붕에 처마도 없는 건물들, 뉴올리안즈의 많은 비에 푹 젖었다. 곳곳에서 빗물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집안에 켜 둔 에어컨은 벽체 안쪽으로 결로 문제를 만들어 낼 수밖엔 없었다. 집 안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기침을 했고, 어른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검증되지 않았던 친환경 자재가 사용된 데크는 무너져 내렸고, 바람에 창틀이 떨어지기도 했다.

 

결국 몇몇 집은 철거되었다. 남은 집들에서도 집을 비우고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대부분의 집들에서 이상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말했다. “이 집은 우리에게 희망이었는데, 이제는 공포예요.” 일부는 병원에 입원했고, 그중 일부는 건강보험이 없었다. 돈보다 더 큰 손실은 신뢰였다. 그들이 믿은 건 브래드 피트였고, 그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그 약속은 비가 오는 날마다 무너져 내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높았던 이상은 흐려져만 갔다. 결국 소송이 시작되었고 건축비에 버금가는 피해보상을 해 주어야만 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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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문제의 원인은 빌딩사이언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부족

뉴올리언스는 건축이 쉬운 도시가 아니었다. 습도는 높고, 강수량은 많다. 해마다 허리케인이 찾아온다. 이 모든 것이 건축에 반영되어야 했다. 그러나 ‘Make It Right’는 그것을 간과했다. 그들이 만든 지붕은 평평했고, 물이 고였다. 빨리 멀리 물을 빼지 못했다. 목재는 지역 기후에 맞지도 않은 실험적인 친환경 자재가 사용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그 재료들은 부풀고 갈라졌다. 주택의 환기 구조는 부족했다. 벽 안에 습기가 찼고, 에어컨 찬바람은 여름철 결로 문제를 만들어 냈다.

 

시공 과정도 문제였다. 빠른 일정, 적은 예산, 경험 부족한 현장팀. 설계와 시공의 간극은 컸다. 게다가 문제가 생긴 집에 대한 보수나 유지관리 체계는 처음부터 빠져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계획은 화려했으나 현실은 준비되지 않았다. 아름다운 디자인도, 기후와 부실시공과 유지관리의 실종 앞에선 무릎을 꿇을 수밖엔 없었다. 집은 꿈과 이상으로 설계할 수 있지만, 집을 짓는 과정과 이후 유지관리하는 과정들엔 그 꿈과 이상이 아니라 자연의 원리가 적용이 된다.

 

브래드 피트와 그의 재단은 그런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었다. 헐리우드 스타는 집짓기를 영화 세트장 만드는 것 정도로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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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의도가 좋아도 지식이 없으면 결과는 나쁠 수밖엔 없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건축 실패 사례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졌어도 제대로 된 지식을 갖지 못하면 비극을 만들 수 있다는 경고다. 브래드 피트는 영웅이 되고 싶어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돕고 싶었을 따름이다. 그래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사람을 모으고 돈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집을 짓는 것에 대해선 잘 몰랐다. 집은 그런 선의만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집은 시스템이다. 물리학이고, 열역학이며, 재료과학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의 터전이다. 디자인이 아름다워도, 곰팡이가 피면 사람은 병든다.

 

의도가 아무리 순수해도, 빗물이 샌다면 그들의 삶은 무너진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건축은 과학 위에 서야 한다. 감정은 출발점일 뿐이다. 그것이 끝이어선 안 된다. 다시는 ‘선의의 실패’가 사람들을 아프게 하지 않도록,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착한 마음엔, 걸맞은 지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Make It Righ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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