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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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강태웅 교수의 특별기고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때 늦은 목재로의 건축재료 패러다임 전환의 시점에서”


 

강태웅

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

(주)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로서 2017년 학내벤처기업으로 (주)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립, 목조공업화 공법에 관련한 특허를 출원등록하여 기술개발과 적용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건축학회인 대한건축학회와 전문학회인 한국건축시공학회의 목조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 목조건축활성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1. 프롤로그

2.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끝났다: 건축에서 제조로

3. 목조건축 탈현장시공의 쟁점: 품질, 품질, 품질

4. 에필로그

※ 연재의 순서와 내용은 조정될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필자는 목조건축업에 겁 없이 뛰어든 건축학부의 교수다.

교수로 임용되기 전 건축사면허를 취득하고 설계사무실을 운영했고 그 전엔 유럽에서 건축역사이론으로 5년간 공부를 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운 좋게 2008년 대학에서 교편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정년심사를 통과 후 받은 연구년에 목조공업화 공법에 특화된 건축벤처기업을 2017년 설립했다. 대학이 투자한 자회사로서 재단의 겸직승인을 받아 6년차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왜 건축학과 교수가

목조건축업계에 뛰어들었을까?

여러 이유와 동기가 있었지만 중요한 동기촉발사건을 꼽는다면 2015년에 어느 열정 넘치는 목조시공기술자와 기획한 “Manual House”이라는 학생 목조워크숍이다. 집을 지어본적 없는 학생들이 프라모델의 조립도와 같은 시공 안내서만을 가지고 5일안에 다락이 있는 33㎡의 경골목조주택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결과적으로 건축학과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종이와 발사 등의 재료로 모형을 만들 듯 나무를 수치대로 자르고 배열하고 고정하고 세워서 결국 훌륭하게 집을 만들어냈다. 여학생도 꽤 많이 참가했던, 참으로 놀라운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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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필자의 머리를 때렸던 몇 가지 생각은 아래와 같다.

1.

치밀한 설계를 통해 시공의 과정을 명확한 절차와 순서 그리고 규칙으로 만들어내면 초급기술인력으로도 건물의 품질/성능이 균일하고 균질한 집을 지을 수 있겠다.

2.

앞으로 건물골조의 주재료는 다루기 어려운 철이나 콘크리트보다는 상대적으로 다루기 쉽고 관리만 잘하면 무한생산이 가능한 나무가 될 것이 확실하다.

3.

1과 2를 실행할 수만 있다면 노동집약적인 현장시공에서 최소한의 공정과 인력을 사용하는 탈현장시공으로 급속하게 건축의 생산 패러다임이 바뀌겠다.

4.

건축생산 패러다임이 현장생산에서 공장생산과 현장조립으로 바뀌면 그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재료의 개발이 필요하겠다.

이 생각들이 대학 내 벤처기업을 만들고 특허출원하고 그 특허를 실제 임상 적용하는 지향점이 되었다. 몇 가지 생각에 밑줄로 강조한 것이 경영하는 내내 필자의 머릿속에 들어있었던 주요한 키워드들이다.

본 연재 칼럼은 건축을 가르치고 역사와 이론을 연구하는 선생이 목조건축산업계의 이방인으로서 6년간 겪고 느낀 것들을 두 개의 주제로 풀어낸 이야기다. 이방인이라고 했지만 이미 충분히 깊숙이 들어와 있어 정체성에 혼란이 있긴 하다.

학계와 업계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어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위치가 연구의 권위와 사업의 유연함 모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생소한 세계에 실제로 뛰어들어 필자가 몸소 느낀 것들과 고민했던 이슈들을 가감 없이 풀어내려 한다. 건축의 시대정신이 급속히 전환되는 마당에 환경에 익숙해진 그 세계인들에게 이방인의 작은 탈주와 관조가 도움이 되어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