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빌더 두 번째 스텝, 대한민국 목조건축 박람회 (Korea Timber Builder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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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빌더 두 번째 스텝

대한민국 목조건축 박람회

Korea Timber Builder Festival

글.사진_월간빌더 편집부

2018년 12월

용인 ㈜태창_태창도어 사무실

돌이켜 보니 2018년 겨울은 특별한 날이었다.

전시장 겸 개인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던 ㈜태창_태창도어 사무실에는 20년 넘는 인연을 가진 두 사람, 월간 창과문 정두진 대표와 필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필자는 월간 창과문에 13번째 기고문을 연재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 동안 연재했던 내용이 당시 구독자 분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았다.

"상업지가 아닌 전문 매거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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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매거진을 구독만 했지 만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 했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상식조차 없었다. 그래서 당시 발간되고 있었던 건축과 관련된 신문과 매거진을 한 권씩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1주일의 검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렇게 전달받은 신문과 잡지를 회의 테이블에 올려두고 마인드맵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매거진과 신문들은 각각 한 장의 A4 용지에 정리되었다.

그렇게 정리된 마인드맵을 바탕으로 분석 작업을 했다. 대부분의 신문과 매거진에서 태생적 목적과 철학, 이루고자 하는 또는 기여하고자 하는 신문이나 매거진의 목표가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았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처절한 애씀이 보일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필자 역시 배송되어 오는 수많은 신문과 매거진의 비닐을 뜯어보지도 않은지 이미 오래되었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십 년의 시간을 두고 자란 수많은 나무가 사용된다. 신문이나 매거진을 매월 수천 권씩 발행한다면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사라질까? 나무가 자란 그 세월의 무게를 안다면, 이런 신문과 매거진을 만드느라 사라지는 나무의 양을 안다면, 종이를 만들어 인쇄와 제본까지 들어간 에너지를 생각한다면, 독자에게 읽히지도 않고 구석에 처박히거나 버려지는 신문이나 매거진을 만들 수 있을까? 손이 부끄러워 이런 신문이나 매거진을 내밀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언론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육하원칙에 의한 간략한 사건 나열이 대부분이었고, 필자들의 필력은 고사하고 인문학적 깊이나 산업에 대한 식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시 말해 살아있는 정확한 정보로서의 기능은 부족했다. 심지어 상식선에서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통계 기사조차도 엉망이었고, 해외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내 산업과 시장 전체를 보지 못하는 좁은 시야로 작성된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한 줄의 문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하나의 기사가 한 기업의 존망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감조차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네거티브 방식의 영업이나 기사 송출로 오히려 산업을 힘들게 하는 경우까지 발견되었다.

이런 내용들을 가위질하고 보니 남는 내용이 거의 없었다.

너덜해진 신문과 매거진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필자는 분석내용을 펼쳐 놓고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분석을 하는 데는 이틀이 걸렸는데, 고민을 하는 데는 5일이 걸렸다.

‘이런 신문이나 매거진이 운영되는 세계에, 이런 신문이나 매거진이 존재하도록 용인하고 심지어 지지까지 해 주고 있는 산업에 필자가 발을 들여 놓아야 하나?’ 라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그렇게 1주일을 보내고 약속된 월간 창과문 정두진 대표와의 미팅 시간이 다가왔다.


이런 매거진을 만들어 보시죠!

월간 빌더가 만들어지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성격이 비슷한 신문이나 매거진이 또 하나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간낭비이고 자원의 낭비일 뿐이다. 특히, 광고를 받기 위한 신문이나 매거진을 만들어 광고주의 나팔수 역할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필자가 기획한 서류를 내밀었다.

시공‧설계‧자재‧건축주를 위한

커뮤니티 매거진

목조건축 전문 매거진 Builder

 

월간빌더의 창간 방향을 정리한 내용이 담겨진 기획서의 내용은 이랬다. 20년에 걸쳐 총 5단계의 계획 중 첫 번째 단계를 위한 매거진의 구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전체 5단계의 계획을 밝혀 말하기 시간한 것은 이로부터 3년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첫 번째 단계를 완성하는 데에만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정두진 대표는 기존 매거진의 분석 자료와 새로 창간될 매거진의 이름과 내용들을 살펴보고는 흔쾌히 동의했다. 이렇게 월간빌더는 만들어지게 되었다. 준비 기간을 마치고 2019년 2월 월간빌더 창간호는 많은 부족함을 드러내면서 출발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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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조주택 목조건축 전문 매거진이다

- 매거진의 성격을 확정함으로써 분명한 비전과 관련 목표를 전달한다.

- 언론은 죽은 정보, 결과 전달보다 가까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2.

건축의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플랫폼이다.

- 광고주만을 위한 매거진이 아닌 건축의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매거진이다.

- 건축주, 설계, 시공, 자재, 행정과 법에 영향을 미치는 협‧단체 및 관‧학‧연까지 포함한다.

3.

산업 분야마다의 대표주자들만 모은다.

- 매출액 순위가 아닌 기업철학과 산업을 바라보는 마음, 성장을 위한 노력과 연구 그리고 위상과 평판이 기준이 되어 지역별 산업별 대표업체만 모은다.

- 대표업체의 행적과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 산업을 함께 선도해 간다.

4.

총 8개의 섹션으로 구성한다.

- 월간빌더의 구독 수준을 전문가와 소비자의 중간지대로 하고, 8개 내용으로 분류한다.

- 건축을 준비하는 소비자나 목조건축 현업에 있는 전문가가 찾아보는 매거진이 된다.

5.

전문가의 컬럼과 정보 중심의 내용을 담는다.

- 해당 분야 전문가의 컬럼과 기사가 취재와 원고의 중심이 된다.

- 정보와 계몽을 위한 내용 전달에 역점을 둔다.

6.

산업의 미래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수평적 상생 협의체의 초석을 만든다.

- 건축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모든 주체의 수평적 조화를 이루도록 제안하는 언론이 된다.

- 재료 가공 건축 유통이 제자리를 찾아가게 한다.

7.

지역 균등 발전을 위한 업체 발굴에 힘쓴다.

- 산업 주체들의 가정과 워라벨을 지키기 위한 지역 업체의 발굴과 성장을 돕는다.

- 사업의 선순환을 위한 초석을 준비한다.

8.

1단계를 완성해 가면서

2단계를 준비한다.

- 1단계를 완성하는 기간을 10년으로 한다.

- 1단계를 다시 세분화하고 2단계를 위한 연장선상의 준비들을 한다


 

월간빌더 첫 번째 스텝

목조건축 전문 매거진 월간빌더 창간

최고의 위상을 갖춘 매거진을 만든다

5개 스텝을 향한 항해가 시작되었다.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매거진이 나오기도 전에 ‘이런 매거진을 만들려고 합니다.’라며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서도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분들이 속속 나타났고 많은 아이디어와 기대의 내용들을 아낌없이 전달해 주었다. 매거진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월간빌더의 실물과 내용을 확인한 분들의 지지가 더 많아지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그러나 견제와 비난 그리고 모함은 동종 출판 산업과 회사 내부에서 심하게 일어났다.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이러한 일들도 줄어들었다. 이러한 시간들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정두진 대표와 월간빌더를 응원해 주신 협력사 분들 그리고 안 밖에서 끊임없이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4년 전 기록

가슴을 쓸어내린 아찔한 순간

페이스북에 ‘내 추억보기’라며, 4년 전 기록했던 글이 갑자기 떴다.

순간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시간들의 말과 행동 그 어느 하나도 감출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페이스북에 글을 오렸던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 먼저 다가왔다.

처음 설정한 월간빌더 창간의 목적과 목표들이 잰 걸음이지만 하나 둘 이루어져 가며, 일관성을 잃지 않고 있었다는 자평을 내릴 수 있었다. 미약하지만 말이 바뀌지 않는 것, 상황 논리에 의해 큰 틀에서의 목적이 후퇴하지 않은 것, 협력업체 분들에가 약속했던 내용들을 이행한 것 등은 신뢰라는 기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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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빌더가 걸어 온 길을 매년 창간 월에 맞춰 자기고백처럼 만들어 공개해 왔다.

책자의 기록들은 강력한 증거로 고스란히 남아서 필자가 걸어 온 행적들을 추적하고 있다. 처음 가졌던 마음, 처음 세웠던 계획들을 하나 둘 이루어가며, 협력사 분들과 산업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지금까지 시장에서 포기해 버려두었던 일들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들을 들꽃처럼 꽃피워 번져가게 해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월간빌더 두 번째 스텝

대한민국 목조건축 박람회

목조건축만을 위한 전문박람회 그리고 Festival

대한민국의 건축박람회 역사는 1986년에 경향하우징페어로부터 시작된다.

약 40년의 역사를 가지고 발전해 오는 동안 수많은 건축박람회들이 생겨났고, 지금은 건축이라는 이름이 붙은 박람회가 매년 40회 이상 열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 건축박람회는 건축이라는 전문성과는 반대로 존재의 의미마저 퇴색되었고, 소비자에게 마저 버림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끊임없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비난과 비방 그리고 이유 있는 변명만

필자 또한 1993년부터 건축박람회의 역사에 함께 해 왔다.

월간빌더를 창간하면서 이러한 안타까움을 의논하고자 전시 전문 업체들을 방문하여 진정한 건축 박람회로의 회귀와 개선을 제안했고,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비난과 비방 그리고 인격적인 모욕감마저 느끼게 하는 추측성 답변이었다. 일관되게 같은 반응을 보이는 전시 업체들의 태도를 보며, 전시 업계의 현주소를 알게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은 있었다

‘국장님 저희랑 해 보시죠’

전시 업계에 월간빌더의 방문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짐작이 되는 일이 생겼다.

모르는 분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2019년 경향하우징페어가 메쎄이상에 인수되면서 코리아빌드와 경향하우징페어 양대 전시회로 개편되었다. 월간빌더가 창간된 같은 해에 일어난 일로 새롭게 경향하우징페어를 전담하게 된 네오션게이트 김대정 대표의 전화였다.

"국장님 이야기 들었습니다. 저희랑 하시죠!"

 

김대정 대표가 경향하우징페어를 맡으면서 건축박람회의 실상을 다시 직면하게 되었고, 건축이 사라진 건축박람회의 현실 가운데 진정한 건축박람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뜻을 전달받았다. 그렇게 뜻을 모아 작은 실험부터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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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텝을 위한 작은 실험

박람회 속의 박람회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박람회 속의 박람회라는 개념을 정하고, 경향하우징페어 내에 KTBC (Korea Timber Builder Council) 부스를 마련하여 월간빌더 협력사 분들과 함께 별도의 전시 부스를 만들었다. 엄선된 업체와 자재를 가지고 참여한 KTBC 부스는 호평을 받았고, 박람회 기간 중에 전시장 내에서 자체로 주최한 세미나장에는 수많은 분들이 몰려들었다.

경향하우징페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음은 물론이고, 그 동안의 부정적인 건축박람회의 대중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심지어 비난과 비방을 했던 전시업체에서 뒤늦은 협업 제안을 해오기도 했으며, 동종 매거진 업체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분들은 여전히 월간빌더의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필요와 이익을 충족하기 위한 요구들뿐이었다.

이렇게 박람회 속의 박람회는 3년에 걸쳐 광주와 대구 그리고 수원에서 5번 진행되었다.

월간빌더가 준비했던 두 번째 스텝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고, 산업과 시장의 반응 또한 분명했다.

그동안 전시업체는 시장의 요구에는 눈과 귀를 닫고 있었다. 정작 전시장을 찾는 소비자에게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월간빌더의 두 번째 스텝

대한민국 목조건축 박람회

3년간 치러진 박람회 속의 박람회 결과를 설명하고 현장에 초청하면서 산림청을 비롯한 협‧단체 분들에게도 같은 제안을 했다. 목조건축을 주제로 한 건축박람회를 주최하면 월간빌더가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무관심에 가까운 내용들이었다. 의지가 있어도 행정 논리에 밀리기도 했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아무도 관심이 없고 하지 않으려고 하니, 월간빌더와 월간빌더 협력사 분들이 주최가 되어 목조주택 목조건축만을 주제로 한 건축박람회를 개최하기로.

일개 월간지를 만드는 매거진에서 이 일을 한다는 것은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해야만 하는 명분과 이유들은 이미 주변에 넘치게 존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목에서 새로운 순이 자라나듯 고목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개념과 사람들로 국내 목조건축의 성장 가능성이 발견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목조주택과 목조건축이 건강하게 자리를 잡고 성장하기 위해서 기획되고 준비되는 ‘대한민국 목조건축 박람회’는 기존 방식과 틀 안에서 내용을 조금 바뀌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이익과 기득권의 명분을 유지하는 조건을 전재로 만들어져서는 더더욱 안 된다.

역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오직 대한민국 목조건축의 성장 발전을 위한 목적과 목표들에 집중해야 한다. 까다롭고 엄선한 내용을 전재로 박람회의 모든 내용이 기획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참가 기관이나 업체, 방문 고객까지를 포함한다.

"2024년 3월은 월간빌더 두 번째 스텝을 시작하는

대한민국 목조건축 역사에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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