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건축박람회 세미나 요약 2
집은 생각보다 깊게 설계해야 합니다
“왜 어떤 집은 살기 편하고, 어떤 집은 불편할까요?”
최성호 건축사 / 소하건축사사무소
010-9411-761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291번길 10-7 202호

대전건축박람회 세미나에서 건축사 최성호는 이 단순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단독주택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면도’가 아니라 ‘생각의 깊이’라고 강조했다. 도면 너머에 있는 공간의 흐름, 창이 여는 풍경, 땅의 제약을 어떻게 기회로 바꾸는지, 예산을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 그것이 진짜 설계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공간은 겹치고 흘러야 넓어진다.
첫 번째 화두는 공간 활용이다.
그는 “공간은 중첩되고 전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한 구획이 아닌, 거실·계단실·서재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될 때 공간은 훨씬 넓고 자유롭게 느껴진다. 시선이 멈추지 않고 흐를 수 있도록 배치된 구조는 면적 이상의 체감 넓이를 만들어낸다. 이는 작지만 효율적인 집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조망은 프레임이다
두 번째는 향과 조망이다.
대부분의 예비 건축주는 ‘남향 집’을 선호하지만, 최성호 건축사는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창이 어떤 풍경을 끌어들이고, 어떻게 빛과 그림자를 구성하는가이다. 좋은 창은 단순한 빛의 통로가 아니라,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프레임’이 되어야 한다. 그는 사례를 통해 조망과 채광, 사생활 보호를 동시에 충족시킨 창 배치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땅의 제약은 설계의 출발점
건축은 항상 대지의 조건과
싸우는 작업이다.
그러나 그는 “제약은 곧 디자인의 시작점”이라고 말한다. 협소지, 경사지, 인접 건물의 시선, 지구단위계획 등 수많은 조건들이 있지만, 그것을 피하는 대신 끌어안아야 진짜 좋은 집이 나온다. 중정(中庭), 데크, 필로티, 사선 루버 같은 요소들을 통해 외부 환경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내부 공간에 빛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감리는 설계를 지키는 일
많은 건축주들이 간과하는 것이 감리다.
설계도면은 건축의 설계도일 뿐, 현장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자재의 수급, 시공자의 판단, 예산 변화 등에 따라 결정이 바뀌게 된다. 이때 건축가가 감리를 통해 현장에 개입하지 않으면, 설계 의도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는 “감리는 자주 가고, 자주 대화해야 지킬 수 있다”고 말하며 감리 과정에서 실제 있었던 사례를 공유했다.
가성비 설계의 핵심은 돈보다 ‘배치’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가성비’를 높이는 법은 무엇일까?
그의 대답은 명확하다. 고급 자재보다 좋은 배치다. 좋은 설계는 평범한 자재도 빛나게 한다. 동선이 잘 짜인 집, 공간이 겹치고 전이되며 유기적으로 연결된 집은 마감이 고급스럽지 않아도 ‘살기 좋은 집’이 된다. 그는 실 예산이 같은 두 사례를 통해 공간 배치에 따른 체감 차이를 설명했다.

예산 안에서 품질을 지키는 전략
예산 안에서 품질을 유지하는 비결을 ‘우선순위’에서 찾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구조, 방수, 단열, 미감을 핵심 4대 요소로 꼽으며, “무엇을 먼저 챙기고, 무엇을 포기할지를 설계 단계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전략적인 선택의 문제다. 실제로 그는 이 기준을 바탕으로 품질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예산을 지킨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질문의 깊이가 집의 깊이를 만든다
최성호 건축사는 “집을 잘 짓는다는 건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 가족과의 관계, 자연과의 거리감, 그리고 감당 가능한 예산까지.
이 모든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설계에 녹여낼 때, 집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살아있는 공간’이 된다.
이번 세미나는 평면도를 넘어서 생각의 깊이를 탐구한 시간이었다. 예비 건축주들이 집을 짓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본질적인 질문들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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