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주택 김검사의 지붕검사 58탄
인스펙터 김준걸, 인터나치 CMI
“김검사의 지붕검사”시리즈에 포함된 내용은 국제 공인 인스펙터 협회의 구성원들의 2년 간의 연구와 발표 등에 대한 자료를 인용했으며 이 시리즈의 목적은 주택의 경사진 지붕의 적절한 조건과 부적절한 조건을 인식하는 방법을 도움이 필요한 시공사(자)와 건물주 또는설계자에게 알리기 위함입니다. 시리즈의 주요 내용은 지붕 골조, 재료 및 마감재, 바람이나 우박을 포함한 지붕 구성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다룹니다. 또한 “김검사의 데크 검사”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단독주택과 일부 상업용 부동산에 해당하는 사항 등을 주거용 주택 검사 실무 표준(SOP) 및 상업용 부동산 검사 실무 표준(ComSOP)의 요구 사항을 준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제한사항 : 특정 지역의 건축법, 목재 수종, 목재 등급, 합성목재&특수목재, 곰팡이, 터마이터(흰개미)와 곤충류에 대하여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겉모습은 멋져도, 진짜 문제는 안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집을 볼 때 외관과 디자인을 먼저 본다.
하지만 인스펙터는 겉이 아니라 속에 숨겨진 구조적 문제를 먼저 본다.
인스펙터는 누구인가?
인스펙터는 집을 대신 꼼꼼히 살펴주는 제3의 전문가다.
건물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고객이 실수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다.
멋진 집을 찾는 게 아니라 위험을 피하는 것
주택 검사는 집이 예쁜지 가격이 괜찮은지를 보는 게 아니다. 눈에 안 보이는 결함과 위험을 찾아내는 일이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신축이든 매매 건물이든 주택 검사는 건물을 살펴보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이 한 번의 검사가 나중에 들 큰 돈과 골치 아픈 문제를 막아준다.
작은 비용 가장 큰 안정감
검사 비용은 집값에 비하면 정말 작다. 하지만 그 비용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정보의 가치는 엄청나다.
믿고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길, 그게 바로 주택 검사다.
슬레이트 가공과 시공
슬레이트는 그 자체로 매우 견고하고 수명이 긴 자재지만 그 진가는 제작과 시공 방식에서 갈린다하여도 무방하기에 슬레이트 지붕 성능은 무엇으로 만들었는가보다 어떻게 시공했는가에 더 좌우된다.
가공
▲ slate quarry operations
슬레이트는 채석장에서 블록 단위로 채굴되며 약 5% 정도만이 실제 슬레이트로 사용될 수 있다. 나머지는 파손되거나 적절한 품질을 확보하지 못해 폐기된다.

▲ slate quarry, slate blocks

• 슬레이트 블록은 동절기에 얼기 전에 쪼개기 작업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손될 가능성이 높다.
• 분할된 블록은 망치와 끌을 이용한 수작업으로 슬레이트 크기에 맞게 쪼갠다.
• 못 구멍은 뒷면에서 뚫게 되며 슬레이트 표면에 작은 돌출부가 생긴다. 이 돌출부는 패스너(나사류)를 덮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이 슬레이트 고정의 핵심이다.
슬레이트 결 방향(grain orientation)의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 생산되는 슬레이트 대부분은 길이 방향으로 결이 유지되도록 재단했다. 이렇게 나오는 결을 온그레인 방식이라 부른다. 하지만 현대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무작위 방향으로 재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관련된 전문가나 단체에서는 ‘온그레인이 확보되지 못한 경우, 동일한 강도를 확보하려면 더 두꺼운 슬레이트가 필요하다.’ 는 의견을 내고 있다.
“현행 ASTM 기준은 실제 시공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업계의 불만도 있다.
기준 개선이 예고된 만큼, 향후 테스트 기준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시공 Installation
지붕 경사도 제한
슬레이트를 시공하기 위한 지붕 경사도는 최소 4:12 이상이어야 하며, 이보다 낮은 경사도를 가진 지붕에서는 빗물 배수가 느리져 누수 및 수분 침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강화된 방수 기능을 갖춘 언더레이먼트를 반드시 병행하여 시공해야 한다.
프레이밍과 하부 구조
슬레이트는 일반적인 지붕재보다 무겁기에 골조는 1㎡당 약 170~390kg에 달하는 하중을 추가로 지탱할 수 있어야한다. 이러한 하중으로 인해 지붕 골조위에 시공되는 쉬딩재는 최소 18mm 두께(3/4“)의 합판이나 간격을 둔 보드(Spaced Sheathing) 방식으로 시공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2mm 두께(1/2”)의 합판 사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간격을 둔 보드’란, 지붕 골조(래프터 또는 트러스) 위에 1x4 또는 1x6 이상의 각재를 일정한 간격으로(보통 20~40mm 갭을 두고) 배치하여 슬레이트를 고정할 수 있도록 만든 하지다. 이 방식은 슬레이트를 고정하는 못질 지점을 제공하고 동시에 지붕 안쪽의 통기성을 확보해 수분 배출과 건조에도 유리한데 그동안은 전통적인 슬레이트 지붕에서 이 방식이 사용되어 왔다.
언더레이먼트 Underlayment
슬레이트의 수명은 최소 몇 십 년에서 최대 200년 이상 지속되는 매우 내구성이 높은 자재다. 그러나 함께 사용되는 펠트지(기름종이 계열)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름 성분이 증발하면서 재질이 열화되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짧은수명을 보인다.
보통은 거주중인 주택의 슬레이트 지붕을 검사하기에 언더레이먼트가 지붕 아래에 숨겨져 있어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보고서에는 해당 항목은 비가시 영역이므로 ‘확인 불가’ 또는 ‘언더레이먼트 열화 가능성 있음’ 등의 문구를 기재를 하기도 한다.
슬레이트 지붕의 방수 성능은 언더레이먼트보다는 슬레이트 자체의 시공 품질에 크게 좌우된다. 실제로 언더레이먼트가 없거나 손상된 상태에서도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슬레이트의 적절한 겹침(헤드랩)과 정밀한 시공이 누수 방지의 핵심 요소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인터레이먼트 Interlayment
일부 시공자는 슬레이트 물량을 줄이는 시공법으로 각 슬레이트 사이에 펠트를 삽입하는 인터레이먼트 기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방법은 슬레이트 단수를 줄여 초기 시공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펠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열화되기 쉬운 자재이기에 인터레이먼트가 손상될 경우 슬레이트가 겹쳐 있지 않은 부분에서 곧바로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전체 지붕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므로 현장에서 이 방식이 사용된 정황이 포착된다면 고객에게 해당 구조의 한계와 장기적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향후 발생 가능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색상 혼합과 현장 배합
현장에 도착한 슬레이트는 제조 과정에 배치(batch) 차이로 인해 색상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배치(batch)란, 가공시에 일정 수량을 한 번에 생산한 동일 생산 그룹으로 원자재 혼합 비율이나 날씨 등의 미세한 차이로 인해 같은 제품이라도 색 톤이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편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팔레트의 슬레이트를 미리 펼쳐 혼합한 뒤에 색상을 균일하게 배합하여 재정렬하는 작업이 도움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한쪽 면에 특정 색상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여 지붕의 색 균형이 무너지고 전체적인 외관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슬레이트 색상 조정은 단순한 미관의 문제가 아니라 건물 외관의 품질과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공 절차라는 점을 현장에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시공 디테일에서 드러나는 슬레이트 지붕의 진짜 완성도
앞서 슬레이트의 제작 방식과 기본적인 시공 기준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실제 시공 디테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차례다. 그중에서도 시작 타일 시공 방식(Starter Course), 주 슬레이트(Field Slate), 고정 방식(Fastening)은 슬레이트 지붕수명의 핵심을 좌우하는 항목이다.
이 세 가지 항목은 단순한 시공 절차를 넘어서 지붕의 구조적 안정성과 방수 성능 그리고 장기 유지관리 비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공자는 그 디테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STARTER COURSE 시작 타일
슬레이트 지붕도 기와나 아스팔트 슁글처럼 겹겹이 쌓아올리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아래 시작 부분(스타터 코스)에는 두 겹의 슬레이트를 깔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맨 아래쪽에 깔리는 첫 번째 슬레이트 시공 방법이다. 이 하부 슬레이트는 챔퍼(chamfer) 라고 부르는 경사면이 아래로 향하도록 설치해야 한다.
챔퍼는 슬레이트를 자를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경사면인데 빗물이 흐르기 좋게 만든 디테일이다. 그리고 이 슬레이트는 캔트 스트립(cant strip)이라는 얇은 경사진 나무 받침대 위에 올려 시공되어야 한다. 이 받침대는 슬레이트가 위쪽 슬레이트와 같은 높이와 경사로 정렬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게 없으면 슬레이트가 아래로 푹 꺼지면서 금이 가거나 물이 스며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그 위에 시공되는 일반 슬레이트는 챔퍼가 위를 향하도록 시공해야 한다.
이렇게 챔퍼 방향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는 빗물이 타고 흐르는 방향을 유도하면서도 지붕 표면을 평평하고 깔끔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오버행 Overhang
슬레이트는 지붕 밖으로 1.5~2인치(약 38~50mm) 정도 튀어나가게 설치하는데 이걸 오버행이라고 부른다.
오버행이 있어야 빗물이 벽이나 구조체 안으로 스며드는 걸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내밀면 빗물이 물받이(gutter)를 넘어버리면서 외벽을 타고 흐르거나 물 튐 현상이 발생하거나 슬레이트가 부러질 수 있다. 그래서 정해진 범위 안에서 정확하게 시공하는 게 중요하다.
FIELD SLATES 주 타일
지붕의 주요 면을 구성하는 슬레이트를 필드 슬레이트(field slates)라 하며, 이외에도 용마루선과 가장자리에 사용하는 힙, 리지 캡이 있으며 벨리 부위에 맞춰 절단되는 밸리 슬레이트가 있다.
필드 슬레이트는 슬레이트 지붕의 정체성을 만드는 핵심 구조이므로 정확한 시공과 결합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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