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와 주택, 유리의 세계, 유리와 빌더 3.

유리와 주택, 유리의 세계,

유리와 빌더 3.

글·사진제공_패시브톡스 대표 박용성

 

이번 호에서는 유리의 가공 중에 강화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유리의 강화는 깨어질 수 있는 유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안전성의 확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유리가 깨어져도 그 파편 등으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시도가 있고, 두 번째로는 유리에 구멍을 뚫는 등 유리에 가공이 있을 때 그로인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도되는 경우의 것입니다.

유리가 깨어지는 상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부딪힘 등 충격 그리고 태풍이나 열 팽창에 따른 충격 등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가항력적인 원인으로 파손의 발생이 발생해도 그로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도로 강화 가공을 하는데, 여기에는 완전강화(Tempered Glass)와 배강도(Heat Strengthened Glass)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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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소비자원 보고서 [ 파손 시 유리별 비교 ]

완전강화는 판유리를 높은 온도로 가열하고(섭씨 720도) 그 후 급히 식히면 유리표면에 생기는 표면압축응력은 일반 판유리에 비해 4배정도까지 높아지는 결과를 얻는 것이 완전강화유리입니다. 이것은 유리가 깨어졌을 때 작은 알갱이 파편으로 흩어지기에 상대적으로 다칠 수 있는 위험도를 낮출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부딪힘으로 인한 충격으로 파손될 수도 있는 유리 출입문등의 가공에 활용합니다. 그러나 고층유리의 창에는 파손으로 인한 작은 알갱이가 비처럼 흩어 떨어진다면 그로 인한 2차 사고의 발생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집니다.

배강도 유리는 반강화유리라고도 불리는데 판유리를 유리가 녹기 시작하는 온도인 섭씨500도 이하로 가결한 후 완전강화유리에 비해 천천히 식혀 가공하는 유리입니다. 일반유리에 비해 2배정도의 표면압축응력을 갖게 됩니다. 파편의 알갱이가 완전강화유리에 비해 크고 유리를 잡고 있는 프레임에서 이탈할 위험도 적어 고층부 유리창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람이 들어가 있는 풍선은 부딪혀도, 심지어는 비벼도 잘 터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부풀어 올라있는 풍선의 표면에 생긴 표면장력의 변화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유리의 강화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유리표면에 열을 가하여서 표면이 약간 부풀게 한 후 그 상태에서 찬바람을 불어 넣어 부풀어 오른 상태로 굳혀서 풍선 효과를 얻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풍선과는 달리 판의 형태인 유리는 그 판이 시작되거나 끝나는 변이 있습니다. 사각형 판이라면 네 개의 변이 있는 것이지요. 표면을 고르게 부풀어 오르게 한다는 것은 이 네 개의 변의 상태가 고르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습니다. 변의 상태가 고르다는 것은 최소한 재단면이 고르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즉 유리를 자른 단면이 고르지 못하다면 그것을 연마하여 고른 변으로 만든 후에 강화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시밍 (seaming)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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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twowaymirrors.com/glass-edgework-guide/

 

이것은 식탁의 보호판 등 주로 손다침 보호나 미적 수단으로 유리의 변과 그 모서리를 완전히 갈아내는 연마 (polishing)하고는 다릅니다.

변의 모서리에 있는 거침을 사포로 정리하는 정도로 보면 됩니다. 이 시밍은 강화의 전단계 공정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완벽한 시밍이 강화도중의 파손방지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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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tucsontabletops.com/protect

또한 시밍은 유리파손의 확률을 줄이는 방법으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유리의 파손은 그 시작점이 변의 모서리가 일정하지 않을 때 발생하기 쉽습니다. 시밍은 운반 등에 발생할 수 있는 취급과정에서도 유리파손을 야기하는 불균일한 재단면을 없애서 파손의 가능성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유리를 시공하고 유리가 햇빛에 노출될 때 태양열에 의한 수축팽창이 유리면에 가해지고 그로 인한 충격이 고르게 엣지면으로 퍼지며 파손을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수축팽창이 보다 다양한 복층유리에서 강화나 배강도 대신 선택할 수 있는 파손방지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이 부분은 그 실체를 검증한 구체적인 실험 등에 의한 개관적인 데이터가 정립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층부의 단독주택이 많은 유럽등지에서는 복층유리 가공공정 중 재단 후 시밍 가공을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시밍의 유효성을 인지하고 실행하고 있는 반증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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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glassonweb.com/sites/default/files/2017-06/Insulating_Glass_Catalog%5B1%5D.pdf

유럽의 한 장비회사 카탈로그의 해당부분의 발췌입니다.

엣지프로세싱(Edge Processing)이라고 표기된 수직형 시밍기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밍기의 도입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화만능주의에서 조금은 변화된 움직임을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 합니다. 강화는 많은 전기를 소모하는 공정입니다.

강화공정 진행 중에 열을 발생하는 가열부분, 그리고 강력한 냉각바람을 불어 넣는 냉각부분 모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강화로의 휴지시간에도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전원의 유지 등의 전기수요는 전기요금의 부담 외에도 탄소발자국저감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가는 데에도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로이 (Low-E) 유리는 저방사 유리라고 불립니다.

방사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물체로부터 열이나 전자기파가 사방으로 방출됨. 또는 그 열이나 전자기파”라고 되어 있습니다. 방사의 비율인 방사율은 물체에서 에너지가 방사되는 비율이라는 뜻이 됩니다. 에너지를 품고 있는 물체가 100%전체를 외부로 방사하는 것은 없습니다.

물체에 따라 받은 에너지를 투과나 반사하고 흡수하는 비율이 다릅니다. 여기서 흡수된 에너지에 비례적으로 에너지가 방사되므로 물체의 흡수율이 에너지의 방사율에 해당한고 봅니다.

저방사 유리는 Low-Emissivity Glass 즉, 저방사율 유리에서 번역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방사율이 낮은 유리인 것이지요. 일반유리의 방사율 0.84에 비해 로이유리의 방사율은 로이코팅에 따라 다르지만 약 0.1입니다. 방사율이 낮은 만큼 복층유리의 단열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유리가 받은 에너지를 복층유리 내부에서 에너지로 적게 내뿜기 때문인 것입니다.

유리가 태양 에너지를 받으면 그 에너지는 투과, 반사 및 흡수를 하게 됩니다. 태양의 에너지 중 열을 갖는 에너지는 적외선이고 이 적외선 에너지의 방사율은 흡수비율과 같은데, 그 흡수비율 줄이기 위해서는 반사율을 높이는 방법이 최선일 것입니다. 즉, 반사율을 높인 유리가 방사율을 낮춘 유리가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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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blog.naver.com/geniuss7179/222133007138

위의 표는 금속물질의 방사율 표입니다.

금속은 거의 모두 반사를 하지만, 그것들의 반사정도를 측정하여 방사율로 표현한 것입니다.

로이유리의 코팅을 흔히 은(Silver) 코팅으로 부릅니다.

여기서부터 더블실버코팅이나 트리플실버코팅이라는 최근의 코팅종류의 호칭도 이해가 됩니다. 즉,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방사율이 극도로 낮은 금속물질은 금이나 은인데, 유리에 금을 코팅하는 것보다는 같은 방사율이지만 금보다 저렴한 은으로 코팅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보입니다.

그런데 이 코팅막은 강화로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강화로에서 유리표면을 가열하기 위한 열원은 주로 적외선 램프인데, 그 적외선이 이 코팅막에서 반사되기 때문입니다. 열원이 고르게 유리표면에 전달되어 고르게 가열되어야 할 유리가, 적외선 반사코팅에 의해 열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고르게 전달되지 않으면 강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됩니다.

창(=강화로의 적외선열원)과 방패(=적외선 반사코팅의로이유리)의 모순이 되는 것입니다.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컨벡션(convection, 대류) 강화입니다. 열전달의 세 가지는 전도와 대류 그리고 복사인데, 여기서 대류는 공기와 같은 기체 또는 물과 같은 유체를 통해 열이 전달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기존의 유리 강화가 태양이나 난로에서의 열의 이동처럼 물질의 도움 없이 직접 열에너지가 이동하는 현상인 열복사로 가공되었다면, 로이유리의 강화는 대류에 의한 강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즉, 히터에 의한 가열이 아니라 데워진 공기를 통한 가열이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는 복사와 대류가 적절히 혼용되어 가동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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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glassonweb.com/article/thermal-radiation-and-forced-convection-flat-glass-tempering-furnaces

강화는 불가피하게 유리표면의 영상품질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수평으로 눕혀져 강화로를 통과하는 유리는, 상부에서는 열에 또 하부에서는 유리를 운반하는 롤러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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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ceglass.eu/en/heat-machining

그 결과 웨이브라고 불리는 물결무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것은 강화로의 출구상부에 붙이는 일명 제브라보드라고 불리는 얼룩말 줄띠 문양의 검사판으로 1차 육안식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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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후 출구로 롤러 위에서 흘러나오는 유리의 표면을 강화로 출구 상부에 붙은 사선 방향의 줄무늬를 통해 보게 되면 유리표면의 웨이브 여부나 정도를 눈으로도 식별 할 수 있게 됩니다. 강화의 최종적인 제품이 복층유리가 되어 그것이 건물에 설치되었을 때 영상품질의 문제를 이런 검사를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게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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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브라보드로 투영된 롤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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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웨이브를 가진 배강도유리로 설치된 복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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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aisglass.com/wp-content/uploads/2020/10/AIS-303.pdf

강화의 최종적인 제품이 복층유리가 되어 그것이 건물에 설치 되었을 때 영상품질의 문제를 이런 검사를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게 되겠습니다. 로이유리의 채용이 보편화 된 현재는 보다 정밀한 영상 검사가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다음은 최신의 검사장비 중 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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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glassonweb.com/news/new-optris-bottom-system-glass-tempering-plants

강화 라인 하부에 두 개의 적외선 이미지 센서를 설치함으로써 항상 코팅이 없는 고방사율 면의 온도를 측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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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glassonweb.com/news/new-optris-bottom-system-glass-tempering-plants

두 개의 광시야각 이미지를 결합하면 넓은 스캔 폭에서 높은 해상도의 스캔 라인 해상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라인 스캐너 시스템과 비교할 때, 스캔 라인의 정확한 정렬은 카메라 기반 유리 검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실행이 최적화 됩니다.기계적으로 강화로의 상부에 스캐너를 힘들게 위치시킬 필요가 없이도 간단한 설치 및 운전이 가능한 시스템들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런 장비의 예는 보다 객관적인 강화품질 데이터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보다 강화 가공사 및 복층 제조사나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영상품질을 사전에 확인하고 설치되는 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