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드 리빙 Backyard Living

마당을 넘어 삶의 장으로

 백야드 리빙  Backyard Living

 

한국에서 ‘마당’은 여전히 낯설거나 특별한 공간이다. 대다수 국민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환경 속에서 마당은 자연스레 단독주택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그로 인해 백야드(backyard)라는 개념 역시 생소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소형 전원주택이나 10평 남짓한 소형 쉼터 개념의 공간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맞물려 백야드, 즉 주택 뒤편 혹은 옆 공간에 마련되는 외부 생활 공간이 다시금 조명 받을 필요가 있다. 그것이 또 앞 공간이면 어떠랴. 그저 마당의 새로운 조명이라고 보아주기 바라며 백야드 리빙이라 불러 본다.

 

 


 

집이라는 경계 밖, 또 하나의 거실

‘백야드’는 단순히 텃밭이나 빨래를 널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능적으로는 야외 식사 공간, 소규모 휴식처, 아이들의 놀이 공간, 반려동물의 자유로운 활동장, 혹은 개인적인 사색의 장소까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문화적으로는 집의 연장이자, 가족 또는 이웃과의 소통의 장으로 기능해왔다.

 

북미나 유럽의 주거 문화를 보면, 백야드는 거의 필수적인 주거 요소다. 이웃과의 적절한 경계를 두면서도 개방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은,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며 일상의 루틴을 자연과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바비큐 그릴과 라운지 체어, 소형 텃밭과 조경, 때로는 작은 수영장까지. 백야드는 사적인 자연을 향유 하는 사유지이자,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인프라다.

 

 

 

우리에게도 필요한 백야드의 개념

한국의 도시화는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고, 그 과정에서 외부 공간은 ‘쓸모없는 여백’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포스트 팬데믹 시대 이후 개인의 쉼, 자연과의 연결, 사적인 야외 공간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주거 공간에 대한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10평 남짓한 소형 단독주택이나 주말주택 형태로 백야드를 접할 수 있는기회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리빙 문화를 제안할 시점이다.

 

백야드를 단순한 ‘마당’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집 안의 거실과 부엌, 방처럼 백야드 역시 독립적인 기능과 콘셉트를 지닐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아웃도어 키친’이나 ‘야외 다이닝 공간’, 혹은 ‘퍼골라(Pergola)’를 활용한 반실내형 공간 연출은 백야드를 제2의 거실로 만들어주는 유효한 방법이다.

 

 

 

해외 사례로 살펴보는 백야드 활용법

미국의 경우, 거의 모든 단독주택에는 백야드가 있으며, 많은 가족이 이를 삶의 일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잔디밭과 데크, 바비큐 그릴이 기본 구성이다. 여기에 외부용 가구와 조명, 식물을 더해 사계절 사용 가능한 야외공간으로 확장시킨다.

 

호주의 백야드는 자연과의 통합을 강조한다. 넓은 대지와 강한 햇볕, 그리고 실외활동 중심의 문화는 백야드를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외부에서의 삶’ 자체로 여긴다. 외부 샤워 시설, 반야외 오피스, 아웃도어 시네마 등을 갖춘 주택도 흔하다.

 

유럽 특히 지중해 국가에서는 기후 조건에 맞춰 타일 마감의 마당과 짙은 그늘을 제공하는 식생 기반의 구조물이 흔히 활용된다. 전통적인 벽돌 벽과 자연스러운 식물 배치는 오래 머물고 싶은 감각적인 백야드를 연출한다.

 

 

 

우리 땅, 우리 삶에 맞는 백야드

한국에서 백야드를 도입하려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것은 공간의 규모가 아니라 기능의 정의다. ‘이 공간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조용히 차를 마시고 싶은 공간일 수도 있고, 친구들과 간단한 식사를 나누고 싶은 자리일 수도 있다. 혹은 텃밭을 가꾸거나 반려견을 위한 운동장이 될 수도 있다.

 

그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동선과 바닥 마감, 가구 배치를 고려한다. 작게는 3~4평의 공간이어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데크 위에 소형 테이블과 접이식 의자, 그리고 그늘막 하나만 있어도 백야드 리빙은 시작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조명이나 벽면 꾸미기, 식물 배치 등을 통해 분위기를 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동식 모듈러 하우스나 캠핑 스타일의 조립식 구조물을 설치해 소형 백야드 오피스를 만드는 시도도 늘고 있다. 이는 재택근무 시대에 자연을 곁에 둔 일터를 구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백야드,

단순한 공간을 넘어서는 삶의 확장

백야드는 단순한 외부 공간이 아니다.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장 사적인 야외 공간이자, 가장 자연과 가까운 생활 공간이다.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에 익숙한 우리에게 백야드는 여전히 낯선 개념일 수 있지만, 주택 환경이 다양화되고 삶의 방향이 보다 여유와 자연을 향할수록 백야드는 점점 더 필수가 되어갈 것이다.

 

이제는 건축가뿐만 아니라, 공간을 사용하는 개인 모두가 백야드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때다. 주어진 땅의 일부를 단순한 ‘마당’이 아닌, ‘삶의 장’으로 확장하는 일.

그 작고 조용한 변화가 생활의 밀도를 바꾸고, 결국 삶의 질을 바꿔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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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형 단독 주택 앞 마당의 정원과 휴게 공간 사례 (전라도 지역 게스트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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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소형 주택의 데크와 정원이 어우러진 감각적 외부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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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도 작은 정원과 테라스를 활용한 실내외 연결 공간 (서울 시내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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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모던을 아우르는 도시형 외부 공간 연출 (서울 소재 숙소)

 

 

디자이너 Teo Yang은 한옥 마당에서 영감을 얻어 “이 집들은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전부”라고 말한다. 그는 기존 전통공예를 현대 공간에 녹여내는 중이다. 전통 한옥의 마당(courtyard)은 환기와 채광, 온도 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다기능 외부공간으로 사용되었다.

 


 

해외 사례와 인용

북미와 유럽에서는 백야드가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바비큐, 라운지, 작은 수영장까지. 백야드는 여가와 소통, 자연과의 연결을 책임지는 ‘외부 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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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벽과 우드 데크를 갖춘 감성적인 야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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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속으로 녹아든 매거진 커버 이미지

 

 


 

국내 단독주택 사례

 

 

Y‐House (울산, On Architects Inc.)

Y자 형태의 설계로 거실, 사무실, 창고 등 기능 공간과 각각 연결되는 외부 마당이 여러 방향으로 배치된다. ‘윗마당, 진입마당, 사이마당, 하늘마당’ 등 다양한 외부 공간이 내부의 대청마루, 누마루 등과 소통하도록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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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농촌에서 생활하던 부부의 오래된 주택을 철거하고 노후를 위한 새로운 삶의 공간을 마련하는 프로젝트 였다. 오랫동안 가꾸어온 정원과 대지의 형상이 이미 구성돼 있었고 이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프로그램들과 자연이 소통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였다.

 

부부가 생활하는 주거와 운영하는 사업체의 사무소, 그리고 많은 장작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농촌 주택의 필수 공간)가 서로 결합하고 각각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농촌형 전원주택을 제안했다.

 

대지는 동쪽을 향해 아주 좋은 전망을 갖고 있는 반면, 남쪽으로는 산 능선이 있어 해가 빨리 저문다. 따라서 주택의 모든 공간에 햇살이 가득한 방법과 동쪽 한편에 있는 마을의 작은 연못, 그리고 여러 산봉우리들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대안으로 Y자 형상을 찾았다. 이는 주택과 사무소, 그리고 창고라는 다른 프로그램들을 서로 연결하기도 하면서 각각의 독립된 외부공간을 만듦과 동시에 두 방향성의 매개공간이 되도록 했다.

 


 

 

House on the Hill

(용인, NAMELESS Architecture)

 

수의사를 위한 주택으로, 넓은 정원과 반려동물 중심의 삶터가 결합된 사례.

사람 외에도 개, 거북이 등 다양한 존재를 위한 공간을 배치한 점에서 백야드리빙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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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oreatimes.co.kr/lifestyle/trends/20240806

 

대지는 용인의 주택단지 끝자락, 산과 마을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한다. 뒷산과 면한 대지는 9m의 고저차가 있는 가파른 지형으로 건축 행위를 위해 경사를 조정해야 했다. 대지가 형성된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땅이 지닌 지형의 흔적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이러한 태도는 경사지 주택단지에서 땅의 흐름을 지우는 개발 방식에 대한 의문이며, 동시에 자연과 건축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뒷산의 흐름이 마당으로 연속되어 언덕이 남겨진다. 지형을 품은 입체적인 마당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제2의 자연을 형성한다. 이는 동식물을 사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게 될 이들의 삶의 터전이자, 건축이 놓일 배경이 된다. 뒷산에서부터 흘러내린 구릉 위에 직교의 ‘ㄱ’ 자 건물을 놓는다.

 

구릉 옆에 위치한 1층에는 집의 중심 공간인 식당과 주방이 위치하며 처마가 있어 마당과 바로 연결된다. 구릉 위에 얹힌 2층은 서측으로 거실과 서재, 동측으로 마스터룸이 위치하며 모두 남쪽을 향한다. 마스터룸은 침실과 드레스룸 그리고 3면으로 빛이 드는 온실, 욕실로 구성된다. 거주 공간과 더불어 1층의 물고기방, 계단실 하부의 거북이방, 그리고 거주 공간의 일부로 구성된 온실은 이곳 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생활 방식을 담는다.

 

집과 마당, 땅과 건축, 사람과 동식물 사이 상호작용은 느린 호흡을 통해 집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언덕 위의 집은이러한 관계를 위한 은유이자 실체이다.

 


 

 

사적 정원 가꾸기 사례 | 강남타임즈 기사 https://view.nate.com/life/view/105462/

 

정성껏 가꾼 작은 마당에 여러 계절 꽃과 나무를 심어 ‘아이들이 자연의 이름을 배우는 공간’이자, ‘집 앞 소박한 행복터’로 자리한 사례가 있다. 여기에 관련 기사를 옮겨본다.

 

안녕하세요! 10년 차 육아맘이자 주부로 일하고 있는 40대 아줌마입니다. 집순이’라 집 청소와 정리를 즐기고, 인테리어와 조경에 관심이 많아요. 또 육아에 지친 심신은 정리와 인테리어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입니다. 저희 집엔 본인들 스스로 별난 자매라고 하는 열 살과 다섯 살 딸, 24시간 김밥 집을 운영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남편 이 함께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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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세계가 코로나로 멈추어 있던 시기에 아파트에서 아이들과 갇혀 지내면서 가족 모두 가 힘든 시간을 보냈고 그 탈출구로 자연과 닿아있는 촌집을 찾아 나섰어요. 현실적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 애 때문에 학교와 학원을 벗어난 곳에서 정착하기는 어려웠고 주말과 방학만이라도 북적대지 않는 우리만의 자유로 운 공간을 마련하고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했습니다. 그게 벌써 만 2년이 지났네요. 촌집을 별장으로 만들어 우리 가족만의 추억을 쌓아가는 공간을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처음 만난 집은 사람이 살지 않은 지 꽤 되어 집안은 전체가 폐가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사실 처참했던 내부는 찍기도 마음이 불편해서 리모델링 전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외관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죠. 하지만 집을 처음 보러 온 때가 11월 말이었는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당에 볕이 따뜻하게 드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또 마당에서 보이는 산새도, 마을 곳곳에 쌓여있는 돌담도 제 정서에 꼭 들어맞았습니다. 결국 이 집을 고쳐보 기로 마음먹고 집 뒤에 있는 대나무밭까지 같이 매입해야 하는 조건을 안고 대지 총 400평에 건평 23평의 쓰러져 가는 집을 사게 되었어요. 집의 이름은 볕이 잘 들던 마당에서 착안해서 ‘해가 빛나는’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해가빛’ 이라고 지었습니다. (후략)

Y‐ouse 설계팀은 “가장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간은 한국적인 외부 공간과의 다양한 소통이다”라고 밝히며, 마당의 다층적 의미를 강조했다. Teo Yang은 “이 집들은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전부”라며 전통 마당의 현대적 가치를 새롭게 해석했다.

 

 

 

한국적 적용 전략 & 제안

 

1. 기능 중심적 설계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 작은 공간이라도 식사, 휴식, 놀이, 사색 공간으로 구성한다.

 

2. 다층적 외부 공간

진입-중정-후정 등 다양한 외부 공간을 내부와 연결하는 구조를 고려한다.

 

3. 자연과의 교감 강화

계절의 변화, 작은 정원 요소(꽃, 나무, 텃밭 등)로 공간의 생동감을 키운다.

 

4. 퍼골라, 접이식 가구, 조명 등 유연한 아이템 활용

한 공간의 기능 전환을 용이하게 만드는 실천적 장치들이다.

 

5. 모듈러/조립식 구조 도입

재택근무, 야외 오피스, 캠핑형 쉼터 등으로 백야드를 확장 가능하게 만든다.

 

 

결론

백야드는 단순한 외부 여백이 아니라, 삶의 품격을 확장하는 ‘제2의 생활공간’이다. 해외는 물론 한국의 사례들도 이미 백야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백야드를 사적인 쉼터이자 자연과의 연결, 삶과 공간의 확장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 월간빌더 카페 등에 업로드 되는 기사는 과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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