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와 주택, 유리의 세계, 유리와 빌더 4.

유리와 주택, 유리의 세계,

유리와 빌더 4.

 

글·사진제공_패시브톡스 대표 박용성

 

이번 호에서는 유리의 가공 중 접합편입니다.

지난 호에서 유리의 강화를 다루었는데, 기본적으로 유리는 깨질 수 있는 유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유리에서 더욱 높은 안전성의 확보는 접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까운 응용 예로 자동차 앞 유리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바람과 비를 막아주면서 채광이나 시야의 확보가 가능한 앞 유리는, 유리이기에 깨질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그 방법이 접합입니다.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접합막 (Interlayer)을 삽입하고, 고온 환경에서 고압으로 가공하면 투명 접합막이 녹으면서 두 장의 유리가 붙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접합유리로 앞 유리를 구성하면 자동차 운행 중에 혹시라도 날아오는 돌 등의 비산물에 맞아 유리가 깨어지더라도 그 날아온 물체가 차 내부로 관통되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유리파편에 의한 2차 피해의 방지 그리고 상당시간 유리창의 형태를 유지해 주는 것도 기대하는 접합유리의 기능입니다. 이런 것은 자동차외에도 고속열차, 심지어는 비행기에도 사용 되고 있습니다.

이제 건축에서의 접합유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접합유리는 유리난간, 유리바닥 등 사람의 통행이나 보행으로 인한 유리의 물리적 파손을 최소화하고, 또 혹시 파손 되더라도 피해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유용됩니다. 강화유리의 안전성과는 별개의 안전성 확보에 활용되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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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부스의 유리파티션이 그 예중 하나입니다.

원인을 막론하고 샤워 중에 강화유리가 깨지면(터지면 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음.) 옷도 입고 있는 않았던 샤워 중의 사람은 강화유리 파편 더미에 갇히는등 아주 곤란한 상황에 직면 하게 됩니다. 강화유리 대신에 접합유리를 사용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위험성입니다.

접합유리에는 장식물을 두 장의 유리사이에 삽입하여 같이 접합하는 장식접합이 있고, 유사한 방법으로 태양전지의 셀을 삽입하여 제작하는 GtoG 태양전지모듈도 같은 부류에 속합니다. 또한 구조재료로서의 접합유리를 건축물의 활용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최근의 동향 중에 초대형복층유리를 이용하여 건물의 외관 중 하나인 포디움을 지상 3~4층까지의 수직부를 수평으로 연속하는 한 장의 유리로 마감하는 것이 있는데, 이런 경우 유리에 휨이 발생하게 될 우려를 두꺼운 단판유리 대신 여러 장의 얇은 유리를 적층하여 접합한 유리를 이용하여 복충 유니트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방탄유리가 있습니다. 종래의 방탄유리는 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를 적층하여 구성하기도 하지만, 시트식 중간막을 사용하여 유리로만 접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일반형으로는 방범유리나 방충유리등도 등장 하였습니다.

이제 접합가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크게 나누어 보면 3가지의 가공법이 있습니다.

(1)오토클레이브 방식, (2)접합액 방식, (3)라미네이팅 방식입니다.

(1) 오토클레이브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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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aschome.com/index.php/en/industries/glass

대량생산을 위한 방식입니다.

유리사이에 종간막을 배열하여 오토클레이브라고 불리는 거대한 압력전기밥솥과 같은 장비에 넣어 높은 온도로 중간막을 녹이며 동시에 유리면에 압력을 가해 두 장의 유리를 붙이는 것입니다. 대개의 경우 오토클레이브는 다량의 접합 대상품을 동시에 적재 가능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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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facebook.com

 

위 사진에서 PVB Layer Room 이라는 부분을 볼 수 있는데, PVB는 중간막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두장의 유리 사이에 이 중간막을 배열하는 장소를 뜻하고 있습니다. (PVB : Poly Vinyl Butyral) 먼지나 이물질 혼입이 되면 불량이 발생하므로 되도록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또 중간막의 성능유지를 위해 일정한 온도 및 습도의 정온 정습 클린룸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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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indiamart.com

 

필름형태의 중간막인 PVB외에 최근에는 SGP라는 시트형의 중간막도 사용됩니다. (SGP는 특정회사의 특정 상표입니다.) 필름의 형태로 롤에 감아 공급되고 공정에 적용되는 PVB와는 달리 SGP는 보다 두꺼운 낱장의 시트 형태입니다. SGP는 보다 강력한 접합의 솔루션이 요구될 때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얇은 두께 관리가 필요하거나 유연한 접합유리가 필요할 경우는 PVB가 유리 할 수 있습니다.

(2) 접합액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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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Resin주입

출처 : http://www.zirconcorp.com

UV접합, 또는 레진접합으로 알려져 있는 방식입니다.

자외선에 반응하는 액체-레진을 두 장의 유리사이에 주입 후 자외선을 조사하여 그 빛에 반응하는 레진이 굳어지며 그 결과로 접합유리를 구성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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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조사장치

출처 : https://industry.glass.com

 

비교적 적은 금액의 투자로 안전도가 확보되는 접합유리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오토클레이브 방식에 비해 소량 다품종의 생산에도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또한 레진의 색상를 비교적 수월하게 조절하여 다양한 색상의 접합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3) 라미네이팅 방식

접합막중에 PVB 및 SGP를 위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에는 EVA를 소개 합니다. Ethylene Vinyl Acetate의 약자인 EVA는 오래전부터 신발 밑창의 접착이나 목재의 접착 등 여러 가지 접합공정에 사용 되어 온 접합필름입니다. (혹시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독자는 아래 링크의 논문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논문 보러 가기  (클릭)

 

접합유리의 공정으로는 두 장의 유리사이에 EVA를 배열한 후 진공백 안에 가접합한 유리를 넣고 진공백의 배기구를 통해 공기를 빼면서 발생하는 압력을 이용하여 두 장의 유리를 붙이면서 라미네이터 장치내의 고온으로 EVA를 녹여 두 장의 유리를 붙여 접합유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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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네이팅 장비

출처 : https://www.huichipdlc.com

장단점을 요약하면,

비교적 적은 투자로 소량 다품종을 생산할 수 있고, 또 PVB에 비해 낮은 용융온도를 갖는 EVA의 특성을 이용하여 고온에는 견디기 어려운 장식물이나 천 또는 태양전지셀 등을 넣어서 접합 할 수 것 등을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EVA특성상 안전유리로 활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질 수는 없고, 또한 PVB보다 민감한 헤이즈 (Haze-탁도)로 인해 건축용 외장에서의 사용에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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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백을 이용하는 배기 및 압착

출처 : https://www.eworldmachine.com

접합유리는 유리의 안전성, 의장성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건축에서 활용되는 중요한 자재라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차음성의 확보, 자외선차단의 기능 등 여러 방면에서 그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에서 복층유리를 접합유리로 구성하면 방범성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외선차단의 기능을 통해 자외선을 따라 날아드는 겹눈이 곤충의 개체수를 줄일 수 있는 방충기능까지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